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인벤티지랩, 큐라티스 CB 의무 전환 꼭 필요했나
4회 CB 전량 전환으로 큐라티스 인수 절차 마무리
시가변동 리픽싱 조항과 풋옵션 삭제로 재무 개선
빠른 전환 필요성은 의문…높은 주가 염두에 뒀나
2026-03-05 06:00:00 2026-03-05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3월 3일 16:28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재혁 기자] 인벤티지랩(389470)이 피인수기업의 재무개선을 명분으로 내세워 시세 대비 반값 수준으로 해당 기업의 지배력을 획득했다는 비판적 시각이 제기된다. 앞서 인벤티지랩은 큐라티스(348080)가 발행한 4회차 전환사채(CB)의 리픽싱 조항과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을 삭제하고 올해 초 의무적으로 주식 전환을 청구하는 내용으로 계약을 변경한 바 있다.
 
통상 부채로 잡혀 있는 CB는 주식 전환 시 자본으로 편입되는 만큼 인벤티지랩의 결정은 당시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던 큐라티스에 대한 재무개선 의지로 평가되기도 했다. 다만, 리픽싱 조항과 풋옵션을 제거하는 것만으로도 사채의 전환권을 자본으로 편입해 큐라티스의 자본잠식 해소가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결과적으로 큐라티스의 주가가 급등한 호황기에 비교적 싼 값으로 지배력을 획득한 모양새가 돼버렸다.
 

인벤티지랩 R&D센터 (사진=인벤티지랩 홈페이지)
 
큐라티스 발행 4회 CB 전량 주식 전환…지분율 35.33%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인벤티지랩은 최근 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취득 결정을 공시했다. 구체적으로 전환사채 전환권 행사에 의한 취득이며, 대상은 종속회사인 큐라티스다.
 
앞서 인벤티지랩은 지난해 초 GMP 제조소 확보 차원에서 큐라티스가 발행한 CB 인수 및 보통주 유상증자 참여 방식으로 총 250억원에 경영권을 인수한 바 있다.
 
당초 지난 2024년 10월31일 큐라티스는 피스투에스코리아를 상대로 4회차 CB를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납입일은 이듬해인 2025년 2월5일로 예정됐으며 전환가액은 933원, 전환에 따라 발행할 주식 수는 당시 큐라티스의 주식총수 대비 27.51%에 해당하는 1607만 7170주였다.
 
그러나 2025년 초 인벤티지랩이 큐라티스를 인수하기로 결정했고, 같은 해 2월10일 4회차 CB의 발행 대상자가 인벤티지랩으로 변경됐다. 최초 발행을 결정했던 당시 큐라티스의 주가는 959원이었지만 발행대상자 변경일 주가는 700원까지 하락, 전환가액은 641원으로 조정됐다. 이에 전환에 따라 발행할 주식수는 주식총수의 40.37%에 해당하는 2340만 936주까지 늘었다.
 
인벤티지랩은 이번 전환 청구로 인해 큐라티스 주식 2139만 4611주를 취득하며 회사의 지분율이 35.33%로 상승, 경영권 인수 시나리오가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
 
 
 
리픽싱·풋옵션 삭제로 재무개선 가능…의무 전환 필요성 의문
 
CB가 인벤티지랩에 인수된 이후 큐라티스의 주가는 잠시 500원선까지 하락하기도 했으나 다시 회복세로 돌아섰으며, 지난해 12월 초에는 1400원대까지 올라설 정도로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그러자 큐라티스의 입장에선 리픽싱 조항 존재에 따른 파생상품 평가손실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이에 양사는 지난해 12월18일 해당 CB 인수계약서의 변경계약서 및 부속합의서를 체결했다. 변경계약은 시가 변동에 따른 전환가액의 조정 항목을 삭제하고, 조기상환청구권을 삭제하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큐라티스의 이사회의사록에 따르면 CB의 조기상환청구권과 리픽싱 조건은 파생상품부채로 인식돼 주가 상승에 따라 과다한 평가손실로 인해 재무비율에 악영향을 끼치므로, 변경계약을 통해 부채를 자본으로 전환해 재무지표를 개선하고자 한다는 이유였다.
 
이 밖에 전환청구기간을 기존 2026년 2월21일~2030년1월21일에서 2026년 2월22일부터 28일까지로 변경하고, 전환청구기간 내 사채권자인 인벤티지랩은 전환권 전량을 행사해 보통주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무전환 확약을 추가했다.
 
당시 이 같은 조치는 피인수 기업인 큐라티스의 재무를 안정화하겠다는 새로운 최대주주 인벤티지랩의 의지 표명으로 평가되기도 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큐라티스의 자본총계는 163억원으로 자본금 369억원을 하회해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었는데, 인벤티지랩이 CB 투자자 입장에서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 방어 수단인 리픽싱과 풋옵션을 포기하고, 무조건적인 주식 전환을 약속해 큐라티스의 자본잠식 해소에 도움을 주겠단 행보로 풀이되면서다.
 
이로 인해 실제로 재무개선의 효과가 발생했다. 큐라티스가 지난 12일 공시한 잠정실적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회사의 자본총계는 443억원으로 집계돼 자본금 409억원을 상회하며 자본잠식이 해소된 것으로 파악된다.
 
큐라티스가 공시한 이번 전환청구 내역을 살펴보면 전환가액은 시가 변동 외 유상증자, 사채 발행, 신주 발행 등에 의한 조정으로 631원으로 책정됐다. 135억원 규모의 인벤티지랩 취득 수량과 15억원 규모의 피스투에스코리아 대상 매수선택권 부여 수량을 모두 합산해 발행되는 주식수는 총 2377만1790주로 회사의 발행주식총수 대비 29.07%에 달한다.
 
적지 않은 물량이지만 인벤티지랩이 최대주주로서 지분을 매도하진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오버행(잠재적 대량 매도 물량) 우려로 이어지진 않을 전망이다.
 
다만 이번 전환청구가 이뤄진 시점 이전 시기에 이미 큐라티스가 리픽싱 조항과 풋옵션 삭제만으로도 CB 전환권을 자본에 편입, 자본잠식 해소를 달성한 만큼 인벤티지랩이 전환 시점을 앞당기는 의무 전환 확약 조항의 당위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변경계약 체결일 종가 기준 큐라티스의 주가는 1380원이었는데, 결과적으로 주가 흐름이 좋았던 시기 전환 시점을 앞당겨 시세의 반값에 지분을 확보하게 된 셈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IB토마토>는 인벤티지랩 측에 리픽싱 및 풋옵션 조항 제거만으로도 파생상품 평가손실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있지는 않았는지, 의무 전환 확약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쳤던 요인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의를 전달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이재혁 기자 gur9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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