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지난해 노사 합의로 10년간 성과급 제도를 유지하기로 한 SK하이닉스가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았습니다. 사 측이 성과급 일부를 주식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제안하면서 노사 간에 이견이 벌어진 것입니다. ‘N% 성과급’ 논란의 시발점인 SK하이닉스에서 다시 교섭이 시작되면서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성과급으로 인한 노사 갈등을 지적하는 등 정치권의 관심도 커진 만큼, 이번 SK하이닉스 노사 협상이 산업계 전반으로 번진 성과급 갈등의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SK하이닉스 이천 본사. (사진=뉴시스)
22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전날(21일) 오전 충북 진천 상공회의소 회관에서 전임직(생산직) 노조와 집중 실무 교섭을 진행한 데 이어, 같은 날 오후에는 사무직 노조와도 교섭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달 들어 진행된 임금·단체협약(임단협) 교섭에서 사 측이 성과급 일부를 자사주로 지급하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노사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집중 실무 교섭에 나선 것입니다.
앞서 SK하이닉스 노사는 지난해 교섭에서 영업이익의 10%를 재원으로 하되 ‘기본급의 최대 1000%’였던 초과이익분배금(PS) 상한을 폐지하고, 이를 10년간 유지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또 PS 산정 금액의 80%는 해당 연도에, 나머지 20%는 2년에 걸쳐 분할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시장에서 추산하는 SK하이닉스 연간 영업이익은 270조원 상당으로, 이에 따르면 직원에게 지급할 PS는 총 2~3조원, 임직원 수(약 3만5000명)로 단순 계산하면 1인당 평균 7억~8억원 상당을 받는 셈입니다.
SK하이닉스의 성과급 지급 방식 변경 논의에는 사회적 여론과 대규모 현금 유출 부담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은 최근 ‘N% 성과급’ 논란과 관련해 “도미노처럼 중소기업들에게도 어려움이 생긴다. 상의하고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정치권 역시 해당 이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전날 이재명 대통령 역시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영업이익의 몇 퍼센트를 배분하는 게 쟁의 대상이 되냐. 이건 주주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며 “온 사업장이 이걸 갖고 논쟁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을 중심으로 불거진 성과급 논란이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하는 상황을 우려한 발언으로 풀이됩니다.
전문가들은 성과급 분배 방식을 둘러싼 노사 간 견해 차이가 큰 만큼, 우선 기준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홍기용 인천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근로자들은 현금 지급을 선호하는 반면, 기업은 투자에 필요한 캐시(현금)를 유지할 수 있는 주식 지급이 긍정적이라 이견이 있다. 노사 협상이 어렵고 쟁의까지 이어질 수 있는 구조”라며 “이런 상황에서 정치권에서도 언급이 이어지면서 불안정성만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성과급 기준을 정하고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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