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르노는 인간이 살아가면서 겪는 사랑, 탐험, 가족, 일, 놀이, 지혜 등 6가지 삶의 순간을 디자인의 영감으로 삼는 독창적인 철학을 갖고 있습니다. 공식 명칭은 ‘인생 주기(Life Cycle)’ 디자인 전략으로, 2009년 르노 디자인 총괄로 부임한 로렌스 반 덴 아커가 이듬해인 2010년 정립했습니다. 모델마다 이 같은 삶의 단계에 맞춘 고유의 감성을 디자인 언어로 녹여내는 것이 르노만의 특징입니다. 이 같은 철학은 엠블럼에서부터 조형 디테일까지, 브랜드를 상징하는 요소 전반에 일관되게 반영되고 있습니다.
르노코리아의 옛 ‘태풍의 눈’ 엠블럼(왼쪽)과 새로운 ‘로장주’ 엠블럼.(사진=제미나이)
특히 눈에 띄는 변화는 엠블럼입니다. 과거 태풍의 눈을 형상화한 엠블럼 대신 전통적인 다이아몬드 로고 ‘로장주’를 채택하면서, 이를 현대적이고 미니멀한 평면 형태로 재해석해 미래지향적인 느낌을 완성했습니다. 국내에서도 2024년 4월 삼성자동차 시절부터 사용해온 태풍의 눈 엠블럼을 벗고 로장주로 전환하며 브랜드 정체성을 새롭게 정립한 바 있습니다.
디자인 디테일에서도 르노 특유의 감성이 드러납니다. C자형 주간주행등(DRL)과 입체적인 형상의 리어램프 기술을 통해 정교하고 세련된 프렌치 감성을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이 C자형 라이트 시그니처는 클리오, 캡처(국내명 아르카나) 등 르노의 주력 모델 전반에 패밀리룩으로 적용돼 왔습니다.
르노 코리아 필랑트 외관. (사진=르노코리아)
프랑스 디자인, 한국 생산으로 완성
디자인 진화의 중심에는 질 비달 르노 브랜드 디자인 총괄 부사장이 있습니다. 푸조 출신의 디자이너로 잘 알려진 그는 르노의 디자인 총괄을 맡은 이후 브랜드의 디자인 언어를 한층 미래지향적이고 친환경적인 방향으로 이끌어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이런 프랑스발 디자인 철학이 한국 생산 역량과 결합된 대표 사례가 지난 1월 공개된 플래그십 크로스오버 ‘필랑트’입니다. 필랑트는 르노코리아 중앙연구소와 프랑스 르노 본사 디자인센터의 협업으로 개발됐으며, 부산 공장에서 생산됩니다.
전면부의 일루미네이티드 시그니처 로장주 로고와 그릴 라이팅, 쿠페형 후면 디자인 등에 브랜드 고유의 조형 언어가 고스란히 반영됐습니다. 이러한 디자인 철학은 특정 모델에 국한되지 않고, 소형차부터 플래그십까지 전 라인업에 걸쳐 일관되게 적용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플래그십인 필랑트에서는 로장주 로고를 발광형으로 재해석한 ‘일루미네이티드 시그니처 로장주’와 그릴 라이팅을 적용해 한층 상위 모델다운 위상을 더했습니다. 세그먼트별로 표현 방식은 조금씩 다르지만, 다이아몬드 형상의 로장주와 C자형 조형 언어라는 공통된 디자인 DNA를 유지하는 점이 르노 디자인 전략의 핵심으로 꼽힙니다.
그랑 콜레오스 에스프리 알핀 누아르(사진=르노코리아)
지속 가능성 역시 르노 디자인 철학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실내에서 가죽 소재를 과감히 배제하고, 친환경 재활용 직물 패브릭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책임감 있는 에코 디자인’을 새로운 시각적 언어로 정립해나가고 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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