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국내에서 운행 중인 차량 증가율이 사상 처음으로 1% 아래로 떨어지면서 국내 자동차 시장이 사실상 성장 한계에 다다랐다는 신호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경기 침체로 중산층의 소비 여력이 위축되며 기아 등 국산차를 중심으로 구매력이 약화된 영향도 겹쳤다는 분석입니다.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자동차 전용 부두에 수출용 차량이 세워져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22일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운행 차량 대수는 2651만4873대로 집계됐습니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0.8%에 그쳤습니다. 운행 차량 대수 증가율이 1%를 밑돈 것은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12년 이후 처음입니다.
운행 차량 증가세 둔화는 이미 수년 전부터 이어져왔습니다. 2016년 3.9%에 달했던 증가율은 2017년 3.3%로 낮아졌고, 2018년에는 3%로 떨어졌습니다. 2019년부터는 2%대에 머물렀으며, 2023년에는 급기야 1.7%로 하락했습니다.
결국 지난해에는 0.8%까지 내려앉으며 사실상 신차 수요 성장이 제자리걸음 국면에 들어섰습니다. 경기 둔화 영향이 상대적으로 큰 중산층에서 지갑을 닫으면서 국산 브랜드 중심으로 판매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연령대별로 보면 차량 보유 흐름의 변화도 뚜렷합니다. 지난해 20대 운행 차량 대수는 25.9% 증가했지만 70대에서는 5.8% 감소했습니다. 경제활동인구가 집중된 30대와 40대의 증가율도 각각 5.5%, 0.7%에 그치며 둔화 흐름을 보였습니다. 업계에서는 내수 의존도가 높은 국산 완성차업체일수록 시장 둔화의 충격을 직접적으로 받을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국산차와 수입차를 비교하면 증가세 둔화는 국산차에서 더욱 두드러졌습니다. 지난해 국산차 운행 차량 대수는 승용차 1919만7613대, 상용차 386만5514대로 총 2306만3127대를 기록했습니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0.5%에 그쳤습니다. 승용차는 0.8% 늘었지만, 상용차가 약 1% 감소하며 전체 증가 폭을 제한했습니다.
반면 수입차는 상대적으로 높은 증가세를 유지했습니다. 지난해 수입차 운행 차량 대수는 승용차 333만7033대, 상용차 11만4713대로 총 345만1746대로 집계됐습니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3.2%로 국산차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습니다. 특히 테슬라는 지난해 운행 차량 대수가 15만3081대로 전년 대비 64% 급증하며 수입 승용차 증가세를 주도했습니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테슬라 판매 확대가 수입차 전체 증가율을 끌어올린 핵심 요인”이라며 “경기 둔화의 영향을 크게 받는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경우 차량 구매 여력이 줄어든 반면, 고소득층 수요는 상대적으로 견조해 수입차 쏠림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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