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진하 기자]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를 결정할 운명이 날이 밝았습니다. 국민의힘 당권 결선에 오른 김문수 후보와 장동혁 후보(가나다 순)는 결선 하루 전인 25일까지 총력전을 펼쳤습니다. 김 후보는 통합론을 내세워 '찬탄(탄핵 찬성)'파를 흡수하겠다는 전략을 내놨는데요. 반면 장 후보는 반탄의 선명성을 강조하며 지지층 결집에 나섰습니다. 국민의힘은 26일 오전 결선투표 결과를 공개합니다.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결선 투표 결과 발표를 하루 앞둔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 장동혁, 김문수 후보 포스터가 게시돼 있다. (사진=뉴시스)
막판 승기 잡은 장동혁…끝까지 '반탄 선명성'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전대 초반엔 인지도에 앞선 김 후보가 유리했지만, 막판으로 흐를수록 반탄(탄핵 반대)파 표심을 업은 장 후보가 우세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결선도 반탄 후보 간 대결로 압축된 데다, 최고위원 역시 반탄파가 3(신동욱·김민수·김재원)대 1(양향자)로 앞섰습니다. 당원 표심이 찬탄보다는 반탄에 쏠려 있다는 뜻입니다.
친한(친한동훈)계 포용에 나선 김 후보보다 반탄파 영끌에 나선 장 후보가 유리한 관측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다만 야권의 한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원외에서는 (반탄파에 대한) 뚜렷한 지지세가 보이지만, 원내에서는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막판 승기를 잡은 장 후보는 막판까지 강성 지지층 결집에 총력을 기울였습니다. 이날 장 후보는 <채널A>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모두 통합해야 한다고 말하나, 김 후보와 내용이 다르다"며 "김 후보는 용광로가 돼서 치열하게 토론해 다 안고 가겠다고 말했지만, 지나치게 낙관적인 생각이라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밖에 있는 50명의 적보다 안에 있는 1명의 적이 훨씬 더 위험하고 조직을 망가뜨리기 쉽다고 생각한다"며 "당이 가는 방향과 반대로 가거나 당을 위험에 빠뜨리는 반대 의견 내는 분들에 대해 결국 탄핵이든 특검이든 전부 이뤄진 것 아닌가"라고 강조했습니다.
전직 한국사 강사인 전한길씨도 가세했습니다. 그는 전당대회 전부터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장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다른 강성 보수 유튜버인 고성국씨는 이날 방송에서 "김 후보가 한동훈을 공천하겠다고 한 발언에 충격을 받는 분들이 있을 것"이라며 '야합'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반탄파'인 김민수 최고위원 당선자는 이날 페이스북에 "김·장 후보 모두 최악, 차악이 아니라 최선과 차선"이라며 한 전 대표의 발언을 겨냥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도부는 당심을 듣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당원의 소리를 왜곡하고 여론 조성을 하라고 있는 것이 아니다. 당원 여러분 자긍심을 가지고 투표에 임해달라"며 투표를 독려했습니다.
김문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22일 충북 청주오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에서 최후 2인 선출 후 각각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문수 '친한계' 업고 지지층 넓히기
반면 김 후보는 대선 후보 경력에서 비롯된 높은 인지도와 정치적 경험 등을 내세우며 당심 잡기에 총력을 기울였습니다. 특히 최근 '김건희 특검'의 중앙당사 압수수색 시도 국면에서 '밤샘 농성'을 이어가 '투쟁의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는데요. 일각에서는 보수 당원층이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바라봤습니다.
더불어 지난 22일 당 대표 선거 결과가 나온 후 한동훈 전 대표가 직접 지지 의사를 밝혔는데요. 한 전 대표는 "당 대표 결선 투표에 적극 투표로 국민의힘이 최악을 피하게 해달라"며 사실상 김 후보 지지를 선언했습니다. 이를 통해 김 후보는 중도층 민심인 '친한(친한동훈)계' 표심을 업고 계파 통합론을 제시했습니다.
김 후보는 전날 입장문을 내고 "장 후보는 우리 당 국회의원들이 이재명의 개헌 폭주를 막는 과정에서 반드시 이탈할 것이란 식으로 섣부른 낙인을 찍고 있다"며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은 모든 당원과 의원들을 설득해 하나의 단일대오를 세우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미 당선이 확정된 청년최고위원인 '찬탄(탄핵 찬성)파' 우재준 당선자는 이날 SBS 라디오에 출연해 "화합의 메시지를 내는 사람이 더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실상 "내부 척결"을 외치며 '단일대오'를 주장한 장 후보보다 김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22일 충북 청주오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에서 최종 2인 선출 후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문수 인지도 우세" 대 "강성 지지층은 장동혁"
정치평론가들의 의견은 엇갈렸습니다. 박창환 장안대 교수 겸 정치평론가는 "전당대회 직전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장 후보가 김 후보를 치고 올라오는 모습이었는데, 상승세가 확실하다면 장 후보가 유리할 것"이라며 "김 후보가 '친한계'까지 흡수한다는 것은 스스로가 불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전망했습니다.
반면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전날 온라인 투표가 39.75%로 집계돼 본경선 동 시간대 투표율(37.51%)보다 소폭 상승한 것을 보면 아무래도 '친한계'를 흡수한 김 후보가 유리하지 않나 생각된다"며 "또 김 후보는 대선 주자로 인지도가 높은 편인 것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이며, 장 후보의 강한 발언에 우려를 표하는 지지층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누가 되든 당대표가 반탄이란 점에서는 큰 변화는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지난 22일 본경선에서 선출된 최고위원 구성은 '반탄' 원외 우위란 점에서 국민의힘의 떨어진 지지율 회복과 대여 투쟁의 한계가 뚜렷하다는 지적입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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