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코스닥 시가총액 5% 비중을 차지하는 알테오젠이 유가증권시장 이전을 결정하면서 코스닥 시장의 유동성과 지수 구조에 적지 않은 변동성이 예상됩니다. 최근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코스피 이전 상장을 공식화한 알테오젠은 내년 1분기 이전 상장 가능성이 점쳐집니다. 대형주의 이탈이 이어질 경우 정부가 추진 중인 코스닥 활성화 정책에도 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도 나옵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알테오젠은 지난 8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코스닥시장 조건부 상장폐지 및 유가증권시장 이전 상장 결의의 건을 의결했습니다. 알테오젠의 시가총액은 약 25조원으로, 코스닥 전체 시총 501조원의 약 5%에 달합니다.
2008년 설립된 알테오젠은 2014년 기술특례로 코스닥에 상장했습니다. 공모 당시 시가총액은 약 1400억원에 불과했지만 10년 만에 170배 가까이 성장했습니다. 회사는 앞서 이전 상장 추진 배경으로 '안정적 투자 환경 조성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를 제시한 바 있습니다. 알테오젠은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한 뒤 심사 승인 등을 거쳐 이르면 내년 1분기 중 코스피로 이전 상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입니다.
그동안 신규 공모주의 대거 등장으로 시총이 500조원을 돌파한 코스닥은 알테오젠이 내년 상반기 코스피로 이전하면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코스메카코리아(코스닥 시총 순위 114위, 7600억원) 등이 이미 코스피 이전을 추진 중이고, 작년에 이전을 준비한 바 있는 시총 2위인 에코프로비엠도 코스피 이전설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1996년 코스닥 지수 출범 이후 현재까지 네이버·카카오·셀트리온 등을 포함해 총 54개 기업이 코스닥 시장을 떠나 코스피로 향했습니다.
코스닥 상장기업들이 코스피로 이전 상장을 준비하는 이유는 대형주가 코스피200 지수에 들어가면 외국인과 기관의 패시브 자금을 수급받는 데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코스피200 지수 추종 자금 규모가 33조원에 달하기 때문에 여기에 들어가면 기관의 기계적인 매수 대상이 돼 수급 측면에서 이점이 있습니다.
코스피의 급상승과 함께 코스닥 시장도 힘을 받고 이달 들어 900선을 유지하는 모습인데요. 그러나 알테오젠과 에코프프로비엠 두 기업의 코스피 이전만으로 코스닥 전체 시총의 8% 이상이 사라지게 되면 정부가 추진 중인 코스닥 활성화 정책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현재 금융당국은 코스닥 활성화를 위해 기관투자자의 투자 확대와 개인투자자에 대한 세제 혜택 등이 담긴 방안을 마련할 계획인데요. 현재 업계 의견 수렴하는 중입니다. 하지만 대형주들이 빠져나갈 경우 코스닥 지수는 탄력을 잃고, 자금은 기업을 따라 코스피로 옮겨 갈 가능성이 큽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알테오젠은 특히 기술특례 트랙으로 상장해 시총 1위를 기록하는 등 기술성으로 평가받은 기업 중 좋은 사례로 코스닥 시장에서 남아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코스피 이전을 결정하는 이유가 있어 코스닥 시장 입장에서도 뚜렷한 대응책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알테오젠 본사. (사진=알테오젠)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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