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올해 2분기 우리 경제가 0.6% 성장하면서 시장의 예상(0.2%)을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1분기 '깜짝 성장'에 따른 기저효과와 중동 전쟁 여파가 본격화하는 악재 속에서도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강한 성장세를 이어간 것입니다. 또 반도체 수출 가격 상승 덕에 실질 구매력 지표도 38년여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올해 연간 3%대 성장률이 가시화한 가운데, 한국은행의 추가 긴축 여력도 커졌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중동 충격을 상쇄한 반도체…2분기도 '깜짝 성장'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26년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2분기 실질 GDP는 전 분기 대비 0.6% 증가했습니다. 지난 5월 한은이 예상한 0.2%보다 세 배를 웃도는 수준입니다. 특히 지난 1분기 1.8% 깜짝 성장을 달성해 2분기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기저효과에 따라 더 낮아질 것이라는 예상도 뛰어넘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3.7% 성장했습니다.
분기 성장률은 지난해 3분기 1.4%에서 4분기 -0.1%로 떨어졌다가 올해 1분기 1.8%로 급반등한 뒤, 반도체 호조에 두 분기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습니다. 당초 시장에서는 2분기 중동 전쟁 영향이 본격화하며 국제유가 충격 등으로 성장률이 다소 둔화했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시장의 예상을 뒤집고 2분기에도 반도체 수출이 중동발 악재를 상쇄하며 강한 성장세를 이어갔습니다.
이동원 한은 경제통계2국장은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설명회에서 "지난 1분기 높은 성장에 따른 기저효과, 중동 전쟁 본격화 등에 대한 우려가 있었음에도 2분기 강한 성장세가 이어졌다"고 평가하며 "최근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반도체 호황이 지속됐다는 점, 중동 전쟁 부정적 영향이 크지 않았던 점 등이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습니다.
반도체·내수 '쌍끌이'…정부 정책 효과에 소비 '훨훨'
2분기 성장률을 부문별로 보면 건설투자를 제외하고 모든 부문에서 고루 성장했습니다. 실제 민간소비는 가전제품 등 재화와 음식·숙박 등 서비스가 모두 늘면서 전기 대비 0.4% 증가했고, 정부소비도 건강보험급여비 지출을 중심으로 0.2% 늘었습니다. 민간소비 증가는 추가경정예산과 석유 최고가격제 등 정부 정책 효과 등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제조용기계 등 기계류가 늘면서 0.2% 증가했고, 지식재산생산물투자도 연구개발과 소프트웨어 등을 중심으로 3.3% 늘었습니다. 지식재산생산물투자의 경우 2012년 1분기(5.4%) 이후 57분기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습니다. 반면 건설투자는 토목건설이 줄면서 0.2% 감소했는데, 지난해 4분기(-2.6%) 이후 두 분기 만에 가장 낮았습니다.
수출은 반도체와 기계 및 장비 등을 중심으로 1.4% 증가했고, 수입도 자동차와 기계 및 장비 등이 늘며 0.8% 증가했습니다. 특히 반도체 등 수출물가 상승에 따른 교역조건 개선으로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전기 대비 3.6%, 전년 동기 대비 15.6% 각각 급증했습니다. 이는 경제성장률을 큰 폭으로 웃도는 수준으로, 생산 규모보다 우리 경제의 실질 소득이 더 큰 폭으로 높아졌다는 의미입니다.
하반기 마이너스 성장해도 연간 3% 가능…8월 금리 인상설 '솔솔'
앞서 지난 1분기가 순수출이 성장을 사실상 주도했다면, 2분기에는 순수출과 내수의 성장 기여도가 각각 0.3%포인트로 같아지면서 수출과 내수가 성장을 견인했다는 점이 눈길을 끕니다. 이현영 한은 지출국민소득팀장은 "삼성전자의 상품권 환급 행사 영향으로 가전 소비만 3조 원가량 이뤄졌고, 주가 상승에 따른 소비심리 개선으로 의류와 가방 등을 중심으로 소비도 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2분기 예상 밖의 강한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정부가 제시한 연간 3% 성장 목표 달성 가능성도 한층 커졌습니다. 이 국장은 "하반기 3·4분기 전기 대비 성장률이 평균적으로 마이너스(-) 0.1%만 나오더라도, 올해 연간 성장률은 3%를 기록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재정경제부도 "2분기 실적 호조로 연간 3% 성장 달성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실질 GDI의 큰 폭 증가가 기업의 투자 여력과 가계 구매력 확충으로 이어져 향후 내수 회복을 뒷받침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드러냈습니다.
우리 경제가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한은의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도 한층 커졌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시장에서는 오는 10월 추가 인상 전망을 내다보는 시각이 여전하지만, 8월 인상 가능성을 점치는 전망도 커졌습니다. 김진욱 한국씨티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견조한 GDP, GDI 수치를 바탕으로 8월27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0.25%포인트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한다"고 내다봤습니다.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6년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 설명회가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이현영 한은 지출국민소득팀장, 이동원 경제통계2국장, 서정석 국민소득총괄팀장, 김건 국민소득총괄팀 과장.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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