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다시 저금리)③호황인가 함정인가…'마지막 변수'는 한미 협상
연준 금리 인하 단행…한국도 인하 가능성
4년 만에 찾아온 시장 안정기…그러나 방심은 금물
무역협상·통화스와프, 하반기 시장 향방 가를 최대 변수
2025-09-24 06:00:00 2025-09-24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9월 19일 16:5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향한 금리 인하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시장에선 연내 세 차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한국은행 역시 연내 두 차례 금리 인하 전망이 나온다. 이에 자본시장에선 '저금리 회귀'가 새로운 환경으로 떠오르고 있다. <IB토마토>는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채권시장과 자금조달 환경에 어떤 구조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지 진단하고, 저금리 시대를 이끌 새로운 판세를 조망해보고자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첫 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글로벌 자본시장에 기대감이 퍼지고 있다. 한국은행도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채권 금리는 하락 곡선을 그리며 시장의 활황을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시장엔 변수가 남아있다는 평가다. 하반기 시장의 마지막 빅 변수는 한미 무역협상이다.
  
연준 금리 인하…'기대'와 '경계' 공존
 
현지시간으로 17일 미국 연준은 9개월 만에 금리 인하를 결정했다. 이로써 금리는 기존 4.25~4.50%에서 0.25%p 내린 4.00~4.25%가 됐다. 고용시장 둔화에 따른 리스크 관리 성격으로 풀이된다. 파월 의장도 "이번 인하는 보험성 인하"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시장은 연내 2차례 추가 인하를 유력하게 점치고 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2월까지 0.5%p 인하 가능성은 82%에 달한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연합뉴스)
 
반면 한국은행은 한층 신중한 기조다. 미국보다 낮은 기준금리와 부동산 가격 상승, 가계부채 우려가 인하 속도를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정부의 경기 부양 의지가 강한 만큼 이에 발 맞춘 인하가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조용구 신영증권(001720) 연구원은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 관련 데이터가 아직 한은의 추가 금리 인하 결정을 어렵게 하고 있다”라며 “다만 연내 11월 혹은 12월에 한 차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은 상존한다"라고 말했다.
 
4년 만의 안정기…그러나 변수는 '외교'
 
한미 통화당국이 모두 인하 기조를 보이면서 자금시장에는 4년 만에 골든 타임이 찾아왔다. 채권금리 하락으로 발행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고 인공지능(AI)·친환경 산업을 축으로 한 주식시장도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웃음짓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하지만 모두가 웃고 있는 호황기 속 아직은 안심하긴 이르다. 실제 작년 7월과 8월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은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와 함께 낙관론에 휩싸였다. 유력 증권사들은 연말 코스피 3000 돌파를 전망했고 기업들은 앞다퉈 리파이낸싱 발행에 나섰다.
 
하지만 변수는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터졌다. 2024년 7월 일본은행의 예상 밖 0.25% 금리 인상이 시장을 흔들었다. 이튿날 일본계 자금의 환류가 시작되며 글로벌 증시가 급락했고, 이어진 트럼프 대통령 당선과 12.3계엄사태, 미국발 관세 전쟁은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했다. 
 
현재 시장을 흔들 마지막 변수로는 한미 무역협상이 꼽힌다. 현재 양국은 앞서 발표된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방식을 놓고 막판 조율 중이다. 미국은 일본과 유사한 현금 지급 방식을 요구하고 있고, 한국 정부는 무제한 통화스와프를 대안으로 제시한 상태다.
 
문제는 외환 보유액이다. 현재 한국 외환보유액이 4100억 달러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3500억 달러는 전체의 85%에 달한다. 현금 지급을 강행할 경우 환율 급등과 신용경색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08년과 2020년과 달리 이번에는 무제한·장기형 스와프가 협상 조건으로 걸려 있다. 한국 입장에서는 외환 안정성과 금리 안정성을 동시에 지키기 위한 핵심 카드인 셈이다.
 
박상현 아이엠증권 연구위원은 “우리나라가 1년에 조달할 수 있는 금액이 최대 300억달러인 상황에서 미국의 요구대로 자금을 투입할 경우 환율 폭등과 신용위기가 있을 수 있다”라며 “쉽지는 않겠지만, 미국 측에 최소한 일본과 같은 통화스와프 제공과 같은 협상안 타결이 필요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10월 옵션 만기일…변곡점 다시 주목
 
단기적으로는 미국 금리 인하 효과가 자금시장의 심리를 견인하고 있다. 9월 옵션만기일도 큰 변동 없이 지나가며 일단 연착륙에 성공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403%, AA- 회사채 3년물은 2.868%로 각각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국고-회사채 스프레드는 0.46%p로 크게 좁혀졌다.
 
 
 
하지만 시장의 시선은 10월2일로 향하고 있다. 원래 둘째 주 목요일이 만기일이지만 추석 연휴로 인해 앞당겨진 일정이다. 특히 연준의 인하 단행 이후 첫 만기일이자 한미 무역협상의 분수령이라는 점에서 그 함의가 크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현재 시장에서 거론되는 무역협상이나 통화스와프 같은 이슈가 어느 정도 결론이 난 상황에서 하반기 시장의 추세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긴 연휴 이전 외국인과 기관들은 10월 옵션 만기일을 기준으로 각자의 포지셔닝을 정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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