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금융 감독권, '전담청 신설' 대 '금감원 강화'
2026-07-03 15:18:24 2026-07-03 15:18:24
[뉴스토마토 신수정 기자] 농협과 수협, 신협,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을 둘러싼 감독체계 개편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분산된 감독체계를 일원화해야 한다는 해묵은 과제가 매번 언급되지만, 감독체계 개편 방향을 놓고서는 조합 전담 감독기구를 새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과 기존 금융권 감독체계를 강화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의견이 맞서고 있습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상호금융권에서는 감독권 이원화로 중앙회장과 조합장(이사장) 등 주요 경영진을 견제하지 못해 발생하는 내부통제 문제가 수년간 지적돼 왔습니다. 
 
현재 농협은 농림축산식품부, 수협은 해양수산부, 새마을금고는 행정안전부, 신협은 금융위원회가 각각 소관하고 있습니다. 조합원 견제 기능이 사실상 작동하지 못하는 지배구조와 내부통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국회에선 농업협동조합법 개정안에 이어 신용협동조합법 개정안까지 잇달아 발의됐습니다.
 
상호금융 감독권 이원화로 금융당국의 사전 예방적 점검에 한계가 있단 아쉬움에서 출발했습니다. 또한 감독권 분산으로 금융사고가 발생한 이후에야 대응이 이뤄지는 사후관리 중심의 구조를 고착시킨다는 비판이 컸던 만큼 일부 개선책이 담겼습니다. 
 
그럼에도 같은 상호금융기관이지만 설립 근거법과 감독기관이 서로 달라 통일된 감독체계가 작동하기 어려운 데다 지역 단위로 분산된 금고나 조합 특성상 부실이 누적되더라도 조기 대응이 어렵고, 중앙회 차원의 통합 리스크 관리 체계 또한 작동하기 힘든 상황은 여전합니다. 
 
'금융협동조합청' 신설 제언
 
상호금융권 안팎에서는 분산된 감독체계를 일원화하기 위한 해법으로 '금융협동조합청(가칭)' 신설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협동조합청 필요성을 가장 적극적으로 주장해 온 인물은 김윤식 전 신협중앙회장입니다.
 
김 전 회장은 한국협동조합학회 활동은 물론 퇴임 이후에도 관련 토론회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협동조합청은 반드시 만들어져야 한다"며 "농협·수협·신협·새마을금고를 아우르는 컨트롤타워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해왔습니다. 그는 부처별로 나뉜 감독체계로는 상호금융의 경쟁력 강화와 체계적인 육성이 어렵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밝혀왔습니다.
 
최근에는 김인 새마을금고중앙회장도 같은 취지의 문제의식을 드러냈습니다. 김 회장은 지난 3월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인구 소멸 지역에서 협동조합의 역할을 고려할 때, 장기적으로는 정부에서 '협동조합청' 신설을 통한 체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학계에서도 같은 방향의 제언이 이어졌습니다. 송재일 명지대 법학과 교수는 2024년 12월 한국협동조합학회 발표 논문에서 미국 연방신협감독청(NCUA)을 모델로 한 '금융협동조합청' 설립을 제안했습니다.
 
송 교수는 현재 신협은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농협은 농림축산식품부, 수협은 해양수산부, 새마을금고는 행정안전부가 각각 감독하는 분산 구조를 문제로 지적했습니다. 특히 신협은 금융당국의 직접 감독을 받는 반면 농협·수협·산림조합은 건전성 규제만, 새마을금고는 행안부 중심의 별도 감독체계를 적용받는 등 동일한 상호금융기관임에도 감독 강도와 규제가 제각각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금융소비자보호법의 동일 기능과 동일 규제 원칙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며 정책과 감독 기능을 전담하는 컨트롤타워를 구축해 규제 차익과 감독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나아가 미국 NCUA처럼 감독 뿐만 아니라 예금자 보호와 경영 컨설팅, 공동 리스크 관리 기능까지 통합하면 지역 조합의 건전성을 높이고 부실 징후를 조기에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해외 주요 협동조합 금융 선진국들이 전문 감독기구와 협동조합 네트워크를 결합해 운영하는 점도 우리나라가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입니다. 
 
"전문성 검증된 금감원 감독권 강화가 현실적"
 
반면 최근 신용협동조합법 개정안을 발의한 신장식 의원실과 노동계는 새로운 감독기구를 신설하기보다 기존 금융당국의 상호금융 감독권을 확대하는 방안이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별도의 협동조합청을 설치할 경우 조직 비대화와 이른바 '낙하산' 인사 논란만 키울 수 있는 만큼, 이미 검사·감독 전문성을 갖춘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상시 검사 및 제재 권한을 부여하는 편이 제도 도입 속도와 실효성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판단입니다.
 
신장식 의원실 관계자는 "협동감독청은 필요 없다는 입장"이라며 "별도로 청을 둔다는 것은 정부 기관을 하나 더 두겠다는 얘긴데, 금융감독 체계 내에서도 검사와 감독 권한을 가지고 있음에도 제대로 하지 못하니까 별도의 청을 만들자는 것은 사실 조직이 비대해지는 것에 불과하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새로운 기구를 만들어 상호금융업권의 금융감독 업무를 통일하자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실현 가능성에는 의문이 있다"며 "금융사고에 대한 감독은 실질적으로 금감원이 맡고 있고 검사 전문성 역시 금감원이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감독기구 일원화에는 동의하지만 신협이 이미 금감원의 통제를 받고 있는 만큼, 전체 상호금융업권의 감독 권한도 금감원으로 일원화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실제 금융권에서도 책무구조도와 내부통제 제도 운영 경험, 금융사 검사 인력과 제재 체계를 이미 갖춘 금감원이 상호금융까지 포괄하는 방식이 제도 안착에 유리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습니다. 별도 조직을 신설할 경우 관련 법 개정과 예산 확보, 조직 구성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반복되는 금융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기존 감독체계를 활용하는 것이 효용성이 크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새마을금고중앙회, 신협중앙회, 수협중앙회, 농협중앙회 사옥. (사진=각 사, 챗GPT 합성)
 
신수정 기자 newcrysta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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