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명' 이춘석 후임에 '추미애'…공격수 배치에 국힘 '반발'
정청래 "국민께 송구…의원 기강 확실히 잡겠다"
국힘, 경찰 고발에 특검도 검토…추 의원엔 반발
2025-08-06 17:25:40 2025-08-07 11:02:36
[뉴스토마토 이진하 기자] 이춘석 무소속 의원의 '주식 차명 거래' 파문이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쟁탈전으로 확전됐습니다. 이 의원이 지난 5일 민주당 탈당과 함께 법사위원장 사임서를 제출하자 국민의힘은 "법사위원장은 우리 몫"이라며 민주당을 압박했습니다. 그러자 민주당은 6일 이 의원을 제명한 뒤 법사위원장 후임자로 '강경파' 추미애 의원을 내정했습니다. 쟁점 법안 처리의 '게이트 키핑' 자리에 공격 본능의 추 의원을 전진 배치한 겁니다. 국민의힘은 "대국민 전쟁 선포"라며 강력 반발했습니다. 이 의원에 대한 특검(특별검사)을 거론한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의 사과까지 요구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습니다. 
 
이춘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방송법 개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 종결 동의의 건 투표를 하기 위해 기표소를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화들짝 놀란 민주…3선 관례 깨고 '6선 법사위원장' 내정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날 '주식 차명 거래' 의혹으로 자진 탈당한 이춘석 의원을 제명 조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 대표는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언론보도 즉시 윤리감찰단에 철저한 진상조사를 지시했다"며 "당규 제7호 제32조 비상 징계 규정에 따라 최고위 의결로 제명 등 중징계하려 했으나 어젯밤 이 의원의 탈당으로 징계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당규 18조 징계 회피 목적으로 징계 혐의자가 탈당하는 경우 각급 윤리심판원은 제명에 해당하는 징계 처분을 결정할 수 있고, 19조 윤리심판원은 탈당한 자에 대해서도 징계 사유 해당 여부와 징계 시효 완성 여부를 조사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이 의원을 제명 조치한다"고 부연했습니다. 정 대표는 "이런 일이 발생해 송구스럽고 몸 둘 바를 모르겠다"며 "당 소속 의원들 기강을 확실하게 잡고 재발 방지책 등 깊이 논의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국회 법사위원장 겸 국정기획위원회 경제2분과장을 맡았던 이 의원이 전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차명으로 주식거래를 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됐습니다. 이 의원은 본회의장에서 주식거래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차명 거래'는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당의 진상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입장을 내놓고 약 4시간 만에 "당에 누가 된다"며 자진 탈당 의사를 밝혔습니다. 
 
정 대표의 강경 조치는 그동안 이재명정부가 강조했던 기조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됩니다. 그는 "대한민국 주식시장에서 장난치다가 패가망신한다는 걸 확실하게 보여주겠다고 선언한 이 대통령의 정부 기조대로 엄정하게 앞으로 유사한 일이 발생하면 엄단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러면서 차기 법사위원장은 다음 본회의에서 즉시 새로 선출할 것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민주당이 법사위원장 선출을 서두르는 것은 여러 논란을 피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는데요. 이날 김병기 원내대표가 6선의 추 의원을 법사위원장으로 내정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특별하고 비상한 상황인 만큼 일반적인 상임위원장 선발 방식에서 벗어나 검찰 개혁과 관련 가장 노련하고, 검찰 개혁을 이끌 수 있는 추 의원에게 위원장직을 맡아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습니다. 상임위원장은 통상 3선급 의원이 맡았던 관계를 깨고 6선의 추 의원에게 요청한 것입니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여당에 책임을 물으며 법사위원장을 돌려놓으라고 주장했다. (사진=뉴시스)
 
국힘, 이 대통령 정조준…특검 카드까지 
 
야당인 국민의힘은 '이춘석 사태'에 화력을 쏟으면서 대여 공세에 나섰습니다. 나경원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추미애 카드'에 대해 "'맘대로 독재국가'의 최전선을 구축하려는 것"이라며 "추 의원이 법무부 장관으로서 보여준 행태는 한마디로 무소불위 여당이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일말의 반성을 한다면 당연히 법사위원장 자리를 국민의힘에 돌려줘야 한다"고 부연했습니다. 
 
대통령 책임론도 꺼냈습니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같은 날 이 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한 것에 대해 "탈당 같은 꼬리 자르기로 덮을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며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밝혀야 할 정도의 심각한 국기 문란 사안"이라고 했습니다. 이 의원이 국정위에서 직을 맡고 있다는 점을 들어 비판한 것입니다. 
 
이어 "이 의원이 법사위원장을 사퇴했지만, 책임은 끝나지 않았다"며 "위법 소지가 명백한 사안이기 때문에 국회 윤리위원회 제소와 형사 고발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습니다. 
 
당권 주자인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이 의원을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서울경찰청을 찾은 주 의원은 이 의원을 자본시장법·금융실명법·공직자윤리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했다고 밝히며 "이 의원은 인공지능(AI)·산업통상 정책을 총괄하는 국정기획위 경제2분과 위원장을 맡고 있음에도 AI 관련 주식을 차명 거래한 것은 미공개 정책 정보 이용에 의한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주 의원은 "이 의원의 '차명 주식 거래' 의혹이 지난해에도 제기된 바 있으나, 제대로 수사가 되지 않았다"며 "이 의원처럼 내밀한 국정 정보를 이용해 수혜주, 테마주를 선취매한 것이 없는지 국정기획위원들을 전수 조사하고, 국회의원 차명 재산을 전수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그러면서 필요하면 특검 수사를 해야 하기 때문에 특검법안도 제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여야가 또다시 정면충돌하면서 8월 임시국회에서도 강대강 대치 국면이 지속될 전망입니다. 방송 2법과 노란봉투법, 상법 2차 개정안 등 쟁점 법안 처리가 남은 상황인데요. 특히 '공격수' 추미애 의원이 법사위원장으로 내정되면서 국민의힘은 불편한 기색을 보이고 있습니다. 당권 주자인 장동혁 의원은 이날 대구 간담회에서 "의장을 하겠다던 6선 의원이 다시 법사위원장을 하겠다는 것이 부끄럽지 않으냐"라고 꼬집었습니다. 친한(친한동훈)계인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도 우원식 국회의장이 2012년 민주통합당 원내대변인 시절 말한 기사를 공유하며 "민주당 논리라면 법사위원장은 당연히 야당 몫"이라고 압박했습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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