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2분기 잠정 실적에서 역대 최대 수준의 성과를 낸 가운데 디바이스솔루션(DS·반도체) 부문과 디바이스경험(DX·완제품) 부문의 희비가 엇갈렸습니다. 영업이익 대부분을 DS부문이 견인한 것으로 분석되는 반면, DX부문은 실적 악화가 우려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DX부문 노조가 수천 명 단위의 집회까지 예고하면서, 올해 상반기부터 이어진 ‘성과급 갈등’도 해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실적 부진과 노사 갈등이라는 ‘이중 암초’에 직면하면서, DX부문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양상입니다.
삼성전자의 성과급 합의에 반발한 DX부문 직원들이 지난달 18일 검은 옷과 마스크를 쓴 채 출근하는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DX부문 노조인 삼성전자노조 동행(동행노조)은 오는 16일 오후 경기 수원시 수원사업장 정문에서 조합원 집회를 개최한다고 밝혔습니다. 노조 측은 약 3000명의 노조원 참석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전날(12일) 기준 2400명 이상이 참석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DS부문과 DX부문 간 보상 격차가 최대 100배까지 벌어지는 등 ‘성과급 갈등’이 장기화한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앞서 동행노조는 지난 5월 말 사 측과 DS부문 중심의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의 합의 이후부터 사 측에 처우 개선을 요구해 왔습니다. 그러나 사 측은 지난달 말 DX부문 직원 1인당 22.65주의 자사주를 지급한다고 밝혔습니다. 삼성전자 1주는 약 30만원 전후로, 당초 회사와 초기업노조가 합의한 600만원 수준의 보상만 지급되는 셈입니다.
노조는 단순히 보상 액수의 격차를 넘어, 사 측이 DS부문과 DX부문 간 차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나서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노조 관계자는 “이번 집회에서 성과급에 대한 논의가 나오겠지만 포커스는 그게 아니라 ‘차별’ 이야기”라며 “사 측에 ‘같은 회사 이름을 걸고 일하는 직원들인데, 이렇게 차별되는 게 맞냐’는 문제를 제기하며 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문제는 DX부문의 실적이 악화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2분기 삼성전자가 밝힌 잠정 실적 영업이익은 89조4000억원이지만, 시장에서는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이 DS부문에서 창출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DX부문에서 영업손실이 발생했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대신증권은 DS부문이 89조6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반면, DX부문이 1조1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을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결국 경영진이 조속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김상봉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DX부문 성과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DS부문처럼 보상을 지급하면 오히려 적자가 날 수 있다”며 “그렇다고 (성과급 차등) 문제가 방치돼 비화하면 DS와 DX를 넘어 하청, 나아가 해외 사업장도 영향이 미칠 수 있다. 딜레마에 빠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DS와 DX 간 분리 이야기까지 나올 우려도 있다. 더 큰 딜레마에 빠지기 전에 경영진이 해결책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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