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삼성중, 18개 건설사와 담합 분담금 소송 ‘이전투구’…삼성물산도 제소
호남고속철 담합 배상금 106억원, 구상권 청구
1심서 76억원 승소, 2심서 31억원 추가 청구
삼성물산도 피고석에…피소 법인들 충당부채 비상
2026-03-04 14:58:08 2026-03-04 15:08:45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삼성중공업이 호남고속철도에 대한 담합 배상금을 지급한 후 손해를 만회하기 위해 18개 건설사와 100억원대 소송 중인 사실이 처음 확인됐습니다. 소송 대상엔 계열사인 삼성물산도 포함돼 있어 냉혹한 자본 논리가 법정에서 재현되고 있습니다.
 
4일 법조계와 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중공업이 현대건설, 삼성물산 등 18개 건설사를 상대로 제기한 구상금 소송의 항소심이 진행 중입니다. 이번 소송은 ‘호남고속철도 노반신설공사’ 입찰 담합으로 인해 발생한 손해배상 분담금을 다투는 내용입니다. 삼성중공업이 발주처인 국가철도공단에 106억원을 배상한 후 담합 사건 책임에 비해 과도하게 지급됐다며 다른 적발 기업들에게 구상금을 청구했습니다.
 
삼성중공업이 1심에서 제기한 소송가액은 약 101억9000만원 규모입니다. 지난해 8월 1심 재판부는 삼성중공업의 구상권을 상당 부분 인정하며 약 76억원의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삼성중공업은 1심에서 기각된 패소분과 지연이자, 청구 취지 확장, 부대 항소 등을 반영해 31억5000여만원을 추가 청구하고 나섰습니다. 반면, 피고 측은 8억5000여만원 규모의 불복 항소를 제기하며 맞불을 놓았습니다.
 
 
 
재무적으로 이번 소송은 우발자산과 충당부채의 충돌입니다. 삼성중공업 입장에서는 이미 비용 처리가 끝난 배상금을 현금으로 되찾아오는 과정으로, 승소 확정 시 영업외수익을 인식하게 됩니다. 이와 달리 현대건설, 삼성물산, 포스코이앤씨, 대우건설, GS건설, DL이앤씨, KCC건설, 계룡건설산업, 한신공영, 두산건설, 금호건설, 동부건설 등 피고 측은 1심에서 패소했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구상금에 대한 우발부채에서 나아가 충당부채를 인식해야 합니다.
 
특히 계열사이면서 담합 적발 당시 리니언시(자진신고자 감면제도)를 했던 삼성물산도 피고에 속해 주목됩니다. 리니언시는 행정벌을 면제받지만 민사 배상 책임까지 면해주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례가 설시된 바 있습니다. 삼성물산은 리니언시로 과징금을 절감했으나, 계열사인 삼성중공업은 배상 책임을 떠안아 구상권을 요구하는 대조적 상황에 놓였습니다. 이 같은 계열사 간 공방은 그룹 차원의 자본 유출을 최소화하고 실익을 내부화하는 점에서 다른 피고들과 구분됩니다.
 
삼성물산은 1심과 달리 2심에서 법률 대리인을 선임하지 않았습니다. 패소 시 부담할 추가 배상액이나 법률비용 등을 고려해 소극적으로 재판에 임하는 듯 보입니다. 대형 로펌과 전관 변호사를 선임해 적극 방어하고 있는 다른 피고들과 비교됩니다.
 
삼성중공업은 분담금 설정 기준으로 관련 매출을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이득액이 적다는 이유로 담합 주도사들이 배상금을 적게 납부한 부분은 부당하다고 주장합니다. 이에 대해 피고 측은 담합으로 실제 얻은 이득액 기준으로 설정하는 게 직관적이라며 맞서고 있습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책임에 비해 과도하게 지급한 배상금 때문에 소를 제기하게 됐다”며 “삼성물산이 소송 대상에 포함된 것은 공동피고인이라 불가피했던 부분”이라고 했습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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