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원(왼쪽부터), 김한규, 박상혁,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형사소송법 TF 소속 의원들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제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진하·동지훈 기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민주당 주도로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 처리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이 국회 원구성 협상에 반발하며 법사위 일정을 보이콧하는 가운데, 민주당은 야당의 반대에도 관련 법안에 대한 강행 처리에 나선 상황입니다. 다만 민주당 일각에선 검찰의 보완수사 여지를 일부 남겨둬야 한다며, 보완수사권의 일부 존치를 담은 별도 법안 발의를 예고했습니다. 검찰개혁을 둘러싸고 민주당 내 이견과 갈등이 표면화되는 모습입니다.
홍기원 민주당 의원이 기존 발의된 형사소송법 개정안대로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면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며, 관련 입법을 예고했다. (사진=뉴시스)
홍기원 "특정 사건에 일부 존치"…이르면 14일 발의
홍기원 민주당 의원은 12일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기존 발의된 형사소송법 개정안대로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면 부작용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특정 사건에 한해 보완수사권을 일부 존치하는 법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당 안에서도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며 "13일 공동 발의할 의원을 모은 뒤 14일 오전에 발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담은 법안은 여당 내 형사소송법 개정안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마련됐습니다. 개정안에는 검사의 직접수사권과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대신 보완수사요구권과 재수사요구권, 시정조치권을 부여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 밖에 개정안은 공정한 수사가 어렵다고 판단되는 경우 공소청장이 다른 수사관에서를 지정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TF는 지난 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하루 뒤인 10일 법안심사 1소위원회를 열고 개정안 심사에 착수했습니다. 국민의힘이 후반기 원구성에 반발해 의사일정을 보이콧하는 사이 법사위를 가져간 민주당이 개정안 강행 처리 수순에 들어갔습니다.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는 공소청 인력 배치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공소청은 오는 10월2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함께 출범합니다. 민주당은 출범 일정을 맞추기 위해 기존 발의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빠르게 통과시켜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TF 원안대로 검찰의 보완수사권이 전면 폐지될 경우 공소청은 수사 대신 공소를 담당할 인력 중심으로 배치된다는 게 홍 의원 설명입니다.
이와 관련해 홍 의원은 "법사위에서 형사소송법 개정안 처리를 서두르는 건 10월2일 공소청과 중수청 발족을 맞추기 위해 여러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완전 폐지하면 공소청에 수사할 사람을 남길 필요가 없고, 보완수사권을 일부 남긴다면 수사 인력을 남겨야 해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는) 공소청 출범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변호사 출신인 이소영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보완수사권 폐지 법안에 대해 "형사사법을 실체 진실에 가깝게 접근하도록 하는 '공판중심주의' 정신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강한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여기에 법제처장을 지낸 이석연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장도 "검사의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는 헌법에 위배된다"고 밝히면서, 향후 당내는 물론 당정 간 조율 과정에서도 적잖은 진통이 예상됩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10일 장윤기의 현직 경찰 간부 아버지와 수사팀의 유착 의혹과 관련해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 항의 방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장윤기 사건이 경고"…'폐지 반대' 보수진영 총공세
보수 진영은 길 가던 여고생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이른바 '장윤기 사건'을 언급하며, 보완수사권 존치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에서는 지도부가 직접 경찰청을 항의 방문하며, 보완수사권 존치를 적극 피력하고 있습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도 '사법 시스템 파괴'라며 한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검찰 폐지로 이미 사법 시스템이 망가졌고, 지금은 뜨겁게 논의되는 보완수사권 폐지 여부는 망가진 시스템을 되살릴 수 없는 지엽적 문제"라며 "민주당 정권이 만든 세상에서는 장윤기 사건처럼 암장되고 은폐되는 범죄가 속출할 것이고, 서민들은 떼인 돈을 못 받을 것이고,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일상화할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국민의힘도 연일 '장윤기 사건'을 언급하며 보완수사권 존치 필요성을 집중 부각하고 있습니다. 특히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9일 광주경찰청을 찾은 데 이어 10일에는 장윤기의 부친인 현직 경찰 간부가 근무하는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을 찾아 항의 방문했습니다. 장 대표는 여당이 추진하는 보완수사권 강행을 지적하며,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는 모습입니다.
장 대표는 전날 "보완수사권은 단순히 경찰의 수사를 보완하는 차원이 아니다. 경찰에 대한 마지막 견제 장치"라며 "보완수사권이 없었다면 장윤기 사건은 단순 살인사건으로 끝났을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검찰 해체는 '괴물 경찰'만 탄생시킬 것이며, 반드시 실패로 끝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최은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보완수사권을 없애는 것은 검찰의 권한을 줄이는 문제가 아니다. 피해자를 한 번 더 보호할 기회를 없애는 것"이라며 "민주당은 '검찰개혁'이라는 구호만 외칠 것이 아니라, 그 제도로 인해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했을 때 그 책임까지 감당할 준비가 돼 있는지 국민 앞에 답해야 한다. 국민의 인권보다 중요한 검찰개혁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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