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석영 기자] 윤석열씨 부부와 통일교 사이 연결고리였던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았습니다. 1심 재판부는 전씨의 알선수재 행위로 정교유착이란 중대한 결과가 발생했단 점에 주목해 특검 구형(5년)보다 무거운 처벌이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특히 김건희씨 1심과 달리 재판부는 김씨의 첫 번째 샤넬가방 수수 행위가 범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지난달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관봉권 띠지 분실 의혹을 수사하는 관봉권특검 사무실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재판장 이진관)는 24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전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습니다. 아울러 6000만원 상당의 그라프 목걸이를 몰수하고, 1억8000여만원을 추징하라고 했습니다.
전씨의 핵심 혐의는 김씨와 공모해 2022년 4~7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교단 지원 청탁을 받고 샤넬 가방 2개와 그라프 목걸이 등 8000여만원에 이르는 금품을 세 차례 걸쳐 받았다는 겁니다.
재판부는 알선수재 혐의를 모두 인정했습니다. 그중 김씨 1심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우인성)가 무죄로 판단한 첫 번째 샤넬 가방 수수(2022년 4월7일)도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김씨와 통일교 사이 묵시적 청탁이 있었단 판단입니다.
재판부는 “김건희가 전성배로부터 2022년 4월30일 ‘윤영호가 유엔 제5사무국 유치를 의논하고 싶어한다’는 문자를 받기 전에는 (통일교 관련) 명시적 청탁받았다고 보기 어렵다”면서도 “그러나 통일부 현안의 존재 여부를 구체적으로 알지 못했다 해도 첫 번째 샤넬 가방 등이 교부된 2022년 4월7일쯤 묵시적인 청탁이 있었다고 보인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구체적으로 △통일교가 2022년 대선에서 윤씨의 당선을 지원했고, 이를 인식한 김씨가 같은해 3월30일 윤 전 본부장과 통화에서 감사 인사와 함께 연락하라고 말한 점 △통일교가 윤씨 당선 기여를 인정받아 같은해 3월22일 윤씨와 1시간 독대했고, 이때 논의했던 아프리카 ODA(정부개발원조) 지원방식이 일주일 뒤 외교부 문서에 담긴 점 등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재판부는 “첫 번째 샤넬 가방 등이 교부된 때는 대통령 취임식 한 달 전으로 앞서 보았듯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 과정에서 기여한 통일교가 대선 지원에 대한 보상을 요구할 것이 확실히 예견되는 상황”이었다며 두 번째 샤넬 가방, 세 번째 목걸이 수수 행위와 하나로 묶어서 처벌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앞서 김씨 1심 재판부는 “김씨는 첫 번째 샤넬 가방 등이 전달될 당시 그 물건이 어떠한 청탁과 관련해 공여된 것인지 인식은 없었다고 보인다”며 “김씨는 2022년 4월30일자 전씨와의 문자 이후에서야 통일교 현안을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전씨 1심 재판부가 통일교의 대선 지원 사정을 꼼꼼히 살피자 판단은 달라졌고, 윤씨와 통일교의 관계까지 확장됐습니다.
특히 재판부는 양형사유에서 “전씨가 지속적으로 통일교로부터 청탁받은 내용을 김건희를 통해 윤석열 등에게 전달했다”며 “그 결과 정교유착의 결과 발생했다”고 짚었습니다. 이어 전씨의 알선행위로 인해 윤씨 부부와 통일교가 “상호 공생 관계에 이르렀다”는 점을 양형 사유로 깊이 고려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재판부는 전씨가 지방선거 후보자에게 공천 대가로 1억원을 받는 등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전씨가 정치자금법이 규정한 그밖의 정치활동을 한 사람에 해당하지 않으며, 정치활동을 위해 제공된 자금이라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습니다.
다만 재판부는 전씨의 행위가 공직선거법 위반에 해당하지만 공소시효(6개월)이 지나 처벌할 방법이 없다고 했습니다. 재판부는 “전성배와 같이 직업적·전문적으로 알선 행위를 은폐하는 자가 선거와 관련하여 알선하는 경우 그 범행을 밝히기가 쉽지 아니한 점을 고려하면 일률적으로 선거법 위반 범죄 공소시효를 6개월로 정한 규정이 다소 부당해 보인다”고 부연했습니다.
강석영 기자 ks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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