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SK에코플랜트, 하이닉스 반도체 공사만 7조…일감 지형 교체
용인 클러스터·M15 등 하이닉스 공사만 약 30% 차지
반도체·데이터센터 등 산업 인프라 비중 빠르게 확대
주택사업 비중 10% 수준…건설 포트폴리오 변화
2026-03-11 07:00:00 2026-03-11 07:00:00
이 기사는 2026년 03월 9일 06:0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소윤 기자] SK에코플랜트가 '하이테크 기업' 전환을 선언한 이후 실제 공사 현장에서도 변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기존 팹 확장(M15 등)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SK하이닉스(000660) 반도체 공사가 일감의 큰 축으로 자리 잡으면서 반도체·데이터센터 등 산업 인프라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는 흐름이다. 반면 재개발·재건축 등 주택사업 공사 잔액은 약 10% 수준에 그쳐, 공사 포트폴리오마저 주택 중심에서 산업 인프라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용인 Cluster 1기 PJT (사진=SK에코플랜트)
 
산업 인프라 비중 35%…실제 비중은 더 높을 수도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분기보고서(2025년 9월 말) 기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구축공사(3조 3696억원), FAB 1기 지원시설 건설공사(1조 7677억원), M15 Ph-3 프로젝트(1조 1226억원) 등 하이닉스가 직접 발주한 공사 3건의 계약잔액을 합산하면 약 6조 2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발주처는 용인일반산업단지㈜이지만 SK하이닉스 팹이 들어서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조성 공사 잔액 약 6800억원을 사실상 하이닉스 공장 조성을 위한 기반 인프라로 보고 포함하면 총 약 6조 9000억원, 즉 '약 7조원' 규모로 집계된다. 
 
이는 기본도급액이 아닌 아직 매출로 인식되지 않은 공사 물량을 의미하는 계약잔액 기준이며, 전체 계약잔액 약 22조원 가운데 약 30% 수준에 해당한다. 건설업에서는 앞으로 수행할 공사 물량을 나타내는 지표가 계약잔액이기 때문에, 현재 일감 구조를 비교·분석할 때는 기본도급액이 아니라 계약잔액 기준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설명이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SK하이닉스가 총 120조원 이상을 투자해 반도체 생산라인 4기를 구축하는 초대형 산업단지 프로젝트다. 경기 용인 처인구 원삼면 일대에 조성되며, 첫 번째 팹은 2027년 준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산업단지 조성과 팹 건설, 지원시설 등이 단계적으로 추진되면서 관련 인프라 공사 규모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프로젝트가 향후 수년간 SK에코플랜트의 주요 매출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SK에코플랜트가 추진 중인 하이테크 중심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과도 맞물린다. 회사는 반도체 공장과 데이터센터, 연료전지 발전소 등 산업 인프라 EPC(설계·조달·시공 일괄 수행) 사업을 핵심 성장축으로 삼고 관련 수주를 확대하고 있다. 실제 공사 잔액 구조에서도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등 첨단 산업 인프라 비중이 빠르게 늘어나며 기존 주택 중심 건설사와는 다른 일감 구성이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SK하이닉스 관련 공사 외에도 데이터센터와 연료전지 발전소 등 산업 인프라 프로젝트를 포함하면 비중은 더 높아진다. 부평 데이터센터(4088억원), 울산 AIDC(4007억원), 연료전지 발전소 2곳(924억원) 등의 계약잔액을 합치면 약 9000억원 수준이다. 이를 하이닉스 관련 공사와 합산하면 산업 인프라 공사는 약 7조8000억원으로 전체 계약잔액 약 22조원 가운데 약 35% 수준을 차지한다. 여기에 '기타'로 분류된 민간 프로젝트 상당수도 산업시설·환경시설 등 중소형 산업 인프라 공사일 가능성이 높은 점을 감안하면 실제 관련 비중은 이보다 더 높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면 재개발·재건축 등 주택 정비사업 공사 잔액은 약 2조원 중반 수준으로 전체의 10% 안팎에 그친다. 능곡2구역, 연희1구역, 괴정7구역 등 주요 정비사업이 포함되지만 규모 자체는 제한적이다. 철도·도로 등 관급 인프라 공사 역시 약 8000억원 수준(약 4%)에 머문다. 
 
회사가 환경 혹은 하이테크 중심으로 정체성을 전환하기 전인 2021년만 해도 공사 포트폴리오는 전통적인 건설사 구조에 가까웠다. 당시 전체 계약잔액 약 19조원 가운데 반도체 관련 공사는 약 3조원 안팎으로 15% 수준에 그쳤다. 반면 재개발·재건축 등 주택·개발사업 비중이 약 30% 안팎, 발전 플랜트와 해외 인프라 공사 등이 나머지를 차지했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반도체 생산시설 EPC부터 산업용 가스·핵심 소재·모듈 유통, 데이터센터·연료전지 등 AI 인프라까지 아우르는 구조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해 단순 시공 중심이 아니라 반도체· AI 밸류체인 전반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체질로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테크 수익성 부각…PF 부담은 과제
 
SK에코플랜트의 하이테크 전환은 단순한 수주 포트폴리오 변화에 그치지 않고 실적에도 반영되고 있다. 2025년 3분기 누적 기준 하이테크 부문 매출은 4조 7117억원, 영업이익은 3783억원으로 영업이익률 8%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연결 기준 전체 영업이익률이 4.2%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하이테크 부문이 전사 수익성 개선을 주도한 셈이다.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사 기성이 본격 반영되는 가운데 SK에어플러스, 에센코어 등 신규 편입 자회사 실적까지 더해지며 반도체 유관 사업 중심의 이익창출 구조가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수익성 측면에서는 기존 건축·주택 중심 사업과 차이가 나타난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공장과 데이터센터 등 산업 인프라 공사는 고도의 설비 기술과 정밀 시공이 요구돼 진입장벽이 높고, 발주처도 대기업 계열 및 글로벌 제조사 중심이어서 일반 건축 공사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마진을 확보할 수 있는 사업으로 꼽힌다. 
 
다만 재무 측면에서는 과거 사업다각화 과정에서 쌓인 부담이 여전히 남아 있다. 현재 회사의 순차입금은 4조 9932억원에 달했고, PF(프로젝트 파이낸싱)보증도 1조 8627억원으로 증가했다. 대구 본리동 개발사업, 김포 물류센터, 부산 홈플러스 해운대점 개발사업 등 일부 비주거·지방 사업장은 착공 지연이나 분양 부진에 따른 우발채무 현실화 가능성을 계속 점검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PF 지급보증은 대부분 정비사업 관련 사업장으로 구성돼 있어 실질적인 우발채무 리스크는 제한적인 수준"이라며 "앞으로도 보수적인 재무 관리 기조를 유지하면서 재무 건전성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수명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SK하이닉스 공사와 반도체·데이터센터 자회사 편입으로 일감과 실적이 '반도체· AI 인프라' 중심으로 재편된 건 분명한 변화"라며 "다만 과거에 쌓인 국내외 PF 보증과 일부 개발 사업 리스크가 남아 있어, 하이테크에서 벌어들이는 현금으로 이를 얼마나 안전하게 흡수하느냐가 앞으로의 과제"라고 분석했다.
 
김소윤 기자 syoon13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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