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환원제철 전력 해법으로 떠오른 월성1호기…국회서 K-GX 토론회
민주당 박정·K-정책금융연구소, 탄소중립 경제구조개혁 토론회 개최
EU·일본 GX 전략 비교…철강 탈탄소 핵심은 전력·수소 확보
캐나다 원전 개보수 사례 공유…월성1호기·원전 PPA 활용 주목
2026-07-07 11:53:32 2026-07-07 15:22:49
 

 
[뉴스토마토 이지우·박선영 기자] 탄소중립 시대 대한민국 철강산업의 생존 전략을 모색하는 국회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철강산업의 탈탄소 전환이 단순한 환경 규제가 아니라 수출경쟁력과 제조업 기반을 좌우하는 산업 전략 과제로 부상한 가운데, 수소환원제철(하이렉스) 상용화를 위한 무탄소 전력과 청정수소 확보 방안이 핵심 의제로 논의됐습니다. 특히 캐나다 원전 개보수 사례와 월성1호기 활용 가능성을 연결해, 철강산업에 필요한 안정적 무탄소 전력 조달 방안이 집중적으로 다뤄졌습니다.
 
박정 민주당 의원과 <뉴스토마토> K-정책금융연구소는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K-GX(한국형 녹색산업 전환) 시대 탄소중립을 위한 경제구조개혁 토론회'를 개최했습니다. 이번 토론회는 정동욱 한국전력국제원자력대학원대학교 총장이 좌장을, 임혜자 K-정책금융연구소 수석부소장이 사회를 맡았습니다.
 
수소환원제철, 기술보다 전력·수소 확보가 관건
 
첫 번째 발제를 맡은 강민구 법무법인 린 변호사는 'K-GX 시대, 대한민국 철강산업이 나아갈 길: EU 청정산업딜, 일본 GX 추진 전략 비교를 통해'를 주제로 발표했습니다. 강 변호사는 수소환원제철의 성패가 기술개발 자체보다 경제적이고 안정적인 저탄소 전력과 수소 확보에 달려 있다며, 핵심 질문도 "기술 개발이 가능한가"에서 "전기와 수소를 누가, 언제, 어떤 가격으로 안정적으로 공급할 것인가"로 옮겨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수소환원제철은 기존 고로에서 코크스 등 탄소계 환원제로 철광석을 환원하던 방식을 수소 환원으로 대체하는 기술입니다. 기존 공정에서는 이산화탄소(CO₂)가 발생하지만, 수소환원제철은 부산물이 물이라는 점에서 철강 공정의 근본적 탈탄소 해법으로 꼽힙니다. 강 변호사는 에너지 효율 개선과 철스크랩 기반 전기로 확대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수소환원제철 상용화와 저탄소 전력 확보가 함께 추진돼야 한다고 짚었습니다.
 
강 변호사는 유럽연합(EU)과 일본의 녹색산업 전환 전략도 비교했습니다. EU와 일본은 탈탄소를 단순 규제가 아니라 산업경쟁력 전략으로 보고, 기술개발과 수요 창출, 금융, 통상, 에너지 인프라를 함께 설계하고 있습니다. EU는 배출권거래제와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혁신기금, 저탄소 철강 공공조달을 결합하고 있고, 일본도 GX 추진법 체계 아래 탄소가격제, GX 경제이행채, 설비투자 지원을 연계하고 있습니다.
 
