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현대차그룹 자회사인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기업가치가 치솟으면서, 5년 전 인수를 주도한 정의선 회장의 선택이 ‘신의 한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당시 내부 임직원과 일부 시장에서 반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컸지만, 정 회장은 로봇 시장이 회사의 미래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는 확신으로 인수를 밀어붙였고 이는 엄청난 성공으로 귀결됐습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2022년 미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호텔에서 열린 ‘CES 테크쇼’ 현대차 기자간담회에 로봇개 ‘스팟’과 함께 무대에 오르고 있다. (사진=현대차)
26일 업계에 따르면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기업가치는 128조원으로 추산됩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수조 원대로 거론됐던 점을 감안하면 불과 1년 사이 시장 기대가 한꺼번에 쏠리고 있는 셈입니다. 기업가치가 수십 배 이상 뛴 것으로 분석되면서 정 회장의 선견지명이 재조명받고 있습니다.
인수 당시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했지만 ‘돈 먹는 하마’로 불릴 만큼 적자가 지속됐습니다. 수익성이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인수를 반대하는 내부 임원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기술력은 인정받았지만 수익 모델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 주된 반대 이유였습니다. 그룹 내부에서도 “왜 남들이 버린 회사를 사느냐”는 지적이 나온 것으로 전해집니다. 실제로 보스턴다이내믹스는 구글과 소프트뱅크를 거치며 여러 차례 주인이 바뀐 이력이 있었습니다.
특히 보스턴다이내믹스가 로봇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을 보유했다는 점은 인정했지만, 당장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는 우려가 컸습니다. 일각에서는 거액을 투자해 인수하기보다 필요한 기술만 협업하는 방식이 더 낫다는 의견도 제시됐습니다.
이런 반대에도 정 회장은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들과 함께 본인 개인 자금 약 2400억원가량을 투자하며 강력한 의지를 보였습니다. 로봇산업의 미래 가치를 확신한 결단이었습니다. 정 회장은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시점에서 로봇 기술이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으로 판단한 것입니다.
현재 보스턴다이내믹스는 현대차그룹의 핵심 자산으로 부상했습니다. 인수 후 현대차그룹은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로봇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했습니다. 4족 보행 로봇개 ‘스팟’과 휴머노이드 ‘아틀라스’ 등이 대표적입니다. 특히 아틀라스는 최근 상업화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사재까지 보태며 인수를 밀어붙인 것은 단순한 투자가 아니라 미래를 향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기업공개 시점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최근 'CES 2026'에서 보스턴다이내믹스 상장과 관련해 “지금 말씀드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면서도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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