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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4월 23일 18:17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도시은 기자] 금융당국이 증권사의 해외 진출을 독려하기 위해 인센티브 지원 도입한 지 1년이 지난 가운데, 국내 증권사들의 해외 점포 수는 꾸준히 증가하며 외형 확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외형 성장과 달리 해외 사업의 수익성은 뚜렷한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양적 확대'는 이뤄졌지만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확보하는 '질적 성장'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여의도 증권가. 사진=IB토마토)
국내 점포 줄고, 해외 거점 3년째 '팽창'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전체 증권사 점포 수는 2023년 816개에서 2024년 758개, 2025년 715개로 감소한 반면 같은 기간 해외 점포는 62개에서 68개, 76개로 증가했다. 국내 영업망은 축소되는 대신 해외 네트워크 확장은 이어지는 흐름이다.
증권사별로 보면 해외 점포 수가 가장 많은 곳은
미래에셋증권(037620)으로 22개를 보유하고 있다. 이어 한국투자증권이 11개,
NH투자증권(005940) 8개, KB증권이 7개로 뒤를 이었다. 주요 대형사를 중심으로 글로벌 거점 확보 경쟁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그동안 증권업계는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해외 진출을 확대해왔지만, 해외 사업 수익이 일부 국가나 특정 법인에 집중되거나 전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한 수준에 머물러왔다.
이 같은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증권사의 적극적인 해외진출·기업금융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해외 자회사의 현금성 이익잉여금을 3개월 유동성비율 산출 시 유동자산으로 인정하고, 해외 현지법인이 투자적격등급(BBB- 이상) 국가의 대표지수에 편입된 주식에 투자할 경우 순자본비율(NCR) 개별위험값을 12%에서 8%로 낮췄다. 유동성 및 건전성 관리를 저해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해외 사업 확대를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기존에는 외화증권을 해외 보관기관에 개설된 예탁원 명의의 계좌에 보관하도록 규정됐다. 개선안에는 증권사가 고유재산으로 보유한 외화증권을 외화 자금조달 등에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해외 보관기관에 증권사 명의의 계좌 보관을 허용하는 내용도 담겼다. 담보 제공이나 외화 자금 조달 등 자산 활용의 유연성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다만 업계에서는 인허가 절차 간소화와 규제 완화가 글로벌 사업 확대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에는 공감하면서도, 실제 체감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당시 제도 개선에는 업계 의견이 상당 부분 반영된 것은 맞지만, 실제로 즉각적인 사업 확대나 수익 개선으로 이어지는 구조는 아니다"라며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체감하는 변화는 크지 않다"고 밝혔다.
성과는 '선별적'…해외 수익성 여전히 편차
실제 실적을 보면 일부 증권사를 제외하고는 해외 법인 수익이 여전히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해외 사업에서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냈다. 해외 법인 세전이익은 4981억원으로 전년(1661억원) 대비 200% 이상 급증했다. 미국·홍콩·런던·싱가포르 등 주요 거점에서만 3315억원의 수익을 거뒀다. 특히 미국 법인(Mirae Asset Securities (USA) Inc)의 순이익은 1871억원으로 전년(791억원)의 두 배를 훌쩍 넘겼다. 홍콩법인(Mirae Asset Securities (HK) Limited)은 1174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전년(672억원)보다 74.8% 늘었고, 2024년 적자를 냈던 인도네시아 법인도 223억원의 순이익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지난해 미국 IB 법인과 베트남 법인은 성장세를 보였지만 홍콩 법인은 역성장했다. 미국 법인(Korea Investment & Securities US, Inc.)은 268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전년(169억원) 대비 58.4% 뛰었다. 베트남 법인도 31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241억원)보다 증가했다.
반면 홍콩 법인의 순이익은 104억원으로 전년(156억원) 대비 33.4% 급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연간 순이익 2조원을 넘기며 업계 선두를 유지했지만, 해외 사업 기여도는 제한적인 수준에 그쳤다.
신한투자증권은 해외 법인 수익성 개선이 좀처럼 이뤄지지 않고 있다. 미국 법인은 지난해 1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전년(11억원) 대비 손실이 커졌다. 홍콩 법인은 36억원의 순이익을 냈으나 전년(42억원)에 못 미쳤고, 베트남 법인은 순이익 62억원을 기록해 전년(70억원 상당)보다 감소했다. 인도네시아 법인도 13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전년(-7억원) 보다 손실 폭이 증가했다.
이처럼 증권사별·지역별로 실적 편차가 크게 나타나면서 해외 사업의 성과가 구조적으로 안정화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결국 해외 사업 핵심은 '점포 수'가 아니라 '수익 모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지 브로커리지, 투자은행(IB), 자기자본 투자 등 어떤 사업 구조를 구축하느냐에 따라 성과가 갈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해외 진출은 단기 실적을 위한 전략이 아니라 중장기 로드맵에 따른 투자"라며 "제도 지원이 방향성에는 도움이 되지만 사업 성과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어떤 사업 구조를 구축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도시은 기자 eqw581740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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