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는 돈, 신천지는 조직'…관건은 정당법 위반 '증거확보'
검경합수본, 신천지 전직 간부들 소환조사…'집단 입당 강제성' 중점
정교유착 수사 '정당법 위반' 의율…통일교 '자금'·신천지 '인력' 방점
2026-01-25 14:22:32 2026-01-25 16:36:00
[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신천지의 '조직적 당원 가입' 의혹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검·경 합동수사본부(합수본)가 법 위반을 입증할 결정적 증거를 찾아낼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습니다. 특히 이번 수사가 과거 통일교 사례처럼 돈이나 특혜가 오간 ‘뒷거래’까지 밝혀낼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현재 신천지는 지난 20대 대선을 전후로 신도들을 동원해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지원하고, 신도들을 국민의힘에 강제 입당시킨 혐의를 받습니다. 이는 통일교의 정교유착 의혹과도 비슷한 흐름입니다. 다만, 돈거래 정황이 드러난 통일교는 '매수 및 뇌물 금지(정당법 제50조)'가 핵심인 반면, 인력을 동원한 신천지는 '강제 입당 금지(정당법 제42조)' 위반 여부가 주요 쟁점입니다.
 
통일교와 신천지의 정교유착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경찰 합동수사본부의 본부장을 맡은 김태훈 합수본부장이 지난 8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으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합수본은 최근 신천지 전직 지파장과 청년회장 등 간부들을 소환, 20대 대선을 전후로 신도들이 국민의힘에 조직적으로 입당했다는 의혹을 집중적으로 조사했습니다. 합수본 수사 과정에서 신천지 신도들이 집중적으로 국민의힘에 가입한 시기는 △2021년 대선 경선 전후 △2022년 8회 지방선거 △2023년 전당대회 △2024년 총선 무렵으로 좁혀졌습니다. 전직 간부들은 수사 과정에서 '윗선의 지시에 따라 신도들이 국민의힘 책임당원으로 가입했고, 지역별로 할당량까지 배정됐다'고 진술한 걸로 전해졌습니다. '조직별 할당량 등 지시가 전파됐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이런 의혹은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제기한 '10만 당원 가입설'을 필두로 점차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홍 전 시장은 지난 21일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책임당원에 (신천지가) 대거 잠입한 것은 2021년 7월 대선 경선을 앞두고 윤석열씨를 지원하기 위해서라고 한다"며 "19만명 신규 당원들이 들어오는데 그 중 10만명이 신천지 신도였고, 그들의 몰표로 윤석열이 후보가 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합수본 역시 신천지 핵심 관계자들로부터 '윤석열에게 은혜를 갚아야 한다'는 지도부의 지시가 있었다는 점, 보안을 위해 정당 가입 및 현황 보고를 '필라테스'라는 은어로 관리하며 지역별로 할당량을 배정했다는 등의 진술 등을 확보하고 수사에 속도를 내는 상황입니다.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총회장이 지난 2020년 3월 경기 가평 평화연수원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에서 총회장 특별 편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해당 혐의들이 진실로 밝혀질 경우 합수본이 우선 적용할 수 있는 혐의는 정당법 위반입니다. 통일교와 신천지가 정당법 위반 혐의를 받는 핵심적인 이유는 '정당의 민주적인 활동과 선거 과정에, 종교 조직이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점 때문입니다. 정당법은 정당 운영의 자율성을 보장하지만, 외부 세력이 조직적으로 개입해 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를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당법 위반이더라도 정당 운영의 자율성을 침해했는지, 금전적 거래를 통해 민주적 절차를 왜곡했는지에 따라 수사기관이 중점적으로 들여다보는 조항은 서로 다릅니다. 신천지는 신도들이 강제로 동원된 정황이 드러나는 만큼, 정당법 제42조, '본인의 자유의사에 반하여 정당 가입 또는 탈당을 강요당하지 아니한다'는 조항이 중점적으로 검토될 것으로 보입니다.
 
통일교의 경우는 비례대표 공천이나 정책 지원을 약속받는 등 대가성이 드러난 상황인 만큼, 특검은 정당법 제50조 1항, 당대표 선거에서 특정 인물을 선출되게 할 목적으로 선거운동 관계자 등에게 이익을 제공·약속하거나 이를 받아서는 안 된다는 규정을 중점적으로 적용했습니다.
 
다만, 합수본이 신천지 의혹을 입증하려면 어려움이 많습니다. 신천지 신도들이 '내가 스스로 국민의힘을 좋아해서 가입했다'라고 주장할 경우, 자유의사에 반한 '강제성'을 입증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지도부가 강압적으로 지시했다는 사실을 증명할 메시지나 녹취록 같은 확실한 증거를 찾아내는 것이 이번 수사의 최대 과제로 꼽힙니다.
 
해당 의혹과 밀접한 정치권에서도 비슷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한 국회 관계자는 "통상 선거 등의 경우는 현금이 융통된다. 돈의 흐름을 잡기가 어렵다"면서 "통일교의 경우는 윤영호 전 본부장과 같은 고위 관계자들이 증거를 들고 나와서 수사가 가능했던 것이다. 신천지도 그런 내부자가 나와야 한다. 하지만 신천지 종교 특성상 찾기가 쉽진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통일교와 정치권이 돈으로 엮여 있다면, 신천지와 정치권은 조직으로 엮여 있다. 특히 지방, 소규모 도시로 갈수록 선거에 가용할 수 있는 인력이 문제인데, 선거 시즌 되면, 정치권은 신천지의 영향을 안 받을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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