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석영 기자]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한 김용남 민주당 후보가 '차명 대부업체' 의혹을 받는 가운데, 해당 업체는 최근까지 수억원 상당의 신규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등 영업을 계속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동생으로부터 2020년 대부업체 지분을 인수한 이후 “최근 2~3년간 신규 영업을 하지 않았다”는 김 후보 측 해명과 배치되는 대목입니다.
김용남 민주당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후보가 5월29일 경기 평택시 안중읍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뉴시스)
5월31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김 후보의 차명 대부업체 의혹이 제기된 '만사무사대부'는 김 후보가 지분을 인수한 뒤인 2021~2023년 신규 담보권을 취득하고, 2024년엔 채권 추심 업무를 진행한 사실이 등기사항전부증명서를 통해 드러났습니다.
경기도 수원시 금곡동의 한 아파트 등기사항전부증명서를 살펴보면, 만사무사대부는 2023년 8월 A씨를 채무자로 해 채권최고액 3억9000만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했습니다. 등기 접수일은 A씨가 이전 소유자로부터 이 아파트를 사들여 매매 등기를 접수한 날과 같습니다. A씨가 아파트 매수 잔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만사무사대부로부터 돈을 빌린 걸로 보입니다.
이후 A씨가 대출금을 갚지 못하면서 아파트는 경매에 넘어갔고, 낙찰자가 지난해 3월 대금을 완납하자 만사무사대부의 근저당권 등기도 말소됐습니다. 만사무사대부는 금곡동 아파트의 1순위 근저당권자였던 만큼 등기 말소는 채권액을 모두 회수했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만사무사대부는 2024년에도 적극적인 채권 추심에 나선 정황이 포착됩니다. 만사무사대부는 2021년 9월 서울 평창동의 한 아파트 소유자 B씨에게 돈을 빌려주고 채권최고액 1억8000만원의 근저당권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후 B씨는 카드 대금과 세금, 건강보험료 등을 체납하게 됐습니다.
담보 부실화 우려가 커지자 만사무사대부는 2024년 2월 법원에 임의경매를 신청, 강제 추심에 돌입했습니다. 경매 절차가 진행되던 그해 4월 제3의 매수자가 나타나 아파트를 사들였고, 만사무사대부의 근저당권 설정 등기와 임의경매 신청도 당일 말소됐습니다.
이처럼 근저당권 설정 부동산의 등기사항전부증명서를 통해 만사무사대부가 최근까지 영업을 계속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김 후보 해명은 무색해지게 됐습니다. 김 후보는 그간 만사무사대부 운영 의혹과 관련해 “최근 2~3년간 신규 대출이 전혀 없는 등 사실상 운영이 중단된 상태”였다며 “이미 관계 기관에 폐업 신고를 마치는 등 청산 절차를 준비 중”이라고 말해 왔습니다.
하지만 만사무사대부가 지난해 9월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기존 3억원에서 5억원으로 늘린 점, 지난 18일 대부업체 등록증을 갱신해 2029년 5월18일까지 운영할 수 있도록 한 점 등도 계속 운영 가능성을 뒷받침합니다.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하는 김용남 민주당 후보가 5월14일 경기 평택시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자 등록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에 대해 김 후보 캠프 관계자는 "만사무사대부의 계속 운영 의혹은 선거운동 중이라 자세히 확인하기 어렵다"며 "최근 2~3년 사이 신규 대출이 없었고 거의 휴면 상태였다는 게 후보 입장"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김 후보는 전직 보좌진 명의로 대부업체를 운영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이에 김 후보 측은 지난 25일 입장문에서 "의혹이 제기된 업체는 김 후보의 동생이 운영하던 회사(농업법인 일호)의 자회사였다"며 "해당 회사가 금전 문제와 복잡한 법률 소송으로 경영 위기에 처하게 돼 김 후보가 동생을 돕고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2020년경 부득이 지분을 인수했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과정에서 주식 명의를 본인 실명으로 이전했고, 관련 재산 역시 법과 절차에 따라 정상적으로 신고했다"며 "김 후보는 해당 업체로부터 한 차례의 배당·급여·수익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김 후보의 동생이 직접 차명을 언급한 녹취록이 <TV조선> 보도로 공개되자 의혹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습니다. 동생은 지인에게 "자기는 정치할 사람인데 대부업하는 게 어쩌고 저쩌고 그런 소리한다. 내 이름 갖고 다 한다니까, 지금. 차명으로 다 한다니까"라고 말했습니다. 또 "농업법인인가 뭔가 내 명의로 해 가지고 그거를 대부업체한테 투자한 걸로 해 가지고. 남의 명의를 지금 이용해 먹으니까 나는 솔직히 그게 짜증나는 거지. 아무리 동생이라도"라고 했습니다.
경찰은 김 후보의 차명 대부업체 운영 의혹과 관련해 고발장을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강석영 기자 ks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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