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대수술' 예고…보유세 높이고 거래세 완화
23일 대통령 주재 '대국민 토론회'…큰 그림 속 '세부 조율'
2026-07-12 16:51:28 2026-07-12 17:06:01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정부가 오는 23일 이재명 대통령 주관 '대국민 부동산 토론회'를 열고 부동산 정책에 대한 '대수술'에 들어갑니다. 보유세와 거래세 개편을 예고한 정부가 직접 국민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건데요. 보유세를 높이고 거래세를 완화하는 큰 틀 안에서 세부 조율이 이뤄질 전망입니다. 
 
12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밀집 지역의 모습. (사진=뉴시스)
 
"국민 의견 폭넓게"…7말 8초 '세제 개편'
 
12일 청와대와 관계 부처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오는 23일 서울에서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를 주관합니다. 부동산 대책 마련 과정에서 다양한 국민 의견 수렴을 위한 것인데요.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용범 정책실장 등 청와대 인사들과 경제부총리부터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 장관과 전문가, 일반 국민이 모두 참석합니다. 
 
정부는 이에 앞서 세 차례의 사전 토론회도 진행합니다. 각 관계부처가 주택 공급과 금융, 세제에 대해 국민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1차적으로 수렴하는 건데요. 14일에는 국토부가 주택 공급을, 15일에는 금융위가 금융을, 16일에는 재정경제부가 세제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게 됩니다. 
 
이와 관련해 지난 10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브리핑에서 "토론회에서는 그동안 제시된 다양한 의견을 함께 논의하고 정책 방향을 모색할 계획"이라며 "온라인 의견 수렴 창구 등을 통해 토론회에 참석하지 못하는 국민들의 의견도 폭넓게 들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공급 계획은 차질 없이 추진하고 있으며, 최근 동탄·기흥·구리 등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등과 같이 일부 지역의 과열 우려에 대해서는 필요한 시장 안정 조치를 병행하고 있다"며 "보유세와 거래세 등 세제 전반에 대해서도 연구용역과 해외 사례 등을 토대로 합리적인 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토론회 취지와 관련해서는 "부동산 정책이 정부의 판단만으로 완성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시장 여건은 계속 변하고 있고, 국민이 체감하는 어려움도 다양하다"며 "정부가 미처 살피지 못한 현장의 목소리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부가 검토해 온 기본적인 부동산 정책의 큰 그림은 가지고 있지만, 구체적 정책 수립 과정에 국민과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정부는 이르면 7월 말에서 늦어도 8월 초까지는 세제 개편안에 대해 밝힐 예정인데요. 보유세를 높이고 주택 거래세를 완화하는 방식이 유력합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지난 2일 '2026 한국경제보고서'에서 부동산 세제를 거래세 중심에서 보유세 중심으로 점진적으로 전환해 주거 이동성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장특공제 축소하고 종부세 세분화
 
이 대통령은 앞으로 있을 4번의 토론회 쟁점에 대해 직접 밝혔습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0일 X(엑스·옛 트위터)에서 6가지 쟁점을 열거했습니다. 쟁점은 △적정 보유세 △실거주용 1주택과 비거주용·다주택 차등 여부 △초고가 실거주 주택 별도 처리 여부 △추가 부담 초고가 주택 기준선 △보유세와 거래세의 관계 △보유세수의 용도 등입니다. 
 
우선 보유세의 경우 한국의 실효세율이 0.15%인데, OECD는 0.33% 수준입니다. 미국이나 일본 등의 도시와 비교해도 대한민국의 보유세가 낮다는 것이 정부의 현재 인식입니다. 여기에 우리나라 거래세 부담이 큰 편에 속한다는 지적이 있는데요. 이 같은 구조가 시장 과열을 더욱 가속화하는 원인으로 꼽히면서 보유세 인상과 거래세 완화가 주요 해법으로 꼽힙니다. 
 
또 비거주 주택이나 초고가 아파트 등의 보유세 부담은 강화가 예상됩니다. 특히 '똘똘한 한 채' 방지를 위해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는 줄이는 방향으로 예고되고 있습니다. 
 
실거주 1주택과 다주택·비거주 1주택 간 차등의 '폭'을 어떻게 정하느냐도 관건입니다. 또 초고가 실거주 주택을 별도로 취급할지, 취급한다면 기준선이 어느 정도가 적정한지도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좁힐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더불어 종합부동산세 과세표준 구간을 세분화해서 초고가 구간에 누진 과세를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는데요.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 방안도 쟁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보유세수의 용도도 이 대통령이 꺼내 든 쟁점인데요. 구체화된 방안은 알려지지 않지만 현행 세수에서 지방자치단체와의 배분 문제가 쟁점이 될 전망입니다.
 
"답정너 토론회" 비판도
 
다만 이번 토론회를 놓고 '답정너(답이 정해진) 토론회'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부가 전문가 및 국민들의 의견을 듣는다고 하지만, 이미 정책의 방향은 정해진 것이 아니냐는 겁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주담대(주택담보대출) 한도를 느닷없이 절반으로 줄였다. 전월세가 사라져 울며 겨자 먹기로 집을 사려 했더니 그마저 막아버린 것"이라며 "집을 뺏긴 국민들이 광장으로 쏟아져 나올 것이다. 정책 기조 전환 없이 토론회가 무슨 소용인가"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역대급 폭등을 '상승 압력 선방'이라고 우기니 제대로 된 대책이 나올 리 없다"며 "토론회로 면피하고 부동산 세금 올릴 작정인가. 국민 선동해서 규제를 더 늘리고 대출을 더 누를 속셈인가"라고 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대국민 토론회'에 대해 "반갑게 생각한다"고 반겼습니다. 다만 오 시장은 "이번 대토론회가 또다시 '누구에게 세금을 더 부담시킬 것인가'에 논의가 집중되는 자리가 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도 든다"고 경계했습니다. 이어 "무엇보다 국민이 피부로 겪고 있는 현장의 어려움을 가장 먼저, 가장 비중 있게 다루는 자리가 돼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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