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인상” 트럼프 또 ‘겁박’…산업계 ‘당혹감’
산업계 패닉…“당장 할수 있는게 없어 답답”
직격탄 자동차업계 ‘긴장’…상황 ‘예의주시’
배경 해석 분분…쿠팡 사태 ‘압박’ 가능성도
2026-01-27 15:22:38 2026-01-27 16:01:13
[뉴스토마토 배덕훈·박형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국회의 입법 절차 지연을 이유로 자동차 등에 대한 관세를 25%로 인상한다고 밝히자 산업계 전반에서 당혹감이 감지됩니다. 지난해 정부와 합동으로 전력투구해 관세 협상 타결을 이끌어내고 이를 바탕으로 올해 경영 계획을 재정비해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겁박에 전전긍긍하는 모습입니다. 트럼프 엄포의 속셈을 두고 전문가들은 쿠팡을 핑계로 통상 압박을 가하려는 것이라는 분석과 미 연방대법원의 판결을 앞두고 가시적 성과를 내려는 포석이라는 해석 등이 나오고 있습니다.
 
22일(현지시각)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국제기구 '평화위원회' 서명식에 첨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모습. (사진=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은 26(현지시각)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한국 입법부가 한국과 미국과의 합의를 지키지 않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한국에 대해 자동차, 목재, 의약품에 대한 관세와 기타 모든 상호관세(국가별 관세)15%에서 25%로 인상한다고 썼습니다.
 
앞서 지난해 11월 한미 양국은 정상 간 안보·무역 분야 합의 내용을 정리한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를 발표하면서 한국이 3500억달러(505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하는 대신 미국은 한국산 자동차 등에 대한 관세를 인하하기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 이를 이행하기 위한 대미투자특별법’(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은 지난해 11월 국회에 발의됐지만 아직 통과되지는 않은 상태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문제 삼고 정상 간 합의를 뒤집는 관세 위협 카드를 꺼내든 셈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이 자동차, 목재, 의약품을 직접 거론했지만, ‘기타 모든 상호관세도 언급한 만큼 산업 전반으로 파급될 가능성에 산업계는 예의 주시하고 있습니다. 재계 관계자는 매우 당혹스러운 상황으로, 기업 입장에서 당장 액션을 취할 수 있는게 없어 답답하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관세 협상이 뒤집히게 되면 타격이 클 수밖에 없기에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또 찾아야 할 것이라며 불안하긴 하지만 지금 내부적으로 뭔가 방침을 정하거나 할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라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자동차업계의 위기감은 더욱 큽니다미국 시장은 한국 자동차 수출 시장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의존도가 높기 때문입니다실제로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2·3분기 관세 여파로 46000억원(현대차(26000억원·기아 2조원)의 비용을 손실로 떠안은 바 있습니다여기에 아직 발표되지 않은 4분기 손실을 더하면 관세 부담 비용은 총 5조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27일 경기 평택시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다. (사진=뉴시스)
 
25%되면 관세비용 4조3천억 증가
 
자동차업계에서는 만일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으름장이 현실화할 경우 이와 비슷한 충격이 재현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의 SNS를 통한 일방적인 발표이기 때문에 실효성에 대해서는 따져봐야 한다면서도 자동차에 대한 품목 관세가 15%에서 25%로 복귀한다면, 현대차·기아의 관세 비용은 추가적으로 43000억원이 증가해 올해 합산 영업이익은 18% 감소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인상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당황스러웠는데, 시행 시점을 못 박지 않은 만큼 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신중한 입장을 전했습니다. 다른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아직은 불확실하다는 인식이 강한데, 정부 차원에서 논의를 준비 중이기에 일단 추이를 지켜보는 분위기라고 했습니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자동차산업은 이미 15% 관세를 감내하며 버티고 있는 상황으로 25%로 인상될 경우 수익성과 가격 경쟁력 모두 치명타를 입을 것이라며 반도체 산업 역시 단기적으로는 충격이 덜 할 수 있지만중장기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모습. (사진=뉴시스)
 
으름장 배경은 ‘쿠팡 사태’?
 
폭탄 발언을 두고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로 한국을 압박해 외적인 성과를 보여주려는 전략이라고 해석합니다. 강 교수는 자신의 관세정책과 관련해 연방대법원 판단을 앞두고 실제 성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정치적·법적 판단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을 수 있다대내외적으로 성과를 보여주려는 압박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습니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국회 비준의 경우 이미 특별법이 발의된 상태로 국회 통과는 일사천리로 진행할 수 있기에 이를 재촉하려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 행정부와 의회가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제정과 온라인 플랫폼 규제법 발의에 대한 불만이 있었던 만큼 이를 쿠팡 사태와 엮어 한국을 압박했을 가능성도 있다특히 쿠팡의 경우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한 정부의 조사가 진행 중인데 통상 압박을 통해 제재 수위를 최소화하고 중간선거에서 미국 기업을 지켰다고 활용하려는 목적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습니다.
 
아울러 김 교수는 과잉 대응은 금물로 트럼프 발언의 진위를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급선무라면서 파악된 진위를 통해 핀셋 형태의 맞춤형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한편, 정부는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재인상 언급과 관련해 차분히 대응해 나간다는 입장입니다. 청와대는 관세 인상은 (미국) 연방 관보 게재 등 행정조치가 있어야 발효된다정부는 관세 합의 이행 의지를 미국 측에 전달하는 한편 차분히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현재 소화 중인 캐나다 일정을 마치는 대로 미국으로 건너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관련 내용을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도 조만간 방미해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협의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배덕훈·박형래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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