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태용 기자] 여야의 수도권 당심을 가늠할 인천시·경기도당위원장 경선이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이번 선거는 단순한 지역 조직 책임자를 뽑는 자리를 넘어, 중앙당 당권 투쟁의 대리전이자 전초전 성격을 띠고 있어 정가의 이목이 쏠립니다. 민주당은 내달 17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주도권 싸움이 한창이며, 당권파와 비당권파 간 갈등이 깊어진 국민의힘 역시 계파 대결의 전면전으로 치닫는 모양새입니다.
인천서 민주는 '송영길계' 분열 중…국민의힘은 '반한 대 친윤'
인천 지역의 민주당 차기 시당위원장 자리는 경선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현역 재선인 허종식(동·미추홀을)·정일영(연수을) 의원과 올해 2월 '돈봉투 의혹' 무죄를 확정받은 이성만 전 의원이 모두 출사표를 던져 3자 구도가 형성됐습니다. 3선 맹성규(남동갑) 의원은 불출마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세 후보 모두 '범송영길계'라는 점입니다. 허 의원과 이 전 의원은 송영길계의 원조 격이며, 정 의원 역시 송 의원의 민주당 대표 시절 인재 영입을 통해 정치권에 입문했습니다.
최근 국회의원 재선거를 통해 6선 고지에 오른 송영길(연수갑) 의원이 지난 8일 당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한 만큼, 인천시당 경선은 사실상 송영길계 내부의 분화와 당권 경쟁 흐름이 맞물린 복잡한 셈법의 무대가 됐습니다. 민주당 인천시당은 다음달 8일 전당대회 당원대회를 열고 임기 2년의 시당위원장을 선출합니다.
윗줄 왼쪽부터 시계 방향. 이성만 민주당 전 의원. 정일영·허종식 민주당 의원, 신재경 인천시 전 글로벌도시정무부시장. 심재돈 국민의힘 인천 동·미추홀갑 당협위원장. (사진=뉴시스)
반면 임기 1년인 국민의힘 인천시당위원장 자리는 당내 권력 지형을 둘러싼 원외 인사들의 계파 맞대결 구도입니다. 현재 하마평에 오르는 인물은 심재돈 동·미추홀갑 당협위원장과 신재경 전 인천시 글로벌도시정무부시장입니다.
심 위원장은 당내 '반한'(반한동훈) 전선의 선봉에 서 있습니다. 검사 출신인 그는 검찰에서 윤석열씨, 한동훈 의원과 함께 일했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로는 한 의원과 다른 길을 걷고 있습니다. 올해 1월 당 윤리위원회가 한 의원 제명 결정을 내렸을 당시엔 이를 옹호하는 보도자료를 낼 만큼 대립각이 선명합니다.
신 전 부시장은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을 지낸 대표적 '친윤(친윤석열)' 인사로 분류됩니다. 다만 국회 보좌관과 당직자 출신인 만큼 윤석열씨 탄핵 이후엔 한쪽으로 치우친 행보를 보이지 않으면서 비교적 색채가 옅다는 평가도 받습니다.
현재 국민의힘은 당내 갈등을 우려해 경선보다는 합의 추대 형식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경기서 민주는 '4파전'…국민의힘, '김은혜 추대'로 갈등 봉합
경기도 역시 열기가 뜨겁습니다. 민주당 경기도당위원장 경선엔 민병덕(안양 동안갑)·박상혁(김포을)·서영석(부천갑)·홍기원(평택갑) 의원의 이름이 거론되면서 4파전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민주당 경기도당 선거는 2024년에도 3명의 현역 의원이 치열한 경선을 치른 바 있습니다. 경기도당 경선 투표는 전당대회 하루 전날인 내달 16일에 진행됩니다.
다만 경기도당 선거는 중앙당 전당대회를 목전에 둔 시점이라 자칫 경선 과열이 불필요한 당내 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큽니다. 이에 일각에선 '합의 추대론'도 흘러나옵니다. 이번에 선출되는 경기도당위원장 역시 임기가 2년으로, 23대 총선까지 도당을 지휘합니다.
당초 '쇄신파'와 '당권파'의 정면 충돌이 예고됐던 국민의힘 경기도당은 대통령실 홍보수석을 지낸 김은혜(분당을) 의원의 추대 가능성에 무게가 실립니다. 앞서 출마를 선언했던 당권파 조광한 최고위원이 불출마로 선회했기 때문입니다. 국민의힘으로선 수도권발 계파 갈등의 소용돌이를 피하게 됐습니다.
시·도당위원장 선거 결과 따라서 지역 정가 권력 지형도 '요동'
여야가 이처럼 수도권 시·도당위원장 선거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차기 전당대회에서 대의원과 당원들의 표심을 결집하고 세력을 확장하는 데 시·도당위원장의 영향력이 절대적이기 때문입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수도권 시·도당위원장은 단순한 지역 조직 관리자를 넘어 당내 계파 경쟁의 최전선을 담당하는 핵심 보직"이라며 "민주당의 8월 전당대회 구도나 국민의힘의 '한동훈 복당' 이슈를 둘러싸고 대리전 형태로 치러지는 이번 경선 결과에 따라 여야 모두 당권 구도에 큰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최태용 기자 rooster8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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