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젤렌스키 담판→3자 종전선언'…변수는 '영토 재획정'
미, 우크라 안보 보장 약속…세부 사항 마련 곧 착수
3자 회담 비관적 시선도 …'돈바스' 교환 여부가 핵심
2025-08-19 17:30:14 2025-08-19 20:06:49
 
[뉴스토마토 차철우 기자] 러시아·우크라이나(러·우) 전쟁이 새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미국·우크라이나 정상회담 이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직접 담판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인데요. 특히 미국의 중재를 통한 3자 '종전 선언'이 성사될지에 관심이 집중됩니다.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은 회담에 긍정적인데요. 하지만 '영토 재획정'이라는 민감한 쟁점이 여전히 최대 변수로 남아 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나토 헌장 5조 기반 모델 구체화 예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이 자리에서 양국은 러·우 간 전쟁 종식을 위한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이번 회담은 이전과 분위기가 달랐습니다. 첫 번째 만남은 '파국'으로 끝났는데요.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지원에 대해 우크라이나가 존중과 감사를 표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젤렌스키 대통령을 백악관에서 내쫓기도 했습니다.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관계 회복을 위해 공들여왔습니다. 
 
이번 회담에선 러·우 전쟁 종식을 위한 구체적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양자회담에 이어 트럼프·젤렌스키·유럽 7개국 정상이 참석한 다자 회담도 이어졌습니다. 
 
미국 측은 우크라이나 미래 안전 보장에 관여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구체적인 방식으로는 '나토식 안전 보장'이 검토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이 우크라이나의 1번 방어선"이라고 강조했는데요. 
 
나토식 안전 보장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집단 안보 체계를 모델로 한 방식입니다. 나토는 회원국이 공격을 받으면 전체 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 나토 전체가 군사적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집단 방위 조약(나토 헌장 제5조)을 기반으로 합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좋고 정상적"이라며 "(우크라이나의) 안보 보장을 위한 세부 사항이 10일 안에 마련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습니다. 
 
다만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가능성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사실상 불가능해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줄곧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반대해왔습니다.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면 전쟁 발발 시 미국이 자동으로 군사 개입을 해야 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푸틴 대통령도 우크라이나 나토 가입에 반대 입장을 표명해온 만큼, 미국과 나토는 나토식 안전 보장을 통해 러시아를 설득하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미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의 앨먼도프-리처드슨 합동군사기지에서 만나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AP.뉴시스)
 
타결 불발 시 휴전·종전 사실상 '불가'
 
이런 가운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정상 간 담판 가능성이 생겼습니다. 4년째 이어진 러·우 전쟁의 전환점이 될 수 있는 건데요. 전쟁이 시작된 이후 양국 정상이 회담을 가진 적이 없는 만큼 미국 등 중재로 3자 회담 형태로 전개될 가능성이 유력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 유럽 정상과 회담 이후 자신의 트루스소셜을 통해 "푸틴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젤렌스키 대통령 간 양자 회담을 조율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회담 이후 나를 포함한 3자 회담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3자 회담이 개최된다면 러·우 정상회담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해 미국·러시아·우크라이나(미·러·우) 3자 회담에서 종전 선언까지 이어지는 수순이 될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하지만 이번 회담에선 미·러·우 3자 회담에 대한 구체적 방식 등에 관해선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3자 회담의 최대 변수는 '영토 재획정 '문제입니다. 러·우 전쟁 종결 조건의 핵심 사안입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돈바스(도네츠크와 루한시크 등 동부 우크라이나 지역) 확보를 강력히 원합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돈바스 철수는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유지해왔습니다. 러시아가 돈바스를 확보하면 크름반도와 러시아 본토 사이 육상 통로 확보가 용이해집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미 "돈바스를 러시아 영토로 편입한다"고 선언한 바 있습니다. 
 
알래스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가진 회담에서도 푸틴 대통령은 "돈바스 지역은 러시아 땅이어야 한다"는 요구를 강하게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우크라이나 측에 전쟁 종식 조건으로 돈바스 포기를 압박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 이후 다소 완화된 메시지를 냈습니다. 그는 "영토 문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함께 결정할 사안"이라며 협상 여지를 열어뒀습니다. 
 
현재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 지역 상당수를 점령한 상태(우크라이나 영토 19% 점령)입니다. 푸틴 대통령이 해당 지역을 포기할 가능성은 작아 보입니다. 결국 미국 등 제3자가 개입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받아들일 '절충안'을 제시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에 미·러·우 회담을 비관적으로 보는 시선도 있는데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미 백악관을 방문한 뒤 "푸틴 대통령이 평화를 이루려는 의지가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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