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카드론 부실이 키운 대손비…카드사 건전성 '빨간불'
3분기 이어 결산 작업에 4분기 확대 전망
카드론 등 대출성 카드자산 연체율 높아
2025-12-12 06:00:00 2025-12-12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12월 10일 18:13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신용카드 업계 대손비용이 여전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연말 결산 전 충당금을 더 보수적으로 적립해놓는 특성상 4분기 전망도 어둡다. 비용 확대는 건전성 저하가 지속된 탓인데, 특히 카드론에서 비롯된다. 차주의 질적 측면에서 부실위험이 높다는 점이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3분기까지 누적 대손비용 증가…4분기 악화 전망
 
10일 여신전문금융 업계에 따르면 신한·삼성·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 등 7개 신용카드사는 3분기 대손비용 합계가 3조2440억원이다. 전년 동기 3조930억원 대비 4.9%(1510억원) 증가했다. 높은 수준의 비용 인식이 지속됐다.
 
대손비용은 자산의 건전성을 관리하는 데 들어가는 돈이다. 대출채권 부실 관리는 미리 쌓아둔 대손충당금 안에서 처리하는데, 당기에 추가로 적립하기 위해 인식한 금액이 대손비용이다.
 
 
카드사 개별 수치는 ▲신한카드 6367억원 ▲삼성카드(029780) 5297억원 ▲KB국민카드 4549억원 ▲현대카드 4242억원 ▲롯데카드 5900억원 ▲우리카드 3797억원 ▲하나카드 2288억원 등으로 집계된다.
 
대다수 카드사가 비용이 증가하거나 전년도 수준을 유지한 반면 KB국민카드는 15.5%(834억원) 감소한 것으로 계산된다. 하나카드도 3.6%(86억원) 줄였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연체채권 회수율 제고를 위한 채권회수 조직 효율화와 사후관리 강화 조치를 실행했다”라며 “잠재부실 차주에 대한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 강화를 추진한 효과”라고 설명했다.
 
업계 대손비용률 평균은 2.4%다. 이는 대손비용이 총자산 평균 잔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뜻한다. 고금리 이전 시기인 2022년에는 1.5%~1.6% 범위에서 형성됐는데, 이후로는 2.5% 수준에서 떨어지지 않고 있다. 그만큼 대규모 비용이 계속 잡히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는 3분기까지 비용이 확대되는 양상을 보였는데, 4분기에는 더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연말 결산을 앞두고 있다는 시기적 특성이 반영돼서다.
 
여신전문금융 관련 한 연구원은 <IB토마토>에 “일반적으로는 그러한 경향을 나타내는데, 4분기에는 결산에 맞춰 충당금을 더 많이 잡기 때문”이라며 “3분기까지 보였던 흐름과 달리 4분기에 개선될 가능성은 낮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신용카드사가 같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결산 대손비용 역시 대세가 크게 달라지진 않는 데다 현재로서는 소폭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중·저신용자 비중 높은 카드론…건전성 리스크 '진행 중'
 
대손비용 확대 배경에는 건전성 문제가 있다. 카드업계는 올 3분기에도 평균 연체율 1.7%를 기록, 과거 대비 높은 수치가 지속됐다. 금리가 빠르게 상승했던 2023년과 같은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카드사의 건전성 저하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보다는 대출성 카드자산인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에서 비롯된다. 가맹점수수료율 인하 탓에 결제서비스(일시불·할부) 채산성이 떨어져 카드론으로 눈을 돌렸는데, 차주의 부실위험이 커진 것이다.
 
카드사는 제2 금융인 만큼 대출성자산 차주 구성에서 중·저신용자 비중이 높다. 한국기업평가(034950) 자료에 따르면, 3분기 기준 카드론에서 신용점수 700점 이하(무점수 포함) 차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업계 평균이 49.3%인 것으로 확인된다.
 
부채상환 능력이 상대적으로 열위한 다중채무자, 자영업자 등도 카드론과 현금서비스를 이용하는 주요 고객이다.
 
카드론 규모는 금융업권에 대한 가계대출 규제 강화에 따라 성장이 둔화되거나 줄어드는 모양새다. 카드사 개별로 ▲신한카드 7조6750억원 ▲삼성카드 6조662억원 ▲KB국민카드 5조8811억원 ▲현대카드 5조5009억원 ▲롯데카드 4조5672억원 ▲우리카드 3조8926억원 ▲하나카드 2조6553억원 등이다.
 
다만 카드자산에서 카드론이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26.2%로 높은 편이다. 가장 낮은 곳도 22.0%이며, 높은 곳은 31.5%다.
 
카드론 개별 부문의 연체율은 2.6% 수준이다. 일부 높은 곳은 4%~5%까지도 나온다. 다수의 카드사가 최근까지도 카드론을 늘려왔던 만큼 위험차주 유입 가능성이 아직 내재돼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카드론에서 파생되는 연체율 상승 압박이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업계서는 대손비용 인식에 따라 충당금을 선제적·보수적으로 쌓으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라면서 “카드론 관련해서는 신용 상담하는 조직을 강화 중”이라고 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