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회생법원이 운영자금을 확보하지 못한 홈플러스의 회생절차를 폐지한 지난 3일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수정 기자] 서울회생법원이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하면서 점포 개발사업에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방식으로 참여한 건설사들의 우발채무 리스크가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들의 홈플러스 점포 개발 관련 PF 현장은 전국 20곳으로, 지난 3일 기준 선순위 대출 1조5108억원과 후순위 PF 보증 8719억원이 물려 있습니다. 후순위 보증 대부분은 롯데건설(11개 현장)과 DL이앤씨(4개 현장)가 나눠 가지고 있는 구조입니다.
이 가운데 GS건설은 안산점 본PF 전환, SK에코플랜트는 해운대점 채무 인수와 대위변제를 통해 리스크 대부분을 해소했습니다. 반면 순차입금이 2조원이 넘는 롯데건설의 경우 5000억원대 우발 채무가 단기간에 현실화할 경우 자금 압박 가능성이 큰 상황입니다.
롯데건설, 이자까지 6000억원 단기 압박…"대응 준비 완료"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롯데건설입니다. 롯데건설은 홈플러스 점포 개발 관련 3개 펀드 후순위 대출에 지난달 기준 5738억원 규모의 보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미 문을 닫은 김해·가좌·센텀시티·동수원 4개 점포에 대한 연 이자 235억원도 대신 지급해 왔는데, 남은 점포까지 폐점할 경우 이자 부담은 연 최대 500억원까지 늘어날 전망입니다. 단편적으로 계산해도 보증액 5738억원에 현재 지급 중인 연 이자 235억원까지 더하면 단기 부담만 6000억원에 달합니다.
대출기관이 만기 전 조기상환을 요구할 경우 타임라인은 더 급박해집니다. 현시점 기준 롯데건설은 보증액 중 1111억원을 30일 이내에 즉시 상환해야 하고, 나머지 4443억원은 펀드 만기인 내년 3월까지 갚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1분기 연결 기준 전체 PF 우발채무(3조3909억원)는 같은 시점 자기자본(3조5249억원)의 96.2%에 육박합니다. 이자보상배율도 영업이익 504억원 대비 이자비용(437억원)으로 1.15배에 불과한 상황이라, 홈플러스발 추가 상환 부담이 더해질 경우 재무 완충력이 약해질 수 있습니다.
다만 롯데건설 측은 현금성자산 8615억원과 금융기관 여신한도 5230억원 등을 보유해 유동성 대응이 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내년 샬롯펀드 만기 도래 시 담보로 제공한 정기 예금(3191억원)도 대위변제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며 "특히 아직 공시 전이지만 6월말 기준 본 PF 전환을 통한 대출 잔액(약 2조4000억원 추정)은 자본금 대비 70% 이하로 떨어질 예정이라 홈플러스 리스크는 상당히 제한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홈플러스 동대문점과 부천상동점 본 PF전환 이후 개발 수익이 확보돼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현재 홈플러스 입지 가치가 높기 때문에 개발사업으로 전환했을 때 수익성이 보장된다"며 "홈플러스 폐점에 따른 PF 상환 시나리오별 대응 준비를 마쳤고, 자금 소요 역시 기존 유동성 운용 범위 내 관리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DL이앤씨, 후순위 자기자본 대비 2.7%…"충격 제한적"
DL이앤씨는 선제적 대응으로 리스크를 최대한 줄인 모양새입니다. DL이앤씨는 별도 법인을 통해 울산남구·의정부·인천인하·대전문화·전주완산 5개 점포 부지를 보유하고 있는데, 관련 대출 5353억원 중 후순위 보증은 1425억원 수준으로 자기자본(5조3478억원) 대비 2.7%에 그칩니다.
전체 PF 우발채무도 1조9900억원으로 자기자본의 37.2% 수준이며,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 1574억원에 이자비용 117억원으로 13.5배를 기록해 비교적 재무 여력이 충분한 것으로 보입니다.
대응 전략도 구체적으로 세웠습니다. DL이앤씨는 폐점한 울산남구점 부지를 1470억원에 매각해 선순위 대출 1300억원을 상환하고, 대전문화·전주완산점 부지는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사업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시장의 평가도 긍정적입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DL이앤씨는 현금성자산만 2조2000억원에 자본총계가 5조3000억원에 달한다"며 "일부 점포 자금보충 부담이 현실화 해도 자체 현금 여력으로 충분히 흡수할 수 있어 재무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제한적"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양사 모두 선순위 PF 차입금 1조5000억원 가운데 약 9000억원이 올해 하반기에 만기가 도래하고 나머지도 내년 상반기에 집중돼 있어 차환 리스크에서 완전히 자유롭긴 힘듭니다. 한국신용평가는 "전면 폐점으로 임대료 유입이 중단될 경우 선순위 차입금 기한이익상실이 후순위까지 연쇄적으로 파급될 수 있다는 점은 리스크"라며 "개발이익 부분에선 점포 입지 여건과 부동산 가치 상승 등을 감안할 때 회수 가능성이 있으나, 현실화까지 상당 기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수정 기자 lsj598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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