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006800)이 첫 종합투자계좌(IMA) 사업자로 지정되면서 이르면 12월 초 '1호 IMA 상품'이 출시될 전망입니다. 정부는 시행령 개정을 통해 종투사에 모험자본 공급 의무를 도입하고 부동산 편중 완화, 기업금융 기능 강화 등의 제도 정비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IMA 1호 상품, 12월 초 등장
금융위원회는 19일 제20차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자기자본 8조원 이상의 종투사 지정과 키움증권에 대한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종투사 지정 및 단기금융업 인가를 심의·의결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로써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IMA 업무를, 키움증권은 발행어음 업무를 영위할 수 있게 됩니다.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의 IMA 1호 상품은 12월 초 출시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IMA는 원금 지급 상품으로, 기간에 따라 기대 수익률에 차등을 두게 됩니다. 다만 중도에 해지하는 경우 운용 실적에 따라 손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금융위에 따르면 IMA 상품의 목표(기대) 수익률은 직접적으로 제시되지 않으며 투자 설명서상 △기준 수익률(성과보수 설정 시 허들 수익률) △IMA 상품의 위험등급 △IMA의 주요 투자 대상에 대한 구체적 설명이 제시됩니다. 첫 상품의 경우에는 만기 1년 이상으로 설계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금융위 관계자는 "IMA 상품의 70% 이상이 만기 1년 이상 상품일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도 전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습니다. 이번 개정안은 내주 공포·시행될 예정이며, 시행령 시행에 맞춰 '금융투자업 규정'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감독 규정' 개정안도 함께 고시·시행될 예정입니다.
개정안에 따르면 발행어음과 IMA를 보유한 종투사의 모험자본 공급 확대를 위해 '모험자본 공급의무'를 새롭게 도입합니다. 정부는 종투사가 전체 운용자산 중 발행어음·IMA로 조달한 금액의 일정 비율을 모험자본 투자로 의무 편성하도록 규정을 마련했습니다. 모험자본 공급 비율은 2026년 10%, 2027년 20%, 2028년 25%까지 단계적으로 상향됩니다.
모험자본의 범위에는 중소·중견·벤처 기업이 발행한 증권과 관련 대출채권, A등급 이하 채무증권(대기업 계열 제외), 신보·기보 보증 P-CBO, 상생결제 외상매출채권 할인 매입 및 담보대출 등이 포함됩니다. 여기에 최근 제도화된 국민성장펀드의 첨단전략산업기금과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도 추가됐습니다.
부동산 편중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도 함께 추진합니다. 종투사가 발행어음·IMA 자금으로 투자할 수 있는 부동산 관련 자산 비중은 기존 30%에서 2027년까지 10%로 축소됩니다. IMA의 경우 기존 부동산 운용분이 없어 감축 기준이 즉시 적용됩니다.
또 종투사의 기업금융 기능 강화를 위해 전담중개업무 대상이 벤처조합·신기사조합·리츠(REITs)까지 확대되며, 종투사 지정 요건도 자기자본·대주주 적격성 등으로 강화됩니다. 외화증권 운용 관련 규제도 완화돼, 해외 기관을 통한 외화 조달이나 외국 보관 기관을 통한 증권 대차거래 시에는 예탁결제원 집중예탁 의무가 면제됩니다.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 (사진=각 사 제공)
모험자본 공급 확대…코스닥 리서치 늘린다
정부는 또 이번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과 신규 종투사 지정에 맞춰 종투사의 모험자본 공급을 확대하기 위한 추가 방안을 내놨습니다. 우선 모험자본 공급의무 비율(25%)을 채우는 과정에서 종투사가 상대적으로 위험이 낮은 자산에 투자 쏠림을 보일 가능성이 제기됨에 따라, A등급 채권과 중견기업에 대한 투자액의 인정 범위를 제한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해당 자산은 실제 투자 규모와 무관하게 모험자본 의무 이행 실적의 최대 30%까지만 인정됩니다. 예를 들어 발행어음·IMA 조달액이 100원일 때 종투사는 25원의 모험자본을 공급해야 하지만, 이 중 A등급 채권 및 중견기업 관련 투자는 7.5원까지만 인정됩니다. 금융위는 우선 행정지도를 통해 관리하고, 추후 관련 법령 개정을 통해 제도화할 계획입니다.
종투사의 코스닥 시장 인프라 강화 역할도 확대합니다. 코스닥 시장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관투자자의 참여가 필수적이지만, 변동성 및 시가총액 문제 외에도 기업 분석 자료가 부족하다는 현장 지적이 있었습니다. 이에 따라 신규 종투사로 지정된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은 코스닥 상장사 리서치 작성 조직을 확대하고 분석 대상 기업과 보고서 발간 건수를 늘리기로 했습니다.
모험자본 공급의무 이행 여부를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역량 강화를 지원하기 위해 민·관 협의체도 신설됩니다. 협의체에는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금융투자협회, 종투사, 자본시장연구원 등이 참여해 종투사의 모험자본 공급 현황을 점검하고 우수 사례를 공유하는 역할을 맡게 됩니다.
금융당국은 추가로 IMA 인가를 신청한 NH투자증권을 비롯한 나머지 삼성증권, 메리츠증권 하나증권, 신한투자증권 등 나머지 종투사 심사도 진행 중입니다. 금융위 관계자는 "종투사 추가 지정의 경우 심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관련 절차를 신속히 진행하고, 연내 종투사 모험자본 공급 역량 강화를 위한 민·관 협의체를 발족해 종투사의 모험자본 역할에 대해 지속적으로 논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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