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머스크 따라 주가도 ‘우주행’?
비상장 투자펀드 DXYZ, 스페이스X에 23% 투자
기대감에 주가 급등…NAV 3배 괜찮을까?
2026-01-16 06:00:00 2026-01-16 06:0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기자]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상장할 것이란 소식에 전 세계가 들썩입니다. 테슬라 초기 투자자들이 누린 대박의 꿈을 스페이스X로 이뤄보자는 분위기가 팽배합니다. 언제 상장을 진행할지 어떤 형태로 상장할지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지만 머스크의 “상장” 발언 한마디가 일으킨 바람 덕분에 스페이스X와 관련됐다는 말만 나와도 가격이 올랐습니다. 국내 공모주 청약하듯 스페이스X를 잡을 방법이 없는 투자자들은 스페이스X를 미리 담아둔 펀드를 매수하는 우회로를 찾고 있습니다. 
 
스페이스X가 발사한 로켓 중 1단 추진체가 회수되고 있다. (사진=spaceX)
 
스페이스X 품은 DXYZ, 변동성 ‘멀미 나네’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펀드 데스티니테크100(Destiny Tech 100, 종목명 DXYZ)은 보합권을 맴돌며 소폭 오른 30.27달러에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DXYZ는 폐쇄형 펀드(CEF, Closed-End Fund)입니다. 일반투자자가 펀드에 자금을 추가로 입금하거나 출금할 수 없는 형태의 펀드라서 유동성, 환금성 확보를 위해 주식시장에 상장, 상장기업의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습니다. 
 
DXYZ는 뉴욕증시 2024년 3월26일에 상장해 8.25달러로 첫 거래 기록을 썼으나 불과 9영업일 만에 장중 100달러를 돌파하는 동 초강세 랠리를 펼쳤습니다. 그러다 또 몇 달 만에 10달러 아래로 주저앉더니 그해 12월엔 다시 70달러대로 올라서는 등 짧은 기간 내 상당한 변동성을 기록한 종목입니다. 
 
2025년에 들어선 뒤로는 줄곧 하락세였는데요. 20달러 선에 접근했던 주가가 지난달 초부터 다시 뛰기 시작한 겁니다. 이번엔 40달러를 찍은 지 한 달여 만에 30달러 부근까지 내려온 상황입니다. 
 
DXYZ의 주가가 이렇게 출렁이는 것은 이 펀드가 담고 있는 종목 즉 투자한 기업들 때문입니다. 이 펀드는 상장주식이 아니라 비상장기업에 투자합니다. 또한 DXYZ에서 가장 큰 비중을 실어 투자한 종목이 스페이스X라는 사실이 주가를 춤추게 했습니다. 
 
(표=뉴스토마토)
스페이스X는 일론 머스크가 화성에 가겠다며 만든 우주 개발 기업, 현재는 로켓 제조 기업입니다. 특히 1단 로켓을 회수해 재사용할 수 있는 팔콘 로켓을 만들어 발사 비용을 대폭 절감, 전 세계 민간기업들의 위성을 실어 나르고 있습니다. 스페이스X의 팔콘9 로켓은 지난해에만 150회 이상 발사됐을 정도입니다. 
 
또한 스페이스X는 위성 기반 인터넷 네트워크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스타링크도 품고 있습니다. 스타링크는 지상 550km 고도의 저궤도에 통신위성을 배치해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한 통신서비스로 지난해 12월엔 한국에도 공식 진출했습니다. 스타링크가 올린 위성만 지난해 10월 기준 1만개가 넘습니다. 비교 불가 서비스를 앞세워 전 세계 시장을 개척하는 중인데요. 스타링크가 발을 넓힐수록 스페이스X의 일감도 증가합니다. 또 각국 정부들과 민간기업들이 운용하는 위성도 대부분 스페이스X 발사체에 싣고 있어 독점적 경쟁력은 상당 기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렇게 빠르게 성장 중인 기업이 주식시장에 등장할 거란 소식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폭발했습니다. 특히 일반 투자자들이 스페이스X 공모주를 받기는 쉽지 않아 스페이스X에 투자했다는 DXYZ 등으로 눈길을 돌린 것입니다. 
 
