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한 구의원 갑질까지…1일 1의혹에도 이혜훈 '버티기'
보좌진 갑질·폭언 이어 댓글작업·재산 논란까지
야권 송곳 검증 예고…"인사검증서 걸렀어야"
강훈식 "갑질 검증 안 잡혀…청문회 지켜봐야"
2026-01-05 18:07:41 2026-01-05 18:54:29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5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이진하 기자]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 후보자의 보좌진 갑질·폭언 논란에 이어 자신에게 유리한 댓글 작업 지시와 땅투기, 상가 쇼핑 등 재산 문제까지 불거졌습니다. 5일엔 이 후보자에게 갑질을 당해 유산의 위기까지 겪어야 했다며 구의원이 직접 기자회견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1일 1의혹'이란 말이 나올 만큼 이 후보를 향한 새로운 의혹이 매일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에 야당에선 강도 높은 검증을 예고했는데요. 이 후보자는 여러 논란에 침묵으로 일관하며, 정면돌파에 나설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끝없는 의혹…갑질·댓글 작업 등으로 경찰 고발
 
손주하 국민의힘 서울 중구 구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후보자에 대한 폭언과 갑질 의혹을 추가로 폭로했습니다. 이 자리에 함께한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은 "이 후보자의 반복적이고 조직적인 갑질과 갈라 치기로 인해 심각한 정신적 피해를 입은 손 구의원을 이 자리에 어렵게 모셨다"고 소개했습니다. 진 의원은 "(당시 임신 초기였던) 손 구의원은 극심한 정신적 압박으로 유산의 위기까지 겪어야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직접 증언에 나선 손 구의원은 "후보자에게 1년 반이란 시간 동안 철저하게 가스라이팅을 당하다 결국 버림받았다"며 "저는 임신 중에도 괴롭힘을 당해왔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2024년 4월 총선에 출마했던 이 후보자가 자신의 선거캠프에 부적절한 인사를 합류시키려 했고, 이때 자신을 포함해 문제를 제기한 3명이 총선 과정에서 배제됐다고 했습니다. 이 문제로 당 윤리위원회에 제소돼 2개월 동안 당원권 정지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이 후보자에 대한 갑질 의혹은 최근 들어 잇따라 제기됐습니다. 지난 1일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이 후보자의 과거 갑질 의혹이 담긴 녹취 파일을 공개했는데요. 해당 녹취 파일엔 2017년 바른정당 의원 당시 이 후보자가 인턴 직원에게 "네 머리 갖고 판단하면 안 된다" "널 죽였으면 좋겠다" "입이라고 그게 터졌다고 마음대로 지껄이고 떠들어" 등의 폭언이 담겼습니다.
 
이 후보자가 보좌진에게 '댓글 작업'을 지시했다는 의혹과 함께 보좌진 간 상호 감시를 지시했다는 이른바 '5호 담당제'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5호 담당제는 북한에서 주민 다섯 가구마다 한 명의 선전원을 배치해 간섭·통제·감시하는 제도입니다. 이 밖에도 지난해 1월 자신의 지역구에서 진행한 전국 최초 탄핵 반대 삭발식에선 구의원들에게 삭발을 강요했다는 의혹도 추가로 나와 경찰에 고발됐습니다. 
 
이종배 국민의힘 서울시의원은 전날 이 후보자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강요, 협박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습니다. 이 시의원은 "국회의원 시절 보좌직원들에게 자신과 관련된 비판 댓글을 삭제하고 반박 댓글을 달도록 지시했는데, 이는 권한을 남용해 직원들에게 법적 의무가 없는 일을 시킨 것"이라며 "지시 과정에서 강압적 언행이 있었다면 강요나 협박 혐의도 성립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왼쪽)과 손주하 서울시 중구 의회 의원이 5일 국회에서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의 국민의힘 당협위원장 시절 의혹 관련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땅투기·상가 쇼핑의혹까지…"예산처에 부적격"
 
이 후보자에게 갑질·폭언 의혹 외에도 땅투기와 상가 쇼핑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지난 3일 주진우 의원은 부동산 등기부 등본을 공개하며 이 후보자의 배우자인 김영세씨가 2000년 1월 인천 중구 중산동 소재 잡종지를 약 2000평 매입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후보자의 배우자가 땅을 매입한 시기는 인천공항 개항을 1년 2개월을 앞두고 영종도와 인근 지역에 대규모 투기 바람이 일었던 시기라는 게 주 의원의 설명입니다. 해당 토지는 2006년 12월 한국토지공사 등으로부터 39억2100만원에 수용됐는데요. 국민의힘은 이 후보자가 3배에 가까운 차익을 얻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이 후보자 부부가 20대 유학 시절 '상가 쇼핑'을 해 10억원대 수익을 올렸으며, 다운계약서를 작성했다는 의혹도 추가됐습니다. 이 후보자 부부는 미국에서 박사 학위를 밟으며 유학 중인 상황에서 실수요 목적 없이 1986년 준공된 855세대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 딸린 상가들을 사들여 4배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운계약서를 작성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도 있습니다. 이 후보자는 2009년 공직자재산신고 당시 자신의 명의 상가 가액을 각각 6123만원(21.29㎡)과 1억1093만원(32.25㎡)으로 신고했으나, 2010년 재산신고 때 각각 4500만원, 8000만원에 팔았다고 밝혔는데요. 공시지가보다 실거래가 높다는 점에서 서류상 거래 가격을 낮췄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날 국회에 접수된 인사청문 요청안을 보면 이 후보자의 재산은 175억7000만원으로 확인됐습니다. 2016년 20대 국회 등원 당시 신고 재산(65억2000만원)보다 100억원 이상 증가했습니다. 10년 만에 100억원 이상 증가한 재산 형성 과정도 야당의 집중 검증 대상이 될 전망입니다.
 
이 후보자는 "인사청문회를 통해 소상히 답변하겠다"며 "국민들께서 충분히 납득할 수 있게 설명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재명정부가 부동산의 공정한 시장 질서 확립을 국정 원칙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20대 유학생 신분으로 부동산을 매입한 동기와 자금 출처에 대한 구체적인 소명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거듭되는 의혹 제기에 야당인 국민의힘은 송곳 검증을 예고하며, 강도 높은 검증을 위해 이틀간 인사청문회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집권 여당인 민주당은 대체로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당내 일부 의원들은 스스로 사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기도 했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인사 검증에서 갑질을 잘 잡히지 않는 내용이며, 청문회까지 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