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면전 우려에 코스피 7% 폭락…6000선 붕괴
외국인 5조원 순매도…'20만전자'·'100만닉스' 이탈
방산·정유·해운 급등…전쟁 수혜 기대에 자금 쏠림 심화
금감원, 중동 리스크 대응 비상 TF 구성·24시간 모니터링
2026-03-03 17:08:30 2026-03-03 18:36:25
[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면전 공포가 국내 증시를 강타하며 코스피가 하루 만에 7% 넘게 폭락해 5800선 아래로 밀렸습니다. 외국인이 5조원 넘게 순매도에 나서며 종가 기준 역대 최대 낙폭을 기록했고, 불과 3거래일 전 돌파했던 6000선은 속절없이 붕괴됐습니다. 방산·에너지·해운주로 자금이 쏠리는 극단적 차별화 장세가 펼쳐진 가운데 금융당국은 24시간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했습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52.22포인트(7.24%) 하락한 5791.91에 마감했습니다. 5700선대로 내려온 것은 지난달 19일 이후 7거래일 만입니다. 지수는 78.98포인트(1.26%) 내린 6165.15로 출발한 뒤 외국인 매도 물량이 쏟아지며 낙폭을 빠르게 키웠습니다. 장 초반 6100선을 지키는 듯했지만 6000선을 내준 뒤 5900·5800선까지 연이어 붕괴됐습니다.
 
오후 12시5분에는 코스피200선물지수가 5%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지속되며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습니다. 코스피 시장에서 매도 사이드카가 나온 것은 지난달 6일 이후 한 달여 만입니다.
 
수급은 외국인이 주도했습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5조2365억원을 순매도했고 기관도 8572억원을 팔았습니다. 개인은 5조8380억원을 순매수하며 저가 매수에 나섰지만 지수 하락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코스닥도 동반 급락했습니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보다 55.08포인트(4.62%) 하락한 1137.70에 마감했습니다. 지수는 22.96포인트(1.92%) 내린 1169.82로 출발한 뒤 장 초반 반등을 시도했지만 매도세가 다시 강화되며 낙폭을 확대했습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5915억원, 2192억원을 순매수했고 개인은 7575억원을 순매도했습니다.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는 방산주를 제외하고 전면 약세를 보였습니다. 삼성전자(005930)는 9.88% 하락한 19만5100원에 마감하며 '20만전자'가 붕괴됐고, SK하이닉스(000660)는 11.50% 급락한 93만9000원으로 '100만닉스'가 무너졌습니다. 현대차(005380)(-11.72%), 기아(000270)(-11.29%), LG에너지솔루션(373220)(-7.96%),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5.46%) 등 주력 수출주가 일제히 급락했습니다.
 
반면 전쟁 장기화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방산·에너지·해운 업종으로 자금이 급격히 쏠렸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는 19.83% 오른 143만2000원에 마감했습니다. 이날 장중 149만2000원까지 치솟으며 신고가를 경신했습니다. LIG넥스원(079550)한화시스템(272210)도 나란히 상한가권까지 상승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운임 상승 기대감에 대한해운(005880)STX(011810)그린로저스, 흥아해운(003280)이 각각 상한가에 장을 마쳤으며 팬오션(028670)(17.42%)과 KSS해운(044450)(16.91%)도 두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유가 상승에 따른 마진율 개선 기대감으로 정유주도 상승세를 탔습니다. 한국석유(004090), 대성에너지(117580), 흥구석유(024060), 중앙에너비스(000440)가 모두 상한가를 기록했고 대형 정유주인 #S-OIL(28.45%), GS(078930)(2.62%), SK이노베이션(096770)(2.51%)도 강세를 보였습니다.
 
시장 불안을 키운 핵심 변수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부입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원유의 84%, LNG의 83%가 아시아로 향했고 중국·인도·일본·한국 4개국이 원유 물동량의 75%, LNG의 59%를 차지했습니다. 중동발 공급 차질이 현실화될 경우 아시아 주요국의 에너지 비용 부담이 급격히 확대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가가 가장 빠른 심리지표"라며 "호르무즈 해협이 전면 봉쇄될 경우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다"고 말했습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최근 코스피가 단기간 급등하며 과열 구간에 진입한 상황에서 지정학 리스크가 겹치며 외국인 차익실현 압력이 한꺼번에 분출됐다"고 분석했습니다.
 
금융당국도 즉각 대응에 나섰습니다. 금융감독원은 이날 중동 상황 악화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을 점검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비상대응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한다고 전했습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외환·주식·채권시장 변동성 확대가 우려된다"며 "각별한 경계감을 갖고 금융시장 안정에 감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여파에 코스피와 코스닥이 급락한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에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주하 기자 juhah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