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2분기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냈습니다. 이와 함께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를 예고하면서 국내 반도체업계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빅테크 기업의 투자 부담 우려가 제기되는 등 ‘반도체 고점론’이 이어진 가운데, AI 수요가 여전하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 반도체 기업들의 호황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분석됩니다.
알파벳의 자회사 구글. (사진=연합뉴스)
22일(현지시각) 알파벳은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4% 늘어난 1198억달러(약 177조원)를 기록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이는 시장조사업체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1169억달러)보다도 높은 수치로, 12분기 연속 두 자릿수 매출 증가세를 이어간 것입니다.
특히 주목된 것은 올해 자본지출(CAPEX·설비투자) 계획입니다. 당초 알파벳은 1800억~1900억달러(약 264조원~279조원)를 설비투자 규모로 책정했지만, 이날 1950억~2050억달러(약 286조~301조원)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이에 대해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최고경영자(CEO)는 “우리의 AI 투자는 모든 분야에서 가능성의 지평을 새롭게 정의하고 있다”며 “차별화한 AI 전략이 고객사에 실질적이고 측정 가능한 가치를 제공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이날 실적에서는 구글 클라우드 부문이 248억달러(약 36조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기업용 AI·인프라 수요 증가가 부문 실적 개선으로 이어진 것입니다.
구글의 AI 투자 확대 방침은 국내 반도체업계에도 호재가 될 전망입니다. AI 인프라 확대는 데이터센터와 AI 서버 증설로 이어지는 만큼,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성능 메모리 수요도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최근 빅테크 기업들의 AI 투자 대비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반도체 피크아웃(Peak-out·정점을 찍고 하락 국면에 접어드는 현상) 논란이 이어졌지만, 알파벳이 설비투자 규모를 상향 조정하면서 업계의 우려에 선을 그었습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HBM 시장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스위스계 투자은행 UBS에 따르면 내년도 전체 HBM 공급량 전망치는 590억8700만기가비트(Gb)로, 올해(365억2300만Gb)보다 62% 급증할 전망입니다. 이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41%와 39% 점유율로 시장의 80%를 차지할 것으로 분석됩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업계의 성장세는 계속되면서, 성장 속도는 다소 둔화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김종대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AI 산업은 아직 초기 단계고, 자율주행과 로봇 등 새로운 수요도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반면 HBM은 일반 D램과 달리 기술 장벽이 높아 단기간에 공급을 크게 늘리기 어렵다. 단기적인 변동성은 있겠지만, AI 시대 핵심 산업이란 점에서 중장기 성장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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