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욱 사장 "자사주 소각 바람직"…국감서 처음 입 연 롯데지주
국감서 자사주 매각 질타에…고정욱 사장 "소각이 바람직" 첫 언급
2025-10-13 20:28:43 2025-10-14 02:37:26
[뉴스토마토 이지유 기자] 고정욱 롯데지주 사장이 보유 자사주에 대해 "소각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자사주 매각으로 불거진 지배력 강화 논란과 관련해 고 사장이 처음으로 소각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향후 롯데지주의 자사주 활용 전략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됩니다. 
 
고 사장은 1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주주가치 훼손 없이 자사주를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 중"이라며 "기존 자사주의 소각 여부는 취득 목적과 경위 등을 고려해 결정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발언은 더불어민주당 오기형 의원의 질의 과정에서 나왔는데요. 오 의원은 롯데지주가 지난 6월 자사주 524만5461주(보통주 기준)를 계열사인 롯데물산에 처분한 사실을 지적하며, 해당 거래가 결과적으로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강화한 셈이라고 비판한 바 있습니다.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기획재정부(경제·재정정책)에 대한 2025년도 국정감사 현장. (사진=이지유 기자)
 
실제로 해당 매각 이후 롯데지주의 자사주 보유 비중은 32.5%에서 27.5%로 줄었지만, 의결권 기준으로 볼 때 소액주주 지분율은 2.2% 감소했고, 신동빈 회장 등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2.66%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기형 의원은 "만약 신동빈 회장의 지분율이 2.2% 줄어드는 구조였다면 이사회가 이 결정을 승인했겠느냐"고 반문하며, 자사주 매각이 경영권을 유리하게 조정하는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오 의원은 또 "롯데지주가 최근 공시를 통해 자사주 15% 내외를 추가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며 "이런 방식의 매각이 계속된다면 사회적 논쟁과 더불어 법적 책임도 따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서울중앙지법의 과거 판례를 인용하며 "한 회사가 자사주 15%를 최대주주에게 매각한 사례에서 법원은 지배구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행위로 판단했다"며 롯데지주 역시 유사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고 사장은 "과거 사례와 현재 상황을 함께 살펴봐야 할 것"이라며 "모든 주주의 이익을 비례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 충분히 공감한다"고 답했습니다. 
 
고정욱 사장은 "신규 취득 자사주의 경우에는 소각이 맞는 방향일 수 있다"며 일정 부분 수용 의사를 보였습니다. 다만 "기존 자사주는 왜 취득했는지, 어떤 맥락에서 보유하게 됐는지를 검토해 단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습니다. 
 
한편 롯데지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올해 6월 기준 0.35배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중에서도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고 대표는 "롯데지주는 대부분의 자산이 계열사 주식으로 구성돼 있어, 계열사 실적 부진이 곧 지주사의 저평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지유 기자 emailgpt1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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