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국민의힘의 6·3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 공천 등록을 재차 미뤘습니다. 절윤(윤석열 절연)에 이은 강경 당권파 인적쇄신 요구를 장 대표가 묵살하자 또다시 강수를 둔 것입니다. 다만 불출마설은 일축했는데요. 당 안팎에선 장동혁 지도부를 향해 단수공천을 압박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옵니다.
오세훈, '절윤→인적쇄신'…장동혁과 대립각
오 시장은 국민의힘 공천 추가 접수 마지막 날인 12일 하이서울기업지원 사업설명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선거 참여 경선 등록, 공천 등록하는 것은 못 한다"라며 "(절윤 선언 이후) 당 변화를 정리해 보면 그 이후에 실천이 중요하다고 말했는데, 실행 단계 조짐이 아직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라고 말했습니다.
불출마설은 일축했습니다. 오 시장은 "선거에 참여할 것"이라면서도 "수도권 선거의 장수 역할을 할 서울시장에 도전하는데, 최소한 수도권 선거를 치를 수 있으려면 이런 전제 조건이 바탕이 돼야 뛰어들 만한 전장의 기본 조건이 마련돼야 한다"라고 목소리 높였습니다.
오 시장의 결정은 장 대표의 인적쇄신 거부와 맞닿아 있습니다. 오 시장은 그간 지방선거 출마와 절윤을 놓고 지도부와 줄다리기했습니다.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 당은 수도권 선거를 포기했다"라며 절윤을 위한 끝장 토론을 지도부에 요구하면서 갈등이 시작됐습니다. 장 대표는 끝장토론 요구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장 대표의 무응답에 오 시장은 다음날인 지난 8일 첫 번째 공천 접수를 미신청으로 응수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공천 등록 마감을 8일 저녁 6시에서 10시로 늘리기도 했습니다. 이날 저녁 오 시장과 장 대표는 비공개 회동을 통해 절윤을 비롯해 지방선거 전략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후 국민의힘은 의원총회를 열고 공식적으로 절윤을 선언했습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9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정치적 복귀를 요구하는 일체의 주장에 명확히 반대한다"며 선언문을 발표했습니다. 다만 장동혁 대표는 직접적인 입장 표명하지 않은 채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을 통해 "의원들의 총의를 존중한다는 입장"이라고만 밝혔습니다.
절윤 요구가 받아들여지자, 오세훈 서울시장은 "의미 있는 변화가 시작됐다"라며 화답했습니다. 다만 이후 공관위에서 12일까지 공천 추가 접수를 발표하자 당 지도부에 구체적인 절윤 실천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강경파에 대한 인적 쇄신이 골자인데요. 하지만 장동혁 대표는 같은 날 "의원총회에서 밝힌 우리의 입장이 마지막 입장이 돼야 한다"면서 인적쇄신에 선을 그었습니다.
오 시장이 버티기에 돌입한 내막엔 경선 방식에 대한 불편한 심기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번 지방선거에 일명 '한국시리즈' 경선 방식을 도입했습니다. 현역 시·도지사가 출마하는 지역의 경우 후보자끼리 경선을 치른 뒤 현역과 한 번 더 결선을 치르는 분리 경선을 뜻합니다. 선거 열세에도 '현역 프리미엄'을 포기하면서까지 무리한 경선을 진행하는 방식에 오 시장 등을 겨냥한 조치라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이에 오 시장이 '단수공천'을 놓고 지도부와 힘겨루기에 돌입한 것입니다. 인재 가뭄을 겪는 국민의힘에서 오 시장 외에 뚜렷한 대안이 없는 상황입니다. 이정현 국민의힘 공관위원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서울은 중요한 지역이고, 이런 지역에 대해 이기는, 승리를 위한 결정을 하는 게 가장 큰 원칙"이라며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6·3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자 경선 등록을 재차 신청하지 않았다. (사진=연합뉴스)
'쇄신' 요구에…장동혁 리더십 시험대
오 시장과의 갈등으로 장 대표는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당 내부에선 장 대표를 향해 절윤을 증명할 수 있는 후속 움직임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특히 △윤민우 윤리위원장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 △박민영 미디어대변인 등 이른바 강성 당권파를 향한 인사 조치에 대한 요구가 빗발칩니다.
다만 장 대표는 강경파 경질 요구를 일축하고 있습니다. 장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 중앙윤리위원회에 제소된 모든 징계 사건에 대해 지방선거가 끝날 때까지 추가적인 징계 논의를 하지 말 것을 요청한다"면서 "당직을 맡고 있는 모든 분은 앞으로 당내 문제나 당내 인사에 대한 언급을 자제해 줄 것을 당부한다"고 밝혔습니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장 대표의 발언은 당내에서 후속 조치 요구가 나온 것에 대한 답으로 보면 되느냐'는 질문에 "맞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결의문의 3번 조항을 보면 '당내 구성원 간의 갈등을 증폭시키는 모든 행동과 발언을 중단하고 대통합에 나서겠다'고 나와 있다"며 "그 부분에 대한 후속 조치로 당대표가 윤리위에 요청한 사안"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오 시장을 비롯해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의원들을 중심으로 '혁신 선거대책위원회'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아울러 조기 선대위 체제로 전환하고 장 대표와 함께 지방선거를 지휘할 공동 선대위원장을 앉혀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남에서 "국민들의 변화에 대한 기대에 저희가 맞추기 위해서는 즉각적인 행동 변화가 필요하다"며 "강성 극우 지지층들을 대변했던 핵심 당직자에 대한 사퇴를 시키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 그분들 스스로가 물러나는 것이 그것이 당과 또 장동혁 대표를 위한 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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