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3 지방선거가 한 달도 채 남지 남았다. 여야는 후보자 공천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선거 유세에 돌입하고 있다. 국회의원 보궐 선거도 함께 치른다. 그 대진표도 거의 채워졌다. 공천 과정은 필연적으로 진통을 수반한다. 여당보다 야당의 갈등과 혼란이 훨씬 컸다. 제1야당 지도부의 전략 및 리더십 부재에 선대위의 무원칙이 더해져 공천 과정은 한 마디로 총체적 부실로 이어졌다. 어찌어찌 후보자가 정해지긴 했지만, 국민의힘 지지율은 4월 23일 발표된 갤럽조사 기준 15%로 창당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공식 선거 운동이 시작하기도 전에 이미 판세가 기울었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선거는 승부를 겨루는 스포츠와 같다. 전설적인 야구선수 요기 베라의 말처럼,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방심은 변수를 낳고, 그 변수는 승패에 영향을 미친다. 흔히 선거의 승부를 가르는 3대 요소를 구도, 인물, 이슈라고 말한다. 구도는 대통령 지지율이라고 본다면, 인물은 공천 결과에 대한 평가이고, 현안 이슈는 여야의 메시지 관리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대통령 지지율은 70%에 육박하고 있어서, 여당의 압도적 우세로 봐도 될 것이다. 특히, 이재명 정부 출범 1년 만에 치러지는 첫 전국 선거인 만큼 유권자들은 안정적 국정 운영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한다. 여당 후보자들은 이러한 ‘구도의 가산점’을 가지고 유리한 위치를 선점한 셈이다. 그러나 유리한 정국구도가 반드시 개별 선거의 승리를 가져온다는 보장은 없다. 각 후보의 역량과 비전, 그리고 간절함이 불리한 구도를 극복해내기도 한다.
6·3 지방선거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는 야당 현역 지자체장과 여당 도전자의 승부가 많다는 것이다. 전국 16개 광역 중 11곳에서 현역 단체장이 후보로 확정됐다. 모두 국민의힘 소속이고, 여당 현역은 모두 공천 탈락했다. 선거에서 현역 프리미엄은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다. 도시 지역이 아닌 곳에서는 더욱 힘을 발휘한다. 민주당이 현재 지지도로 방심할 수 없는 이유이다. 정치적 공방보다는 지역 민생과 구석구석 현안들을 꼼꼼히 챙기고, 지역민들의 목소리에 더 세심히 귀를 기울이는 경쟁을 해야 한다. 유권자들은 현역 지자체장의 실적과 도전 후보의 비전과 역량을 비교해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것이다.
지난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유세에 사용될 국민의힘 유세차량이 들어오고 있다.(사진=뉴시스)
둘째는 지방선거 결과가 여야 모두 차기 당권과 대권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경우, 정청래 대표의 보궐 임기가 만료되어 전당대회가 예정되어 있고, 국민의힘 역시 선거 결과에 따라 지도부 거취에 대한 요구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여당 내 당권 투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이는데, 정청래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선거 승리와 이를 위한 총력관리를 해야만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한, 여야를 막론하고 대선주자급 후보자들이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조금 과장을 보태면 미리 보는 대선 경선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만큼 물러설 수 없는 경쟁이고, 자칫 정책보다는 정치 과열 양상으로 흐르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크다. 이로 인해 꼭 필요한 지역 의제들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지방자치 제도 본연의 가치를 잘 구현해내는 경쟁에 여야가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셋째는 조금 다른 각도에서 볼 때, 교육감 선거에 대한 무관심이다. 지방선거와 보궐 선거의 정치적 몰입도가 깊어질수록, 정당이 배제된 교육 지도자 선거는 ‘깜깜이 투표’로 갈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교육정책의 중요도와 교육 예산의 크기에 비해, 교육감 선거는 저조한 참여와 무관심으로 치러지기 일쑤이다. 차제에 교육감 선거에 대한 제도적 개선이 논의되고 추진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으로 청와대 5년, 충남도청 7년, 인천시청과 서울시청에서 2년간의 공직생활을 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지역균형발전과 자치분권을 바라보는 시각차가 있음을 느낀 바 있다. 기획과 예산을 중앙정부에서 주도하고 지방은 집행만 담당해서는 명실상부한 지방화 시대를 열어갈 수 없다. 지방정부에 대한 은근한 불신이 ‘2할 지방자치’의 현실을 고착시키고 있다. 결국, 이를 극복하는 방법은 유능하고 힘 있는 리더십을 가진 지방정부 지도자를 선출하는 것이다. 그를 통해 지방정부를 혁신하고, 중앙정부의 권한을 이양받을 수 있는 신뢰와 역량을 키워내야 한다. 국민의 공론을 모아 균형발전과 자치분권 개헌으로까지 이어가야 한다. 다가올 6·3 지방선거가 이러한 여정의 첫걸음이 되기를 희망한다.
장훈 GR KOREA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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