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데스크칼럼)2026 주총, Are you ready?
개정 상법 시행 앞둔 마지막 기회…'판 짜기' 무대로
준비 안 한 기업, 주총이 경영권 리스크 출발점 될 수도
2026-01-14 17:32:07 2026-01-14 17:4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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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정기주주총회를 준비하는 기업들의 부담이 그 어느 해보다 무겁다. 지난해 공포된 개정 상법의 주요 규정들이 올 하반기부터 본격 시행되면서 이번 주총이 개정법 적용 전 기업들이 지배구조의 초석을 다질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가 됐기 때문이다. 이제 주총은 결산을 보고하는 연례행사가 아니다. 향후 2~3년의 경영권 방어와 지배구조 지형을 설계하는 ‘판 짜기’의 장이 돼야 한다.
 
개정 상법의 방향은 분명하다. 집중투표제 의무화,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 3%룰 강화, 독립이사 비율 상향, 전자주주총회 도입까지 모두 주주권의 실질화를 겨냥하고 있다. 이사회 중심의 폐쇄적 지배구조에서 벗어나라는 주문이다. 문제는 이 변화가 선언이 아니라 대부분 강행규정이라는 점이다. 준비하지 않은 기업일수록 충격은 클 수밖에 없다.
 
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출처:고려아연)
 
그동안 국내 주총은 ‘3월 말 몰아치기’가 관행이었다. 그러나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는 주총 분산 개최와 의결권 기준일 변경을 강력히 유도하고 있다. 이를 외면할 경우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서 ‘핵심지표 미준수’로 낙인 찍힌다.
 
특히 2026년부터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시 대상이 전체 코스피 상장사로 확대된다는 점은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니다. 주총 시기와 방식은 기업 평판을 좌우하고, 이는 곧 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관을 대하는 태도도 중요하다. “법이 바뀌면 자동 적용되니 굳이 정관을 고칠 필요가 있느냐”는 인식은 안일하다. 법적 효력과 별개로 기존 정관을 방치하는 것은 변화 의지가 없다는 신호로 읽히기 쉽다. 오히려 개정법 시행 시기에 맞춘 정관 정비가 불필요한 오해와 분쟁을 줄이는 길이다.
 
이번 주총에서 가장 치밀한 판단이 필요한 대목은 시행 시기에 따른 안건 선별이다. 감사위원 선임과 관련된 합산 3%룰은 올해 7월 23일부터 적용된다. 그 이전에 주총을 열 경우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은 개별 3% 의결권이 행사 가능하다. 반면 9월 10일 이후에는 대규모 상장사의 집중투표제 배제가 금지되고, 감사위원 분리선출 인원도 기본 2인으로 늘어난다. 자칫 특정 주총에서 집중투표제가 동시에 작동해 경영권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올해 미리 분리선출 감사위원을 선임해 임기를 분산시키는 등 고도의 수 싸움이 필요하다.
 
2026년 정기주총은 연례 행사가 아니다. 기업이 그동안 쌓아온 지배구조 철학과 위기 대응 역량을 증명하는 시험대다. “그때 가서 보자”는 전략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이번 주총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미래 리스크 곡선은 크게 달라질 것이다. 당신의 회사는 정말 준비돼 있는가.
 
유창선 금융시장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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