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특수’ 올라타는 철강업계, 제품도 공장도 ‘새판’
건축·배관 등 176만t 철강 수요 기대
포스코·현대제철, 특화강 패키지 공략
유휴부지 AI 데이터센터 임대업 진출
2026-07-06 12:56:57 2026-07-06 14:53:37
[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글로벌 공급 과잉과 내수 침체에 흔들리는 철강업계가 ‘AI 데이터센터’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삼아 생존 전략을 다시 짜고 있습니다. 정부의 AI·반도체 메가프로젝트를 발판으로 고부가 강재 공급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 유휴 공장을 데이터센터로 전환하는 사업 다각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출하장. (사진=포스코)
 
6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기업이 추진하는 AI 데이터센터·반도체 메가프로젝트로 약 176만t 규모의 신규 철강 수요가 창출될 전망입니다.
 
미국 철강사 뉴코어 추산에 따르면 AI 데이터센터 1GW를 구축하는 데 약 4만6700t의 철강재가 필요합니다. 이를 정부의 18.4GW AI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에 적용하면 2030년까지 기초 철근과 구조체용 형강·후판, 냉각·전력선 구축용 배관 등 약 86만t의 철강재 수요가 새롭게 발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반도체 투자 역시 철강업계의 대형 수요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박성봉 하나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가 총 800조원을 투자해 호남권 등에 건설하는 신규 반도체 생산시설(FAB) 4기에서는 후판과 H형강 등 약 90만t 내외의 구조용 철강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유체 이송용 배관과 건축물 외장에 필요한 판재 등 비구조용 철강 수요까지 감안하면 반도체 FAB 신설에 따른 철강 수요 유발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주요 철강사들은 신규 수요를 선점하기 위해 전담 조직을 꾸리고 맞춤형 제품 공급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포스코(005490)는 미래수요개발실을 신설해 데이터센터용 냉각수 탱크와 반도체 공장용 특화강 등을 공동 개발하고, 2030년까지 국내 AI 전환 산업 판매량을 100만t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현대제철(004020)은 차세대 전력 인프라 핵심 산업 판매 확대 태스크포스팀을 꾸려 내외장재와 구조재, 에너지저장장치 연계 패키지 공급을 추진 중입니다. 4분기부터는 글로벌 고객사를 대상으로 한 제품 제안도 확대할 방침입니다. 동국제강(460860) 역시 서버와 전력 장비 하중을 견디는 맞춤형 대형 용접형강 ‘디-메가빔’ 생산 체계를 안정화하고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철강사들은 제품 공급을 넘어 유휴 공장을 활용한 데이터센터 개발 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제철소와 제강 공장은 대규모 전력 공급을 전제로 설계된 만큼,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는 AI 데이터센터의 최적 입지로 평가받습니다.
 
KG스틸(016380)은 인천공장 유휴부지에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방안을 중장기 과제로 삼았습니다. 현대제철은 인천공장의 90t급 전기로와 소형 철근 압연설비를 폐쇄한 부지를 데이터센터로 활용하는 방안을 노동조합과 논의하고 있습니다. 동국제강그룹은 AI 인프라 기업 엘리스그룹과 손잡고 인천과 충남 당진 등 기존 철강 사업장 부지에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클라우드 기술을 접목하는 데이터센터 임대 사업을 다각도로 검토 중입니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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