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매물 씨 말랐다…전세 나오면 바로 계약"
수억원 뛰는 전셋값…고가 월세만 남아 주거비 부담 가중
2026-07-29 15:17:52 2026-07-29 17:03:39
 
[뉴스토마토 홍연·이수정 기자]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사상 처음 7억원을 넘어선 가운데 강북권 일대 부동산 현장에서는 "매물이 없어서 거래를 못 한다"는 중개업소의 하소연이 이어졌습니다. 계약갱신요구권, 전월세상한제 등 여파로 매물이 잠겼던 2021년 전세난이 5년 만에 다시 재현되는 모습입니다.
 
29일 찾은 성북구 정릉동 길음뉴타운 인근 A공인중개소에는 전세 매물이 단 한 건도 없었습니다. 온라인에 올라왔던 매물을 보고 찾아온 손님들에게도 "이미 계약됐다"는 답이 돌아갔습니다. 이 중개소 대표는 "전세는 하나도 없고 월세는 은행 이자를 내는 것과 비슷하니 차라리 매매를 선택하는 사람이 많다"며 "그러다 보니 집값도 한 달마다 몇천만 원씩 우습게 오른다"고 말했다. 실제 이 일대에서는 전세를 찾기 어려웠고, 30평대 매매 매물만 8억원 안팎에 한두 건 남아 있었습니다.
 
인근 B공인중개소도 분위기는 같았습니다. 관계자는 "최근에는 전세가격이 1억원씩이 아니라 못해도 2억원씩 뛰는 상황"이라며 "구축 30평형 매매도 한 달 새 6억원 후반대에서 7억원 중반대로 올랐다"고 했습니다.
 
29일 성북구 정릉동 길음뉴타운에서 바라본 아파트 모습. (사진=이수정 기자)
 
신축 단지가 몰린 성북구 보문동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습니다. 보문역 인근 아파트 가운데 전세 매물은 단 한 건뿐이었습니다. C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보문리슈빌하우트 전용 59㎡ 전세가 원래 6억원대였는데 수요가 몰리면서 한때 7억원 후반까지 뛰었다가 최근 소폭 조정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오는 9월 입주 예정인 보문센트럴아이파크 30평대는 월세가 350만원 수준에 형성돼 있었습니다. 이 관계자는 "정부가 대출을 막아놓으니 전세든 월세든 시장에 나오면 바로 계약된다"며 "몇 달 전만 해도 남아 있던 월세 매물도 이제는 비싼 것만 남았다"고 말했습니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 7억원 돌파…"전세난 해소 어려워" 
 
강북구 미아동도 전세 품귀 현상이 뚜렷했습니다. 3840가구 규모의 북한산SK시티아파트에서 나온 전세 매물은 6건뿐이고, 30평대는 단 한 건만 남아 있었습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33평 매물이 처음에는 6억3000만원에 나왔다가 하루 만에 4000만원을 올렸다"며 "최근에는 상태 좋은 물건이 7억원에 거래됐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기존 세입자들은 대부분 계약을 갱신해 눌러앉았고 다주택자 매물이 줄면서 시장에 나오는 전세 자체가 사라졌다"며 "전세가 없으니 돈을 보태 매매로 돌아서는 사람이 많고, 전세는 나오기만 하면 바로 거래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중랑구 묵동·신내동 일대도 상황은 비슷했습니다.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신내5·7·8단지는 전세 매물 자체가 없고, 원묵학군 수요가 있는 단지들도 큰 평수 한두 개 정도만 남아 있다"며 "20평대든 30평대든 나오기만 하면 바로 계약된다"고 말했습니다.
 
현장의 분위기는 통계로도 확인됩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 13일 조사 기준 7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7억458만원으로 2011년 6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 7억원을 넘어섰습니다. 강남 11개구 평균은 8억1104만원, 강북 14개구도 5억8685만원까지 오르며 지역을 가리지 않고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성북·강북·중랑 등 중저가 지역의 상승폭이 커지면서 실수요자들의 주거 부담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습니다.
 
서울 시내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매물 정보가 게시돼 있다. (사진=뉴시스)
 
풍선효과는 비아파트 시장으로도 번지고 있습니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강북구 빌라 전세가율은 79.2%로 한 분기 만에 18.8%포인트 급등하며 80%에 육박했습니다. 구로·금천구도 70%를 웃돌았고 오피스텔 임차료 역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아파트 전세난이 빌라와 오피스텔 시장까지 확산하는 모습입니다.
 
신규 계약과 갱신 계약 간 격차도 커지고 있습니다. 직방 빅데이터랩 분석 결과 서울 전용 84㎡ 기준 신규 계약과 재계약 보증금 차이는 올해 1월 4375만원에서 6월 8000만원으로 두 배 가까이 벌어졌습니다. 오른 시세가 신규 계약에 집중 반영되면서 목돈 마련이 어려운 세입자들은 반전세나 월세로 밀려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전셋값이 공적 금융지원의 기준선마저 넘어서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HUG와 HF의 수도권 전세보증 기준인 7억원을 웃돌기 시작했고, 실제 이달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의 약 40%가 보증금 7억원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따라 공적 보증을 이용하기 어려운 거래가 늘면서 실수요자의 부담도 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정부는 비아파트 공급 확대와 전세 비용 부담 완화를 중심으로 한 단기 대책을 조만간 발표할 계획입니다. 그러나 현장의 시선은 여전히 냉담합니다.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은 "8월 이후에도 입주 물량이 많지 않아 당분간은 전세 매물 부족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시장에 물건이 쌓이지 않는 한 전세난도 쉽게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수정 기자 lsj598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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