강 변호사는 한국도 △설비투자 △전력·수소 인프라 △장기 전력 계약 △정책금융 △공공조달 △통상 대응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고 봤습니다. 현재 논의 중인 철강지원특별법(K-스틸법)도 단순한 산업 지원 선언을 넘어 수소환원제철과 저탄소 설비 전환을 뒷받침하는 산업전환법으로 설계돼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월성1호기, 기존 원전 활용 무탄소 전력 해법으로 논의
 
두 번째 발제를 맡은 마우라 맥도널드 캔두에너지 부사장은 캐나다의 중수로 원전 개보수 경험을 소개했습니다. 캔두 원전은 여러 개의 수평 연료채널에 핵연료가 들어 있는 구조로, 약 30년마다 연료채널을 교체해 원전 수명을 연장하면 90년 이상 운영도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맥도널드 부사장은 캐나다 브루스 원전, 포인트 르프로 원전, 달링턴 원전과 아르헨티나 엠발세 원전의 개보수 사례를 제시하며, 원전 개보수가 기존 캔두 원전 자산을 활용하는 검증된 선택지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달링턴 원전은 2016년부터 2026년까지 개보수가 이뤄져 예산보다 적은 비용으로 신속하게 완료됐다고 소개했습니다.
 
월성1호기와의 비교도 제시됐습니다. 맥도널드 부사장은 브루스 원전 재가동이 장기적인 경제적·환경적 효과를 냈다고 설명하면서, 월성1호기의 경우 이미 연료채널 교체 작업이 완료된 만큼 더 낮은 비용으로 비슷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다만 예상하지 못한 설비 상태가 없는지 확인하고 재가동 범위를 정하기 위해서는 현재 발전소 상태에 대한 종합 평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전력구매계약(PPA)과 관련해서는 캐나다에서 대규모 산업용 전력 활용을 위한 제도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민간기업의 원전 PPA는 아직 본격화되지 않았지만, 기업이 원전 공급자와 직접 계약할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특히 이미 개보수를 마친 월성1호기를 재가동해 포스코의 수소환원제철 실증 플랜트에 녹색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수소환원제철은 시장실패 영역…정책금융 역할 필요"
 
토론자로 나선 황재훈 K-정책금융연구소 부소장은 수소환원제철 전환이 투자비가 크고 시장 보상이 충분하지 않은 만큼, 사회적 편익에 비해 개별 기업의 투자 유인은 부족한 시장 실패 영역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황 부소장은 이에 정책적 지원 병행을 강조하며, 프랑스 아르셀로미탈사 제철소의 경우 연간 1200만톤의 CO₂를 배출하는 사업장 전체 전환 투자비의 47%에 해당하는 8억5000만유로 규모의 정부 지원이 이뤄졌다고 소개했습니다.
 
손병수 포스코홀딩스 상무는 2030년까지 동해안에서 10메가와트(MW)급 그린수소 실증 사업을 추진하고, 2031년 가동 가능한 동해안 수소 생태계를 구축하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또 원전 활용 통합 모델을 통해 정부 재정 지원 없이 작동 가능한 수소환원제철 수소 공급의 필요성도 언급했습니다. 이제훈 한국경제인협회 박사는 △재원 확보 기반 장기 재정지원 체계 △발전·산업 부문을 포괄하는 정책 설계 △안정적인 수소 공급 포트폴리오 △수요 집적지 기반 수소 생태계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습니다.
 
고현 기후에너지환경부 수소경제기획과장은 "수소 활용 전략이 철강·석유화학·비료·선박 등 전기화가 어려운 난감축 분야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며, 청정수소 공급과 가격 경쟁력 확보가 핵심 과제라고 짚었습니다. 그는 "원전 활용과 PPA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생산 보조금, 세액공제, 수요 의무제 등 공급·수요 측면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토론회를 주최한 박정 의원은 "과거에는 철을 얼마나 싸고 많이 만들 수 있느냐가 중요했다면, 이제는 얼마나 깨끗하고 품질 좋게 만들 수 있느냐가 경쟁력의 기준이 됐다"며 "이재명정부 국정 과제에도 반영된 수소환원제철이 철강산업의 탄소중립과 제조업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전략"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원자력과 재생에너지를 이분법적으로 볼 것이 아니라 실용적 관점에서 에너지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K-GX 시대 탄소중립을 위한 경제구조개혁 토론회' 참가자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이지우·박선영 기자 jw@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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