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노조 "매각금, 메리츠 채권 회수에 쓰여선 안돼"
익스프레스 매각 대금, 회생 위한 운영자금으로 우선 활용돼야
2026-04-24 15:43:10 2026-04-24 15:43:10
홈플러스일반노동조합이 24일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메리츠본사 앞에서 메리츠 규탄 기자회견을 벌이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이혜지 기자] "메리츠가 얼마나 약탈을 했으면 이 비싼 강남 땅에 이렇게 높은 건물을 지었겠습니까." 홈플러스일반노동조합 이경옥 지도위원은 24일 서울 강남구 메리츠금융그룹 본사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하며 금융권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이날 현장에는 조합원들이 모여 '약탈 금융 중단' 등의 구호를 외치며 집회를 이어갔습니다.
 
홈플러스일반노동조합은 이날 메리츠금융그룹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익스프레스 매각 대금을 채권 회수가 아닌 영업 정상화 자금으로 사용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노조는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채권단의 회수 중심 구조가 기업 회생과 고용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고용집약 산업에 대한 사모펀드 투자 규제 공백 문제도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노조는 지난 21일 NS쇼핑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과 관련해, 매각 대금을 채권 회수가 아닌 영업 정상화 자금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노조 측은 "매각 대금이 채권단의 원금 회수에 우선 사용될 경우 기업 회생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며 "협력업체 대금 지급과 상품 공급 정상화가 선행돼야 매장도 다시 살아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메리츠금융그룹은 약 1조2396억원 규모의 회생채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국 62개 점포를 담보로 확보한 상태입니다. 노조는 메리츠가 회생 절차 연장과 DIP(회생기업 자금조달) 대출 요청에도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금융권에서는 "회생 절차에서도 채권 회수는 기본 원칙이며, 추가 자금 지원 여부는 사업성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홈플러스의 경영 상황은 빠르게 악화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3월 기업회생 절차 개시 이후 14개월 동안 임직원 수는 1만9924명에서 1만6450명으로 감소했으며, 매출은 전년 대비 약 40%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임금 체불과 납품 중단이 이어지면서 일부 점포에서는 상품 수급에 차질이 발생했고, 이에 따라 소비자 발걸음도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노조는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경영 방식과 금융 구조를 지목했습니다. 차입을 활용한 인수 이후 자산 매각과 비용 절감이 이어지면서 기업 경쟁력이 약화됐고, 여기에 금융 비용 부담까지 더해지며 경영 위기가 심화됐다는 주장입니다. 반면 업계에서는 온라인 유통 성장과 소비 패턴 변화 등 외부 환경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한편 이번 사태를 계기로 사모펀드 투자 규제 공백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습니다. 특히 대형마트처럼 고용 비중이 높은 산업에서 차입 중심 투자 구조가 결합될 경우, 기업 회생보다 채권 회수가 우선되는 구조가 고용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에 따라 고용 유지와 영업 정상화를 함께 고려할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과도한 규제는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홈플러스 회생계획안 가결 시한은 다음 달 4일입니다. 채권단 동의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회생 절차 폐지와 파산 전환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과가 향후 사모펀드의 유통업 투자와 규제 논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혜지 기자 ziz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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