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8130선 터치에도…환율 '1500원대' 고착
유례없는 '반도체 호황'에…코스피, 사상 첫 8000선 마감
주가·수출 늘어도 고환율 지속…외국인 '팔자'에 상승 압력
환율 1500원대 고착화 우려 ↑…소비 위축 등 경제 악순환
2026-05-26 17:38:44 2026-05-26 18:22:01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역대급 수출 실적을 이끌고 있는 국내 반도체 기업의 기대감에 힘입어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첫 8000피 시대를 열었지만, 원·달러 환율은 1500원대에 고착화하고 있습니다. 통상 수출이 늘고 경상수지가 흑자를 기록하면 원화는 강세를 보여왔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 같은 공식이 깨지며 원화 약세 흐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고환율이 지속되면 물가, 소비, 금융 등 경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는 점입니다. 특히 고환율의 충격은 취약계층에 집중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반도체 업고 날개 단 주가…원홧값은 '뚝뚝'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주간 거래 종가는 미국과 이란 간 종전 기대감에 따른 국제유가 급락 등의 영향으로 전 거래일보다 12.9원 내린 1504.3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환율은 이날 장 초반부터 전 거래일보다 소폭 내린 1515.0원에 출발한 뒤, 1510원 선에서 등락을 거듭하며 장을 마쳤습니다. 앞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22일 주간 거래에서 전날보다 11.1원 오른 1517.2원에 마감하며 4월2일(1519.7원) 이후 한 달 반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바 있습니다. 
 
원·달러 환율은 직전 거래일보단 다소 떨어졌지만, 여전히 1500원대의 높은 수준이라는 게 시장의 평가입니다. 반면 이날 한국거래소에서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84% 오른 8070.91로 출발한 뒤, 2.55% 오른 8047.51에 장을 마쳤습니다. 종가 기준으로 지수가 8000선을 넘은 것은 처음으로, 장중에는 8131.15까지 상승해 장중 최고치도 동시에 경신했습니다. 
 
주가 상승 배경에는 반도체 기업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원동력으로 작용했습니다. 슈퍼사이클을 맞은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올해 1분기 누적 경상수지 흑자도 737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8배나 증가했습니다. 통상 수출이 늘고 주가가 상승하면 원화는 강세를 보이는 것이 전통적인 흐름입니다. 그러나 지난달 원화의 실질 구매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원화의 실질 가치는 떨어졌습니다. 
 
환율 뛰면 물가·금리도 우상향…경제 전반 충격 
 
이 같은 원화 약세 배경엔 달러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 영향이 큽니다. 특히 100조원 상당의 외국인 자금 이탈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는데,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판 뒤 달러로 환전해 빠져나가면서 환율 상승 압력을 키우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벌어들인 달러를 환전하지 않고 그대로 해외에 두려는 기업의 수요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재명 대통령도 이날 국무회의에서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었는데, 외국인이 주식을 매도해 달러로 바꿔 나가는 수요가 꽤 있을 것 같다"고 언급했고,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역시 "외국인 투자자들이 상반기에만 국내 주식을 약 110조원 매도했다"며 "10% 정도 리밸런싱을 하다 보니 환전을 하게 되고, 달러 수요가 증가하면서 환율이 일시적으로 1500원을 넘어선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문제는 고환율이 지속될 때입니다. 원화 약세는 수입물가를 끌어올려 소비자물가에 시차를 두고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고유가와 고환율이 동시에 나타날 경우 에너지 수입 부담이 커지고, 기업 원가와 생활물가 전반에 상승 압력이 번질 수 있습니다.
 
이는 곧 소비 위축과 경제성장률 하락을 비롯해 기업 경영환경 악화, 금융 시스템 불안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은 한국 경제가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수반되는 성공의 비용"이라고 언급한 데 따른 우려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를 기록하는 것은 중동 전쟁에 따른 고유가와 강달러 현상 등이 겹친 결과지만, 고환율 흐름이 고착화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며 "고환율이 이어지면 수입물가, 생활물가 부담은 물론, 통화완화 여력도 줄어들면서 금융시장 전반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2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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