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석 기자] 임종성 전 민주당 의원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 업체 대표가 직원들의 임금까지 체불한 걸로 확인됐습니다. 임금을 받지 못해 퇴사한 직원들 중엔 20대 사회 초년생도 다수 포함된 걸로 알려졌습니다. 피해자들은 당국에 진정을 접수했지만, 체불 임금을 단기간에 돌려받기는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지난해 4월과 5월 A업체가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다며 직원들에게 공지한 문자메시지. (사진=독자 제공)
간부급 직원 연체서 전체 직원으로…'수억대 체불' 정황
29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2019년부터 2021년 2월까지 임종성 전 의원의 지역구(경기 광주을) 선거사무실 인테리어와 집기류 비용을 대납하는 등 총 1억210만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업체 대표 B씨는 2025년 4월부터는 직원들의 임금까지 제때 지급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A업체는 현재 서울과 용인, 광주 등 수도권에서 7개의 스포츠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복수 관계자들에 따르면, 처음에 이 업체는 지점장과 부서장 등 일부 간부급 직원들 임금만 밀렸다고 합니다. 하지만 올해 1월부터는 체불이 전체 직원으로 확대됐습니다. 서울의 한 지점에서만 지점장과 직원 등 8명의 임금 약 1억원이 체불된 걸로 파악됐습니다. 다른 지점들도 상황은 비슷해 전체 체불 규모는 수억 원대에 이를 전망입니다.
A업체가 운영하는 스포츠센터엔 강사와 관리 직원뿐 아니라 카페 아르바이트생 등 다양한 인력이 근무하고 있는데, 이들 역시 임금을 받지 못한 상태입니다. 상당수 직원들은 경제적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퇴사한 걸로 전해졌습니다.
직원 80여명 중 절반 넘게 퇴사…20대 초년생들 직격탄
퇴사자 가운데에는 1년 이상 근무해 퇴직금을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회사는 이마저도 주지 않았습니다. 전직 직원 C씨는 "2년이 넘게 일하고 지난 3월 퇴사했지만 현재까지도 밀린 임금과 퇴직금 2000만원을 받지 못했다. 회사는 '5월 까지는 밀린 임금과 퇴직금을 주겠다'고 했지만 결국 6월이 돼서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집단 퇴사로 인해 A업체 전체 직원 수는 기존 80여명에서 30여명으로 크게 줄었다"고 했습니다.
특히 임금을 받지 못한 직원들 중엔 20대 사회 초년생도 포함돼 피해가 더 심각합니다. C씨는 "저는 배우자의 수익으로 당장 경제적 어려움을 겪지 않고 있지만, 함께 일했던 20대 어린 직원들은 큰 타격을 입었다"며 "새 직장으로 옮기기 찾기 전까지 생활고에 시달리다 보니 돈을 빌리러 다니는 사람도 많다"고 했습니다.
A업체에서 운영 중인 한 스포츠센터. (사진=인터넷 누리집 갈무리)
재판 '소송비' 대느라?…'공공시설 임대료'까지 체납 중
결국 퇴사자들은 지난 3월 고용노동부에 A업체를 상대로 임금 체불 진정을 제기했습니다. 하지만 단기간에 해결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높습니다. A업체가 임 전 의원에 대한 금품 제공 의혹 등 여러 사건에 연루돼 재판을 받는 중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A업체는 임 전 의원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항소심을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 2024년 4월 공공기관에 납품하는 인조잔디 원가를 부풀리는 방식으로 약 1665억원의 부당 이익을 챙긴 혐의로도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이어서 변호사비 등 소송비를 납부하느라 정작 직원들에게 밀린 임금과 퇴직금 등을 주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실제로
A업체는 공공시설 임대료도 제때 납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경기도 광주시의 한 스포츠시설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1개 분기 임대료에 해당하는 7000만원을 내지 못한 실정입니다. 앞서 본지는 지난 22일자 <
(단독)임종성 '금품수수 의혹' 업체…경기도서 스포츠시설 위탁받고선 '임대료 연체'> 기사를 통해 임 전 의원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 업체 대표가, 경기도로부터 위탁받아 운영 중인 스포츠시설의 임대료도 수억 원 미납한 걸로 확인됐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에서 노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신하나 변호사는 "국내에서 임금체불 사건은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으며, 임금체불 진정으로도 해결되지 않아 재판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사업주는 형사처벌을 받을 수도 있는데, 반의사불벌죄가 적용되는 만큼 처벌을 피하기 위해 합의를 요구하며 시간을 끌 수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뉴스토마토>는 지난 19일부터 A업체에 연락을 시도하고 29일에도 사무실을 방문해 입장과 반론을 요청했으나 현재까지 "확인해 보겠다"라는 말 외에 다른 답신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박진석 기자 ptba12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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