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잇는 '대통령 지시' 증언…결심공판 앞두고 '궁지' 몰린 윤석열
조지호 등 특정인 진술 흔들기 몰두하는 윤석열 측
군·경찰 관계자 진술 모두 '대통령 위법 지시' 향해
'경고성 계엄' 두둔자는 책임 부정하는 지휘관들뿐
2026-01-05 16:15:24 2026-01-05 16:43:59
[뉴스토마토 강석영 기자] 윤석열씨가 내란 혐의 재판 막바지로 갈수록 궁지에 몰리고 있습니다. 윤씨 측은 여전히 12·3 계엄에 관한 ‘국회 침탈’, ‘정치인 체포’ 등 핵심 혐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당시 현장에 있던 군·경찰 관계자들의 증언은 일관되게 윤씨 한 사람을 배후로 지목하고 있습니다. 조지호 전 경찰청장 등 특정인의 진술을 흔드려는 윤씨 측 변론도 점차 설득력을 잃고 궁색해지는 모양새입니다. 
 
윤석열씨가 지난해 11월1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내란 방조, 위증 등 혐의 한덕수 전 국무총리 10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있다. (사진=서울중앙지방법원 제공)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재판장 지귀연)는 5일 윤씨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조지호 전 청장 등의 내란 혐의 공판기일을 진행했습니다. 재판부는 지난해 12월30일 윤씨와 군·경찰 관계자 등의 내란 재판을 병합했습니다. 재판부는 6일과 7일 증인신문과 증거조사, 피고인신문을 하고 9일 결심공판으로 변론을 종결할 예정입니다. 
 
최근 출석한 증인 중 윤씨에게 가장 불리한 증언을 한 사람은 조 전 청장입니다. 조 전 청장은 지난해 12월24일과 29일 윤씨의 내란 혐의 재판 증인으로 나와선 윤씨가 12·3 비상계엄 당시 직접 정치인 체포를 지시했다고 폭로했습니다. 조 전 청장에 따르면, 윤씨는 지난해 12월3~4일 조 전 청장에 6차례 전화해 “월담하는 의원들은 (포고령 위반 등) 불법이니까 체포하라고 했다”라고 했습니다.
 
조 전 청장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과의 통화 내용도 공개했습니다. 여 전 사령관이 이재명 대표 등 정치인 15명의 위치 파악과 수사 요원 100명 지원을 요구했으며, 나중에는 한동훈 전 대표까지 체포 명단에 넣었다는 내용입니다. 조 전 청장은 당시 여 전 사령관을 말을 들으며 ‘미친놈’이라고 생각했을 정도라고 했습니다. 
 
반면 윤씨 측은 조 전 청장의 발언을 흔드는 데 열중했습니다. 윤씨 변호인단은 조 전 청장에게 “대통령이 월담을 전제로 체포를 언급했느냐”며 집요하게 따져 물었고, 조 전 청장은 “분명히 ‘체포하라’, ‘불법이다’는 말을 들은 적 있다”고 했습니다. 특히 윤씨 측은 지난해 12월22일 증인으로 출석한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으로부터 “조 전 청장의 진술은 좀 이상하다”라는 말을 이끌어내 조 전 청장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공격했습니다. 국회 통제 지시 여부를 두고 계엄사령관과 경찰청장의 말이 정면으로 충돌하게 만들어, 조 전 청장 증언의 신뢰성을 떨어뜨리려고 시도한 겁니다.
 
하지만 윤씨 측으로선 조 전 청장 한 사람의 입만 막는다고 해결될 상황이 아닙니다.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도 여 전 사령관에게 체포조 명단을 들었습니다. 홍 전 1차장은 지난해 11월 윤씨 재판 증인신문에서 12·3 계엄 당시 윤씨로부터 “이번 기회에 다 잡아들여”라는 말을, 여 전 사령관에겐 체포조 명단에 대해 들었다고 증언했습니다. 심지어 홍 전 1차장은 윤씨가 여 전 사령관에게 책임을 떠넘기려고 하는 모습을 보고선 “여인형이 독자적으로 (계엄을 주도) 했겠느냐”라면서 일침을 가하기도 했습니다. 
 
정치인 체포 지시는 군·경찰 지휘를 통해 구체적으로 하달됐습니다. 구민회 방첩사 수사조정과장은 지난해 4월 조 전 청장 재판 증인으로 나와 김대우 전 방첩사 수사단장으로부터 정치인 체포조 명단 지시를 받았고, 이를 경찰에 전달했다고 인정했습니다. 같은 달 재판에선 계엄 당시 이현일 전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계장과 박창균 전 영등포경찰서 형사과장이 “뭘 체포하는 것이냐”, “국회 가면 누구 체포하겠느냐” 등 체포를 논의하는 통화가 오간 사실까지 드러났습니다. 
 
김용현 전 장관도 정치인 체포 시도가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했습니다. 김 전 장관은 지난해 12월30일 내란재판 증인으로 출석해 “(한 전 대표가) 국회 본회의장에서 왔다 갔다 해서 윤씨가 ‘의원도 아닌데 혹시 포고령 위반 아니냐’, ‘이재명 민주당 대표나 우원식 국회의장도 함께 위반 사항 있는지 살펴봐라’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윤씨 측은 여전히 ‘12·3 계엄은 경고성 계엄’이었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여기에 부합하는 증언을 하는 건 김 전 장관과 박 전 사령관, 여 전 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등 소수입니다. 이들은 12·3 사태 당시 핵심 지휘관 자리에 있었으나 모두 자신의 혐의를 모두 부인하는 인물들입니다. 
 
실제로 김 전 장관은 이날 내란 재판 증인으로 출석해 윤씨가 “거대 야당의 패악질의 심각성에 대해 국민에게 제대로 알려야겠다”며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고 두둔했습니다. 또 윤씨가 ‘계엄을 두 번 세 번 선포하면 된다’, ‘병력을 더 투입해서라도 해제를 막아야 한다’ 등 발언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진우 전 사령관도 같은 달 윤씨 재판에 출석, 기존 진술을 뒤집었습니다. 그는 윤씨가 ‘국회의원을 체포하라’, ‘계엄을 두 번 세 번 하면 된다’라는 지시을 내렸다고 증언했지만, 이제 와선 “기억이 없는 상태에서 TV를 보다 보니 그럴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라고 했습니다. 
 
강석영 기자 ks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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