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이 4조67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절반가량으로 줄어든 가운데 전체 매출의 절반가량을 담당하던 반도체 분야의 부진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습니다. 반도체 분야의 2분기 영업이익은 4000억원대로 집계됐습니다. 다만 삼성전자 측은 하반기에는 “2분기를 저점으로, 하반기에 반등하는 ‘상저하고’를 예상한다”고 진단했습니다.
지난 4월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 사옥에서 태극기와 삼성의 깃발이 바람에 날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삼성전자는 31일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74조5663억원, 영업이익 4조6761억원이라고 밝혔습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6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55.23%으로 반토막 났습니다. 증권가의 컨센서스(추정치)보다 1조원 이상 낮게 나타나면서 ‘어닝쇼크’를 기록한 것입니다.
특히 DS부문은 매출 27조9000억원, 영업이익 400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서버용 고부가 메모리 제품과 파운드리 주요 거래선에 대한 판매 확대로 전분기 대비 매출이 1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8000억원 감소했습니다. 메모리 분야에서 재고자산의 가치 하락을 우려해 손실을 미리 회계에 반영한 것이 실적에 부담을 준 것으로 풀이됩니다. 파운드리 역시 미국의 대중 인공지능(AI) 칩 제재로 재고 충당이 발생했습니다.
스마트폰과 TV 등을 담당하는 DX부문은 매출 43조6000억원, 영업이익 3조300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매출은 전 분기 대비 16%, 영업이익은 1조4000억원 줄었습니다. 이는 갤럭시S25의 출시 효과가 줄었고, TV 시장도 중국의 저가 공세 등으로 경쟁이 심화해 매출 하락으로 이어진 결과입니다. 다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상승했습니다.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도 △Neo QLE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초대형 TV 등에서 판매 비중이 확대됐지만, 실적은 하락했습니다. 반면 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와 IT, 자동차에 공급되는 중소형 패널의 판매가 늘면서 매출이 개선됐습니다.
관건은 하반기 삼성전자의 반등 여부입니다. 삼성전자는 2분기 이후 상저하고에 따른 반등을 예상했습니다. 박순철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2분기를 저점으로 하반기에 반등하는 상저하고(상반기에 낮고, 하반기 갈수록 오르는 구조)를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우선 DS부문은 기술경쟁력 회복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메모리의 경우 HBM과 고용량 DDR 등 AI 서버용 제품 수요 강세에 대응할 예정이며, 낸드는 8세대 V낸드 전환을 가속화하면서 고용량·고성능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판매를 확대할 방침입니다. 시스템LSI는 엑시노스의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최근 테슬라와 23조원대 계약을 체결한 파운드리는 게이트올어라운드(GAA) 2나노 공정을 적용한 모바일 신제품 양산을 본격화하면서 가동률과 수익성을 끌어올릴 계획입니다.
아울러 미국과의 관세 협상과 관련해 빈틈없이 대응한다는 방침입니다. 삼성전자 측은 “8월 중순 발표가 예상되는 반도체 및 반도체 파생제품에 대한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 결과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른 반도체 관련 리스크를 다각도로 분석해 비즈니스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쪽으로 대응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모바일 분야는 최근 갤럭시Z 폴드7·Z 플립7과 갤럭시S25, AI가 강화된 A 시리즈 신제품 출시 등을 통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TV는 AI TV 라인업으로 성수기 수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며, 디스플레이는 대형 부문에서 안정적인 TV 패널 공급과 모니터 라인업 보강으로 QD-OLED를 확대할 예정입니다. 생활가전은 삼성전자가 자신하는 AI 가전 판매를 확대하는 동시에 냉난방공조(HVAC)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개선하고, 공급지를 다변화해 미국의 관세정책에 대응할 계획입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