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산업의 심장, 전력이 국가 경쟁력입니다
대한민국은 지금 거대한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인공지능(AI) 혁명, 글로벌 데이터센터 유치, 그리고 세계 최대의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은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닙니다. 대한민국이 미래를 향해 도약하느냐, 아니면 도태되느냐를 결정짓는 생존의 과제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AI 반도체 산업은 그 자체로 거대한 '전력 블랙홀'과 같습니다. 탄소중립 시대를 맞아 포스코가 추진하는 수소환원제철 역시 막대한 양의 무탄소 전력을 요구합니다.
저렴하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야말로 우리 첨단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휘두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 이러한 시점에 우리가 마주한 현실은 참혹합니다. '에너지 혈맥'을 스스로 끊어버린 과거의 오판이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사 규명은 사법의 영역, 재가동은 국익의 영역!
월성 원전 1호기를 둘러싼 논란은 우리 사회에 깊은 상흔을 남겼습니다. 경제성 조작 의혹을 비롯한 민·형사상 책임 규명은 반드시 완수되어야 할 과제입니다. 잘못된 의사결정으로 국가적 손실을 초래한 이들에 대한 엄중한 문책과 원인 규명은 사법 시스템 속에서 흔들림 없이 계속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사법적 단죄와 국가 에너지 정책의 향방은 엄격히 분리되어야 합니다.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는다는 명분이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를 희생시키는 결과로 이어져서는 안 됩니다. "과거가 미래의 발목을 잡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격언처럼, 월성 1호기 폐쇄 결정의 시시비비는 법정에서 가리되, 그 자체가 가진 국가 경제적 효용은 다시금 냉정하게 평가받아야 합니다.
세계는 지금 ‘원전 르네상스’로 선회하고 있습니다
눈을 돌려 세계의 흐름을 보십시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낀 유럽 국가들은 앞다투어 원전으로 회귀하고 있습니다. 후쿠시마의 비극을 겪었고, 이란 전쟁으로 인한 경제적 타격을 체감한 일본조차 안전성이 검토된 부유식 소형모듈원자로(SMR) 도입에 긍정적으로 돌아서고 있습니다.
글로벌 에너지 패러다임은 이미 '무탄소 원전'을 향해 급선회하고 있습니다. 세계가 SMR과 차세대 원전에 사활을 거는 이 시점에, 이미 가동 준비가 되어 있는 소중한 자산을 사법 리스크라는 이유로 방치하는 것은 국가적 낭비를 넘어 직무 유기에 가깝습니다.
'재가동 특별법'을 통해서라도 국가의 미래를 밝혀야...
정부에 촉구합니다. 지금 당장 '월성 1호기 재가동 TF'를 구성해야 합니다. 만약 기존의 법령과 복잡한 절차가 재가동의 걸림돌이 된다면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미래 첨단산업 전력공급 특별법'이라도 제정해야 합니다.
포스코의 수소환원제철이 탄소중립을 앞당기고, 우리 반도체가 전 세계 AI 시장을 호령하기 위해서는 월성 1호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저렴하고 막대한 전력이 절실합니다. 정치적 계산과 과거의 앙금은 뒤로 미뤄야 합니다. 오로지 국민 경제와 대한민국의 100년 대계만을 바라보는 결단이 필요합니다.
월성 1호기의 불을 다시 밝히는 것은 단순한 기계의 재작동이 아닙니다. 그것은 멈춰버린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 엔진을 다시 돌리는 신호탄이자, 우리 후대에게 번영의 토대를 물려주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입니다. 시간이 없습니다. 이제는 미래를 향한 스위치를 올려야 할 때입니다.
정재호 뉴스토마토 고문·K-정책금융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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