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2분기 영업익 ‘반토막’…문제는 ‘반도체’
매출액 74조원, 영업익 4조6천억원
‘매출 견인’ DS부문이 '발목' 잡았다
HBM, 계절 요인…하반기 반등 기대
2025-07-08 16:13:02 2025-07-08 16:13:02
[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적 하락의 주된 원인은 반도체(DS) 부문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엔비디아 공급 지연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진이 동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항공사진. (사진=삼성전자)
 
8일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매출액이 74조원, 영업이익은 4조6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0.09%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55.94% 줄어든 수치입니다. 전 분기와 비교해도 매출은 6.49%, 영업이익은 31.24% 하락했습니다.
 
이번 실적 악화는 DS부문의 부진에서 비롯됐습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메모리 부문에서 재고자산의 가치 하락을 우려해 손실을 미리 회계에 반영한 것이 실적에 부담을 줬습니다. 메모리 부문은 상반기에 AMD와 브로드컴의 퀄테스트를 통과하는 등 HBM3E 공급 기반을 마련했지만 여전히 엔비디아 문턱은 넘지 못했습니다. 이번에 평가손실이 반영된 재고자산 상당 부분이 엔비디아 퀄테스트를 앞두고 있던 기존 HBM3E 12단 제품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기에 비메모리 분야도 미국의 대중국 제재 여파로 수요 확보에 차질을 빚어 매출 확대가 어려웠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부문을 합친 영업손실이 2조원을 넘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삼성전자는 닌텐도 스위치2에 탑재된 ‘테그라 T239’ 칩 생산 등 일부 수주 성과를 올렸지만, 첨단 공정에서는 여전히 고객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중국 팹리스 고객사를 확보하기도 했지만, 미국발 규제로 수익 실현에 제약이 따랐습니다. 그간 실적을 견인했던 반도체가 삼성전자의 발목을 잡은 셈입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분야는 개선된 HBM 제품을 고객별로 평가 및 출하할 예정이며, 비메모리 분야는 점진적 수요 회복에 따른 가동률 개선으로 적자를 축소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뉴시스)
 
다만 하반기에 반등의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도 적지 않습니다. 메모리 분야에서 6세대 HBM4 제품이 양산 준비단계에 들어간 데다, 기존 HBM3E 12단도 설계를 변경한 후 AMD에 공급하기로 하는 등 실적 개선의 여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비메모리 분야도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출시로 삼성 파운드리가 생산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의 매출 증가가 전망되는 가운데, 전통적 비수기가 지나면서 수요가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부터 HBM4 양산을 비롯해 파운드리 2나노 공정 양산 등 실적 개선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며 “하반기에 대한 시장 기대감은 이를 반영한 것으로, 마냥 근거 없는 이야기는 아닐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하반기부터 이른바 대목이 시작되는 점도 긍정적 전망을 거들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3·4분기는 원래 반도체 매출이 상승하는 성수기”라며 “중국 십일절, 블랙 프라이데이, 추수감사절 다 4분기에 있고, 이를 준비하기 위해 3분기부터 매출이 오르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이번 결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습니다. 1분기 7조440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SK하이닉스는 2분기에 9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보입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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