[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게임업계 첫 파업 사태를 맞은 네오플이 '성과급은 충분했다'는 취지로 장문의 공지문을 냈습니다.
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네오플은 지난달 26일 내부 공지문을 통해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출시 관련 인센티브 지급이 적다는 노조 측 주장을 반박했습니다. 앞서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넥슨지회 네오플분회는 지난달 25~27일 서울에서, 26~27, 30일 제주에서 전면 파업한 뒤 조직별 순환 파업을 시작했습니다. 3일에는 제주에서 기자회견을 열 계획입니다.
지난달 26일 네오플 사내에 게시된 사측 입장 공지문. (이미지=네오플 공지문 캡처)
"성과급 충분…안내도 했다"
노조는 2020년 8월12일로 예정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가 연기되자, 사측이 사전 안내한 GI(신규 개발 성과급)를 협의 없이 3분의2로 줄여 지급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측은 보상과 설명이 충분했다는 입장입니다. 네오플은 "신규 개발 조직에는 론칭 전 개발기간 동안 MI(마일스톤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있다"며 "던파 모바일 조직에도 개발 단계에서부터 총 세 차례의 MI가 지급됐다"고 밝혔습니다.
네오플은 한국과 중국 출시 시점에 격려금을 각각 지급했고, 중국 출시 초기 흥행을 축하하는 의미로 전사 구성원에게 스팟 보너스도 줬다고 했습니다. 사측이 밝힌 던파 모바일 조직 구성원 인센티브 총액은 300억원입니다.
사측은 공지에서 "올해 4월에 지급한 중국 1차 GI에 이어 앞으로 남은 1년 반 동안 2~4차분 GI를 추가 지급할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지난달 25일 제주 네오플 노조 집중 결의대회 현장. (사진=네오플 노조)
던파 모바일의 중국 출시 불발 당시, 사측은 구성원 보상 극대화를 위해 프로젝트 이익에서 차감되는 개발비 일부를 중국 출시 이후로 미뤘다고 합니다. 또 던파 IP(지식재산권) 사용 수수료(매출의 20%)를 프로젝트 이익에서 차감하지 않는 식으로 정책을 조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네오플은 2022년 3월 한국판 던파 모바일을 출시하고 같은해 12월 첫 GI를 지급했습니다.
공지에서 네오플은 "당시 본부 설명회를 통해, 만약 향후 중국 출시가 가능해질 경우 GI 기간을 2년 더 연장하는 것으로 정책을 조율해 프로젝트 구성원 보상을 확대하기로 했다"며 "해외 퍼블리셔를 통한 출시에 대해서는, 지급되는 퍼블리싱 수수료를 감안해 GI 지급율을 프로젝트 이익의 20%로 조정하는 내용을 구성원에게 상세히 안내했다"고 말했습니다.
이후 2024년 2월 던파 모바일의 중국 출시가 성사됐습니다. 사측은 같은해 5월 본부 설명회에서 구성원에게 GI 지급 구조와 지급률을 재차 안내했고, 올해 2월 중국 1차 GI 지급 전 설명회에서도 관련 기준과 개인별 지급 예시도 상세히 밝혔다고 했습니다.
공지문에 따르면, 현 개발 조직에서 3년 이상 근무한 인원의 최소 성과급은 월 급여의 1800%로 연봉의 150%입니다. 3년 연속 A- 이상 등급인 고성과자는 최소 월급의 3600%, 즉 연봉의 300%를 받습니다.
사측은 이 기준으로 월급의 3600% 넘는 성과급을 수령하는 인원은 개발실의 55%에 해당한다고 공지했습니다. 중국 2차 GI는 이달 지급됩니다. 3~4차 GI는 2026년 6월까지 순차 지급됩니다.
