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잘 날 없는 검찰개혁자문위…핵심은 ‘보완수사권’
16명으로 출범한 자문위, 9명만 남아
박 교수 사의 배경엔 '보완수사권' 논란
"검사 수사권 남용" 대 "수사 공백 우려"
검찰개혁 방안 논의 내내 논란 될 듯
2026-03-10 18:29:04 2026-03-10 18:29:04
[뉴스토마토 강예슬·유근윤 기자] 정부가 검찰개혁에 관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만든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회(자문위)가 삐걱대고 있습니다. 자문위 위원장직을 맡았던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지난 9일 사의를 표명한 겁니다. 사의 표명에 도화선이 된 건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둘러싼 논란입니다. 정부가 재입법예고한 공소청법이 지난 3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국회로 넘어오자, 민주당 강경파 의원들이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전제로 한 법안이라고 거세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보완수사권을 둘러싼 잡음이 계속되는 만큼, 찬반 이견을 통합하는 것이 향후 검찰개혁의 관건이 될 걸로 보입니다. 
 
10일 <뉴스토마토> 취재에 따르면 박 교수는 지난 9일 오후 국무총리실에 위원장식 사의를 알렸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0월 16명으로 출범했던 자문위는 9명 체제로 운영될 예정입니다. 검찰개혁추진단은 공석이 된 위원장직의 직무대리를 세우는 방안 등 향후 운영 방안에 대해 고심 중입니다. 
 
지난해 12월4일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회 위원장인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자문 위원 6명 집단 사퇴 이어 위원장 사의 표명까지
현재 정부의 검찰개혁은 검찰개혁추진단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추진단은 국무조정실·법무부·행정안전부·인사혁신처 등 관계부처 구성원 51명으로 구성됩니다. 자문위는 추진단의 속한 기구로 검찰개혁에 관한 학계·법조계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겠다는 명목으로 지난해 10월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출범 후 '보완수사권' 논란으로 계속 삐그덕대는 모습입니다. 앞서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한동수 변호사(더불어민주당 윤심판원장) 등 자문위 위원 6명은 정부가 최초 입법예고한 중대범죄수사청법(중수청법)·공소청법에 자문위 의견이 담기지 않은 것에 반발하며 지난 1월14일 동반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당시 서보학 교수는 지난 1월12일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검사에 보완수사권을 인정할지 말지는 공소청과 중수청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제일 중요하다"면서 "그런데 정부는 '보완수사권은 (공수청법, 중수청법 말고) 형사소송법 개정안 때 논의를 하자'고 하면서 계속 지연시켜 왔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논란이 확산되자 정부는 학계와 법조계 등 각계 의견을 수렴해 새로운 중수청·공소청법을 내놨습니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은 정책의원총회를 열어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까지 했습니다. 당시 민주당은 '보완수사권 폐지'를 당론으로 정했습니다. 이후 정부는 기존 중수청법 입법예고안 가운데 중수청 수사 범위는 일부 축소하고, 직제는 일원화 하는 안을 확정했습니다. 논란은 가라앉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두 법안이 지난 3일 국무회의를 거쳐 국회에 발의되자, 김용민·이성윤·추미애 민주당 의원 등은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했습니다. 대표적으로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지난 7일 자신의 소셜서비스(SNS)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정부는 수사기관의 전건송치와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주장하고 있다. 이게 인정되면 (공소청은) 지금의 검찰보다 더 강력해진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박 교수의 사의는 이런 민주당 내 일부 강경파 의원들의 비판을 의식한 결정으로 풀이됩니다. 박 교수는 사의를 표명한 지난 9일 언론공지문을 통해 "저는 위촉 이전부터 보완수사 폐지에 반대하고 전건송치의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해 온 사람"이라며 "이러한 분명한 소신을 가진 제가 중립적 입장에서 법안 준비를 요구받는 추진단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국무총리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장인 윤창렬 국무조정실장이 지난 1월12일 정부서울청사 창성별관에서 열린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법안 입법예고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진=국무총리실)
 
찬반 팽팽 '보완수사권' 논란…검찰개혁 성패 달려 
결국 '보완수사권' 논의는 향후 검찰개혁 핵심 쟁점이 될 걸로 보입니다. 민주당 강경파 의원들과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 등은 검찰에 보완수사권을 주는 것은 '수사와 기소 분리'라는 검찰개혁의 기본 원칙에 어긋난다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국회에 계류 중인 정부의 공소청법은 검찰에 보완수사권을 주는 것을 전제로 만들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검사의 직무를 규정한 공소청법 제4조9호를 보면 '그밖에 법령에 따라 그 권한에 속하는 사항'을 정할 수 있게 하는데, 여기에 얼마든지 수사 업무를 넣을 수 있다는 겁니다. 
 
이들 강경파 의원들은 중수청법에도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정부의 중수청법에 따르면 중수청은 타 수사기관에 사건의 이첩을 요구할 수 있고, 중수청 수사관은 중대범죄 사건 수사 개시시 검사에 수사사항을 통보하도록 돼 있는데 사실상 공소청 검사의 수사 지휘를 받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입니다. 즉 정부의 중수청법에 따라 중수청이 설계될 경우 공소청이 사실상 중수청을 지휘할 수 있는 구조가 된다는 게 이들의 생각입니다. 
 
반면 보완수사권 찬성론자는 1차 수사기관에만 수사를 맡길 경우 발생할 수사 공백을 강조합니다. 경찰·중수청 등 1차 수사기관이 사건의 실체를 규명하지 못할 경우 검찰이 이를 보완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아울러 구속기간이나 공소시효 임박 등 특수한 상황에서 검찰이 공소 유지를 하려면 불가피하게 검찰의 보완수사가 필요한 경우가 있다는 주장을 폅니다. 
 
박 교수는 사의표명 다음날인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개혁주창자들은 검사의 직접수사뿐 아니라 보완수사조차 원천적으로 봉쇄하지 않으면 검찰개혁은 실패한다고 주야장창 주장한다"며 " 그러나 그들은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수사의 공백, 비효율적 사건 처리, 억울한 피해 가능성은 애써 외면된다"고 주장한 배경입니다.
 
이처럼 '보완수사권'을 둘러싼 찬반 의견이 팽팽한 만큼, 이재명정부의 검찰개혁 성패는 보완수사권을 둘러싼 논쟁을 잘 정리하는 일이 관건이 될 걸로 보입니다. 10월2일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중수청·공소청이 설립돼 운영되려면, 정부조직의 기틀이 되는 두 법안은 3월 중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돼야 합니다.   
  
강예슬 기자 yeah@etomato.com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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