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 ‘국참’ 참관)검찰·이화영 '절반의 승리'…'술파티' 유죄, '공소권 남용' 인정
연어·술파티 '배심원단 평결' 4대3 '팽팽'…진실공방 계속될 듯
정자법은 무죄, 직권남용은 공소기각…검찰도 '완승'은 아니야
'공소권 남용' 인정한 공소기각…법원, 검찰 ‘쪼개기 기소’ 제동
2026-06-21 14:25:42 2026-06-21 16:10:10
[수원=뉴스토마토 강석영·강예슬 기자] 역대 최장기로 진행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국민참여재판은 '연어·술 파티가 없었다'라는 법원 판단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배심원단 의견이 단 한 표 차이로 엇갈리면서 진실 공방 불씨는 쉽게 꺼지지 않을 전망입니다. 다만 검찰이 완전한 승기를 쥐었다고, 이 전 부지사가 패했다고 보기도 어렵게 됐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쪼개기 후원에 관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엔 무죄가, 대북 지원 관련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엔 공소기각 판결이 나와서입니다. 특히 재판부는 대북 지원 혐의에 관해선 검찰의 '쪼개기 기소'를 공소권 남용으로 인정한, 사법 사상 새로운 판례도 내놨습니다. 
 
수원지법 형사11부(재판장 송병훈 부장판사)는 지난 20일 새벽 3시30분 이 전 부지사의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고 징역 4개월을 선고했습니다. 반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엔 무죄로, 직권남용 혐의는 공소기각으로 판결했습니다. 

단 '1표 차'로 갈린 연어·술 파티 의혹…불씨는 여전히
 
이번 재판은 이 전 부지사의 요청으로 지난 8일부터 19일까지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됐는데, 가장 치열했던 쟁점은 단연 연어·술 파티 의혹이었습니다. 9시간30분에 걸친 긴 평의 끝에 배심원단 7명 중 4명이 검찰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단 한 표 차이로 ‘이 전 부지사가 2023년 5월17일 수원지검 검사실(1313호)에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등과 함께 박상용 검사로부터 술을 제공받은 사실이 없다'라는 결론이 내려진 겁니다. 
 
재판부는 그간의 기조대로 배심원단 다수의 의견을 수용했습니다. 재판부는 "배심원 의견을 존중한다"며 "관련자들의 진술이 일관되거나 상호 부합하는 반면 이 전 부지사의 진술에 일관성이 없어 신빙성이 없어 보인다"고 했습니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왼쪽)가 지난해 10월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법무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답변을 마치고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다만 법원의 유죄 판결에도 불구하고 해당 의혹의 불씨는 여전히 남을 걸로 보입니다. '검찰의 진술 회유 과정에서 연어·술 파티가 있었다'는 이 전 부지사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객관적인 정황과 증거들이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 전 부지사가 2024년 4월4일 대북 송금 사건 1심 재판에서 진술 세미나와 연어·술 파티 의혹을 최초 폭로한 직후 이를 뒷받침할 만한 정황이 하나둘 드러났습니다. '술은 물론 외부 음식 반입조차 없었다'는 수원지검 해명과 달리 연어회덮밥이 반입됐다는 사실은 교도관 진술 등으로 확인됐습니다. 
 
이후 <오마이뉴스> 보도를 통해선 연어·술 파티 당일로 지목된 5월17일 '소주 병갈이' 정황이 담긴 쌍방울그룹 법인카드 결제 내역까지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아울러 술 반입을 기획한 정황이 담긴 김 전 회장의 접견 녹취록, 이 전 부지사로부터 연어·술 파티 이야기를 들었다는 동료 재소자들의 진술 등 구체적 정황이 잇따랐습니다. 
 
이 전 부지사 측 서민석 변호사와 박상용 검사 간의 통화 녹취록 역시 의혹을 키우는 대목입니다. 해당 녹취록엔 박 검사가 이 전 부지사의 진술을 회유하고 형량을 거래하려 듯한 정황이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9월 법무부 특별점검팀은 이런 내용들을 바탕으로 이 전 부지사의 주장을 사실로 판단했으며, 대검찰청 감찰에서도 소주 반입과 박 검사 측의 관리 소홀이 인정됐습니다. 이 전 부지사에 대한 거짓말탐지기 조사에서 '진실' 반응이 나온 점도 검찰엔 뼈아픈 대목입니다.
 
이처럼 검찰의 공소사실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객관적 정황과 조사 결과들이 존재함에도,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이 모든 상황이 그저 '우연'이라고 일축했습니다. 사실관계에 대한 의문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고 배심원 평결 역시 4 대 3으로 팽팽했던 만큼, 향후 항소심에서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사상 첫 '공소권 남용' 인정…재판부, '방어권 침해' 지적
 
연어·술 파티 의혹에 관해 이 전 부지사의 위증이 유죄로 인정됐다고 해서 이번 판결을 검찰의 완벽한 승리로 볼 순 없습니다. 대북 지원 사건에서 검찰의 '공소권 남용'이 인정됐기 때문입니다. 이는 이 전 부지사 측이 거둔 판정승에 해당합니다.
 
검찰은 이 전 부지사가 2019년 북한의 환심을 사기 위해 위법하게 묘목과 밀가루를 지원했다며 직권남용죄 등을 적용했습니다. 이에 대해 배심원단은 만장일치로 무죄 평결했습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직권으로 공소기각으로 판결했습니다. 검찰의 기소 방식 자체에 중대한 위법이 있다고 지적한 겁니다. 
 
재판부가 문제를 삼은 건 검찰의 '쪼개기 기소'였습니다. 검찰은 앞서 대북 지원 실무자였던 신명섭 전 경기도 평화협력국장을 먼저 기소하면서, 이 전 부지사를 공범으로 적시했습니다. 신 전 국장은 1심 재판에서 묘목 지원 혐의는 무죄, 밀가루 지원 혐의는 유죄를 받았는데, 이 과정에서 이 전 부지사의 공범 관계도 인정됐습니다. 이에 검찰은 신 전 국장에 대한 1심 선고가 나온 뒤 이 전 부지사를 재판에 넘겼습니다. 
 
검찰은 이번 재판에서도 "구속된 신 전 국장에게 공범 관계를 물었으나 진술을 거부했다. 구속기간 만료가 임박해 신 전 국장을 먼저 기소했다”며 “신 전 국장 공소장에 이 전 부지사와 공모했다고 썼으나, 당시엔 특정할 단서가 풍부하지 않아 재판 증언을 참조해 이 전 부지사를 기소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판단은 달랐습니다. 재판부는 "검사가 증거 없이 (신 전 국장) 공소장에 (이 전 부지사와) 공모관계가 있다고 기재했다"면서 "자신의 형사사건에서 방어권을 행사하고 법적 판단을 받아야지, 타인의 재판으로 유죄 판단을 받게 하는 건 검찰의 공소권 남용에 해당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법원에 따르면, 이런 법리에 근거해 검찰의 공소권 남용이 법원에서 인정되고 공소기각 판결이 나온 건 사법 사상 이번이 처음입니다. 
 
아울러 검찰은 이 전 부지사가 2018년 7회 지방선거와 2021년 20대 민주당 대선 경선에 출마한 이재명 대통령을 돕기 위해 김성태 전 회장에게 쪼개기 후원을 하도록 사주한 혐의로도 기소했지만, 배심원단은 만장일치로 무죄 평결했습니다. 재판부도 이를 참고해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이 배제될 정도로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수원= 강석영 기자 ksy@etomato.com
수원= 강예슬 기자 yea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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