지난달 25일 제주 네오플 노조 집중 결의대회 현장. (사진=네오플 노조)
네오플은 "해외 출시 지연을 고려한 GI 적용 기간 연장과 IP 수수료 차감, 개발비 이연 등 GI 제도를 변경해 적용한 것은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프로젝트를 위해 헌신해온 구성원들의 노고와 기여를 감안해 고심한 의사결정"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라이브 서비스 직원의 KI(연단위 전사 성과급) 보상이 절반 가까이 삭감됐다는 노조 주장에 대해서는 "2024년 PC판 던파 프로젝트 매출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하락했으며, 이는 최근 5개년간 가장 낮은 실적"이라며 "해당 조직의 KI 재원으로 책정되는 금액도 감소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습니다.
사측은 그럼에도 KI 대상 조직에 던파 모바일 중국 1차 GI 재원 일부를 할애해 특별 상여를 주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네오플은 "중국 던파 모바일의 성공이 그동안 던파 IP를 통해 쌓아온 성과를 바탕으로 이뤄졌다는 점을 반영했다"며 "2025년 2월 GI 지급 설명회에서도 한 차례 안내 드렸다"고 했습니다.
이어 "이에 따라 2024년 KI 지급 대상 조직의 총 성과급(특별 상여와 KI 재원의 합) 지급률은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며 "2024년 성과급 총 규모는 연봉의 27% 수준"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달 25일 제주 네오플 노조 집중 결의대회 현장. (사진=네오플 노조)
"채용 늘려 업무 부담 줄이겠다"
사측은 노동 강도가 그룹 내 최고라는 노조 주장과도 평행선을 그었습니다. 앞서 노조는 "지난해 이정헌 넥슨 대표의 '콘텐츠 두 배' 포부 이후 업무량은 매우 심각히 과중됐다"며 "아트 및 미디어 직군은 유저들의 높은 기대와 성과에도 과도한 업무로 극심한 피로도가 누적됐다"고 했습니다.
이에 대해 네오플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면서도 "네오플 구성원의 일 평균 초과근로 시간은 44분으로 전년 대비 감소하고 있으나, 타 법인 대비 높은 수준(그 외 넥슨컴퍼니 일 평균 30분)임을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사측은 노동 환경 개선을 위해 지속적인 신규 채용과 근로 문화 개선 TF(태스크포스) 운영을 하고 있다고 했는데요. 네오플에 따르면, 인력 규모는 2023년 말 1272명에서 2024년 1413명으로 늘었습니다. 2025년 6월 기준 네오플 구성원은 1514명입니다. 매년 약 15% 수준으로 증원되는 셈입니다. 연말까지 계획대로 채용을 마칠 경우 총원은 1700명을 넘길 전망입니다.
제주 근무자의 주거 복지를 포함한 지원 프로그램 강화도 약속했습니다. 네오플 노조는 "사택이 350세대로 제주 근무자 약 900여명 중 절반도 지원하지 못하고 있다"며 "근무자 약 900명 중 절반 이상은 사택 외부에서 거주하고 연월세, 전세 등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의 주거지원금만 지급받고 있다"고 했습니다.
지난달 25일 제주 네오플 노조 집중 결의대회 현장. (사진=네오플 노조)
노조는 사택 수준의 주거지원을 모든 직원에게 확대 적용하라고 요구했지만, 사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주장도 폈습니다.
이에 대해 네오플은 "사택 또는 주거지원금(월세·전세) 중 각자의 선호에 따라 원하는 형태를 선택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제주 근무자가 서울 등 내륙으로 발령받는 경우 별도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제주 지역에 총 307세대의 사택을 운영 중이며, 직원이 희망할 경우 거주 가능한 사택은 여전히 33세대가 남아 있다"고 했습니다.
사측은 교섭 과정에서 연세·전세지원금 확대 등 분회의 요구안 수용 의사를 밝혔다고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네오플은 "조합과의 원만한 합의를 위해 앞으로도 성실히 대화에 임할 것"이라며 "지금의 상황을 결코 가볍게 여기지 않으며 구성원 한 분 한 분의 진심 어린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조정우 네오플 분회장은 "아직 사측과의 협의는 없다"며 "내일(3일) 제주에서 기자 회견이 예정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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