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에 위치한 삼성 오스틴 반도체(SAS)의 투자 속도를 높이며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사업 반등에 나서고 있습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로 SAS가 호실적을 기록하는 만큼, 대규모 투자로 현지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계획입니다. 특히 첨단 공정을 구축한 테일러 팹(공장)도 내년 가동해 글로벌 빅테크 수주를 더 늘려갈 방침입니다.
미국 텍사스주에 위치한 삼성전자 오스틴 공장. (사진=삼성전자).
19일 업계에 따르면 SAS는 3분기 매출 7683억원, 순이익 1조8744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연간 순이익 1조1712억원을 상회했습니다. 전년 동기 순이익 4763억원과 비교해도 4배 가까이 뛴 수치입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2조2983억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파운드리 사업에 대해 “미주 주요 고객사 판매 확대와 메모리 제품 판매가 증가했다”며 “일회성 비용이 감소하고, 라인 가동률 개선·원가 절감 효과가 반영되면서 이익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오스틴 공장은 삼성전자가 미국에 마련한 첫 파운드리 시설로, 14나노 이상 기반의 성숙 공정에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AP), SSD 컨트롤러 등 범용 제품을 주로 생산해왔습니다. 특히 오스틴 공장에서는 애플의 차세대 이미지 센서(CIS)가 생산될 예정입니다.
애플은 지난 8월 보도자료를 내고 “삼성 오스틴 공장이 전 세계에 출하되는 아이폰을 포함해 애플 제품의 전력과 성능을 최적화하는 칩을 공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미지센서는 카메라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을 전기 신호로 바꿔 디지털 이미지를 만드는 반도체로, 스마트폰 등 디지털 영상기기에 활용됩니다.
삼성전자는 오스틴 파운드리에 19억달러(2조80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집행합니다. 이번 투자를 통해 시설 리모델링 등 노후화 공장을 현대화하고, 첨단 반도체 장비를 도입할 계획입니다. 삼성전자는 1997년 오스틴 공장 준공 이후 주기적으로 유지보수 투자를 이어 왔습니다.
또 오스틴 시의회는 조만간 삼성전자의 오스틴 공장이 텍사스주 ‘엔터프라이즈 프로젝트’ 지정을 연장받을 수 있도록 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입니다. 해당 제도는 텍사스주에 기반을 둔 기업이 고용 창출과 투자 조건을 충족하면, 세금 환급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이번 투자는 북미 고객사 확보와 함께 세금 환급 혜택도 동시에 노리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내년 가동을 목표로 3나노 이하 첨단 공정을 갖춘 테일러 팹을 구축 중입니다. 업계에서는 내년 2분기까지 설비 구축을 마치고, 3분기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곳에선 2나노 공정을 기반으로, 지난 7월 테슬라로부터 수주한 AI6 칩 등을 생산할 것으로 보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사업 전반에서 높은 수요가 지속되면서 오스틴 공장도 이익이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수율 안정화와 함께 첨단 공정 기술 확보가 파운드리 사업 회복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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