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금감원장 "증권업계 PF 정리 지연 땐 현장점검"
증권사 CEO 한자리에…감독 수장, 책임경영 직접 주문
코스피 5000 이후 건전성·내부통제·소비자 보호 과제 제시
2026-02-10 17:27:48 2026-02-10 17:42:54
[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증권업계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정리가 더뎌질 경우 현장점검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코스피 5000 달성 이후에도 증권사의 건전성과 내부통제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판단에서입니다.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와 모험자본 공급 확대도 함께 주문했습니다.
 
이 원장은 10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부동산 PF 정상화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정리가 지연되거나 영업 행위에 문제가 확인될 경우 현장점검을 실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간담회에는 황성엽 금융투자협회장과 23개 증권사 CEO들이 참석했습니다.
 
부동산 PF 부실 규모를 두고는 다른 금융권역과의 격차를 직접 언급했습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증권업계의 PF 부실여신 잔액은 3조6000억원으로, 여신전문금융회사와 저축은행 업권을 웃도는 수준입니다. 이 원장은 "정상화 과정에서 우월적 지위를 활용한 부적절한 업무 처리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PF 정상화 과정에서 사업장별 정리 속도와 자금 집행의 적정성도 함께 점검하겠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금감원은 현재 약 18조2000억원에 이르는 부실 PF를 올해 말까지 10조원 이하로 관리한다는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이 원장은 PF 정리 속도가 더뎌질 경우 감독 강도를 높이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습니다.
 
코스피 5000 달성과 관련해서는 성과를 인정하면서도 대응 과제를 함께 제시했습니다. 그는 "성과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시장 신뢰를 훼손하는 요인부터 해소해야 한다"며 불공정거래와 금융사고 재발 방지를 주문했습니다. 이어 "끊이지 않는 금융사고는 내부통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신호"라고 지적했습니다.
 
올해부터 중소형 증권사까지 확대 적용되는 책무구조도와 관련해서는 제도의 실효성을 직접 점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금융감독원은 증권사의 운영 실태를 상시 점검하며 내부통제가 문서상 체계에 그치지 않고 실제 경영 판단 과정에서 작동하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필 계획입니다.
 
금융소비자 보호와 관련해서도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이 원장은 "금융소비자 중심의 DNA가 경영 전반에 이식돼야 한다"며 고위험 상품의 경우 상품 생애주기 전 단계에서 투자자 입장의 수용 가능성을 고민하고 합리성을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직원의 영업 실적뿐 아니라 고객 이익과 투자자 보호 노력도 핵심성과지표(KPI)에 균형 있게 반영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모험자본 공급 기능도 다시 꺼내 들었습니다. 이 원장은 발행어음과 종합금융투자계좌(IMA) 등 자금 조달 수단을 언급하며 증권사가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에 자금을 연결하는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기업의 잠재력을 정밀하게 평가하고 위험을 인수해 자금을 배분하는 기능은 증권사만의 고유한 역할"이라며 "증권사는 혁신기업을 발굴해 자본시장 자금이 실물경제로 흐르는 핵심 도관이 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모험자본 확대 역시 건전성과 리스크 관리가 전제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그는 "리스크 관리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투자자 보호도, 모험자본 활성화도 성립하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황성엽 금융투자협회장은 이에 대해 "자본시장의 성과는 투자자 신뢰에서 출발한다"며 "증권업계도 내부통제 강화와 역할 재정립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중소형 증권사의 역할 확대를 위한 제도적 보완 필요성도 함께 언급했습니다.
 
10일 여의도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장-증권회사 CEO 간담회에서 이찬진 금융감독원장과 증권사 CEO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금감원)
 
김주하 기자 juhah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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