펀드 시세가 순자산의 3배?!
 
문제는 전 세계 투자자들이 몰리는 바람에 DXYZ의 주가가 펀드의 순자산가치(NAV)에 비해 과도하게 올랐다는 점입니다.
 
DXYZ는 자사 홈페이지에 포트폴리오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경제적 노출 비중(Portfolio Economic Exposure)에선 스페이스X 비중이 23.3%로 가장 큽니다. 그런데 하단에 별도로 표기된 전체 투자 포트폴리오에는 스페이스X의 비중이 18.0%로 기재돼 있습니다. 이 내용만 보면 헷갈릴 수 있는 부분입니다. 또 비중만 안내했을 뿐 구체적인 투자금액도 알 수 없습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선 우리의 전자공시에 해당하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공시시스템(EDGAR)을 찾아봐야 합니다. 이곳에 공시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9월30일 현재 DXYZ가 스페에스X에 투자한 금액은 약 1000만달러입니다. 이 주식은 DXYZ가 지분을 보유한 특수목적법인(SPV)를 통해 매입했으며 우선주도 1% 포함돼 있습니다. DXYZ는 이 주식의 공정가치를 2854만달러로 기재했습니다. 펀드 전체 순자산(Net Assset) 1억5759만달러의 18.1% 비중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스페이스X에 노출된 또 다른 형태의 주식도 갖고 있습니다. 여기엔 341만달러를 투자해 9월 말 현재 847만달러로 평가했습니다. 이 두 가지 투자를 더한 평가액이 3819만달러로 23.3% 비중의 근거가 되는 것입니다. 
 
다만 14일(현지시간) 현재 DXYZ의 시가총액은 4억3673만달러입니다. 다시 말해 DXYZ는 현재 주식시장에서 펀드 순자산(NAV)의 거의 3배에 달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것입니다. 펀드 자산의 20% 미만 비중으로 투자한 주식이 상장해 시세가 현재 평가액의 10배쯤 폭등해야 현재 시가총액에 이르는 난감한 상황입니다. 
 
오픈AI도 있네
 
물론 시장의 기대감이 보여주듯 스페이스X가 상장한다면 그 즉시 주가가 급등할 가능성이 큽니다. 기업공개(IPO)를 통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해 본격적으로 화성 탐사를 위한 대형 로켓을 개발할 것이라는 분석을 감안하면 미래 가치는 더욱 커질 수도 있습니다. 하루아침에 꿈이 현실이 되는 미국 주식시장이기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예측할 수 없습니다. 분명한 것은, 꿈의 가치를 매우 높게 반영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또한 스페이스X가 언제 상장을 추진할지도 알 수 없지만, 어떤 형태인지도 불확실합니다. 스타링크를 품고 상장할지, 스타링크를 따로 떼어내 각각 상장을 추진할지도 알 수 없습니다. 예측할 수 없는 꿈의 가격을 어림잡은 것이 현재 DXYZ의 주가인 셈입니다. 
 
DXYZ가 또 다른 매머드급 비상장기업 주식에 투자 중이라는 점은 긍정적입니다. DXYZ의 편입 비중 3위 종목이 바로 ChatGPT 서비스로 인공지능(AI) 열풍을 이끈 오픈AI입니다. 펀드 비중의 5.5%를 편입하고 있습니다. 오픈AI도 SPV를 통해 201만달러를 투자했으며, 9월 말 기준 평가액은 865만달러입니다. 이 또한 상장 시 크게 뛸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밖에도 국내에선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벤처투자 등이 2022년과 2023년에 걸쳐 스페이스X에 총 2억7800만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받았는데요. 하나증권에 따르면 이중 상당액은 미래에셋증권에서 집행했습니다. 다른 증권사들과 차별화된 주가 행보엔 이 같은 호재도 반영된 것입니다. 
 
한편 NH투자증권과 유안타증권의 미국 공모주 청약 대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이를 이용하면 청약 신청은 가능합니다. 다만 미국도 기관과 우선 협상하는 분위기라서 현실적으로 스페이스X처럼 이목이 집중된 주식을 개인이 배정받기는 어렵습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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