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예슬 기자] 김건희 특검이 통일교의 한학자 총재와 정원주 전 총재 비서실장,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을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지난달 23일 한 전 총재가 구속된 지 17일 만입니다.
특검은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웨스트에서 브리핑을 열고 "피고인 한학자와 정원주는 윤영호와 공모해 2022년 1월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정치자금 1억원을 현금 교부했다"고 했습니다.
윤 전 본부장의 경우 지난 8월18일 청탁금지법·정치자금법 위반, 업무상 횡령, 증거인멸교사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상태인데, 기존 공소장에 포함되지 않은 범죄사실을 새로 적시해 추가 기소했다고 특검은 설명했습니다.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지난달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마친 뒤 법정을 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특검에 따르면 한 총재와 정 전 비서실장의 공소장에는 윤 전 본부장과 공모해 2022년 3~4월쯤 통일교 단체 자금 1억4400만원을 국민의힘 국회의원 등에게 쪼개기 후원한 사실도 포함됐습니다. 한 총재와 정 전 비서실장을 공범으로 본 겁니다.
특검은 또 한 총재와 정 전 비서실장이 2022년 7월쯤 두 차례에 걸쳐 윤석열씨 배우자 김건희씨에게 고가의 금품을 교부한 것을 두고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고 봤습니다.
한 총재와 정 전 비서실장의 공소장에는 증거인멸 교사와 업무상 횡령 혐의 등도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검은 두 사람이 2022년 10월쯤 카지노 원정 도박에 관한 수사 정보를 취득한 후 윤 전 세계본부장에게 증거인멸을 지시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특검은 아울러 한 총재와 정 전 비서실장에 업무상 횡령 및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 혐의도 적용했습니다.
통일교 자금을 △2022년 1월 권성동 의원에 건넨 정치자금 1억원 △2022년 3~4월 국민의힘 후원금으로 2억1000만원 지급 △김건희씨에게 8200만원 상당의 금품 제공 △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산하 기관들의 자금 1억1000만원 상당을 임의 사용한 것도 횡령 혐의에 포함됐습니다. 특검은 한 총재와 정 전 비서실장, 윤 전 본부장이 2022년 7월쯤 아시아 국가 A의 국회의원 B에게 선거자금 10만달러, C국가 대통령 소속 정당에 선거자금 50만달러를 교부한 것도 횡령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특검은 이날 윤 전 본부장의 아내이자 통일교 전 재정국장인 이모씨도 업무상 횡령 혐의와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특검은 "피고인들에 대한 정당법 위반 혐의 등 나머지 특검법상 수사 대상 사건 및 관련 공범에 대해 계속 수사할 예정"이라고 부연했습니다.
한편, 통일교는 이날 김건희 특검이 한 총재 등을 기소하기로 한 결정에 관해 입장문을 내고 "이번 기소는 한학자 총재가 종교 지도자로서 수행하여온 상징적·정신적 역할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비롯된 결과"라며 "한 총재는 진실이 밝혀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모든 사실관계를 투명하게 소명하고 재판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알렸습니다.
강예슬 기자 yea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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